인공지능 부상과 노동의 종말에 대해 다루는 책.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하는 것들에 큰 공감은 가지 않았으나 인공지능의 개발 역사(?)를 이해하기에 되게 좋아 의외의 소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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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첨단 기술과 인공지능, 정보화에 따라 앞으로는 인간만이 할 수 있었던 업무 영역이 어느 때보다 깊이, 그리고 서서히 대체될 전망이다. 저자의 10년 동안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 이 책은 과학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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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천 년 동안 도시뿐 아니라 농장과 들판에서 경제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동물을 내연기관이라는 신기술이 겨우 몇십 년 만에 변방으로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읽었다. 

 

- 자동화가 세계 여러 지역의 농업과 제조업에 이미 어떤 파장을 미쳤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이다. 

 

- 불평등과 기술적 실업이라는 두 문제는 관련성이 아주 깊다. 

 

- 오늘날에도 우리는 기술을 마뜩잖게 여기는 사람들을 '러다이트'라 부른다. 

 

- 기술 변화는 일의 양뿐 아니라 일의 본질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 숙련 편향 효과가 워낙 컸으므로 임금 하락 효과를 압도했고, 일거리를 찾는 고등교육 인력이 더 늘어났는데도 이들을 찾는 수요가 워낙 커서 임금이 계속 올랐다. 

 

- '숙련 프리미엄'이라 부르는 이 현상을 측정하는 흔한 방법은 대졸자 임금과 고졸자 임금을 비교하는 것이다. 

 

- '인공지능 착오'란 인간과 같은 수준으로 업무를 수행할 줄 아는 기계를 개발할 유일한 길은 인간이 그 업무를 수행하는 법을 그대로 베끼는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이다. 

 

- 한국에서는 이와 비슷한 일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 교육 열기가 뜨겁기로 유명한 나라로, 청년층의 70퍼센트가 대학 졸업자다. 하지만 실업자 절반이 대학 졸업자이기도 하다.(안 좋은 예시로 나왔구요,,코리아,,ㅠㅠ)

 

- 우리는 삶의 대부분을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완벽하게 가다듬는 데 보낸다. 그래서 삶의 속도를 늦추고 방향을 바꾸기가 거대한 유조선처럼 어렵다. 

 

- '정체성 정치'가 크게 떠오르고 있다. 사람들의 정치 성향이 날로 인종, 신념, 사는 장소에 따라 결정된다. 

무려 지난해 5월에 읽었던 책 기록을 이제야 남긴다. 친구들과 ebook 독서모임의 첫 스타트를 끊어준 책. 첫 책을 읽자마자 이 모임은 동면기에 접어들었는데 올해 다시 재개해 나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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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잘데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

전방위 인문학자 도정일의 산문집 『쓰잘데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 『별들 사이에 길을 놓다』가 함께 출간되었다. 문학동네 '도정일 문학선'의 시작을 알리는 이번 산문집 두 권은 저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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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일 작가가 여러 신문에 쓴 칼럼을 묶은 책이다. 황현산 선생님의 <밤이 선생이다>와 유사한 형태. 각 칼럼에 담긴 통찰은 좋았는데 아무래도 해당 칼럼이 쓰인 시기가 지금과는 시간적 거리가 있다보니 2020년을 살아가고 있는 독자에게 엄청 특별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아마 칼럼이 쓰인 시기에 바로 읽었다면 더 좋았을 터. 

 

- 인간의 세계는 수량과 수리의 측면만으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집단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인간이라는 존재의 절반은 계산의 천재를 요구하고 절반은 바보 산치를 요구한다. 

 

- 인간의 성장이 유전정보만으로 결정되는 것이라면 성장은 드라마가 아니라 이미 결정돼 있는 것의 운명적 전개에 불과하다. 

 

- 도서관의 이 지리적 주변화는 우리 사회의 수준을 대변한다. 

 

- 지금은 아무도 바보가 되지 않으려는 시대, 바보의 노선에 대한 적극적 경멸의 시대이다. 

 

- 수용자들에게 땀 흘리게 하기보다는 쉬게 하고 긴장을 풀게 하고 삶의 난제들을 잠시 잊을 수 있도록 도피성 망각의 기회를 주는 것은 대중문화의 거대한 사회적 효용이다. 

 

- 좋은 예술작품이란 쉽게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기보다는 수용자에게 거의 언제나 최대의 에너지 투자를 요구하는 작품이다. 

 

- 작가의 서재는 단순 책방이 아니다. 그것은 그가 무슨 책을 읽으며 밑줄을 긋고 여백에 무슨 말을 써넣었는지, 누구와 교류하고 책과 편지를 나누고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았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비밀스러운 정신의 지형도, 한 시대의 문화사, 작가의 자서전, 당대 사람들의 전기다. 

 

- 스스로 경험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인간의 이해 능력은 극히 빈약하다. 

 

- 빵과 의미는 삶을 지탱하는 두 기둥이다. 빵이 삶의 바깥쪽을 버텨낸다면 의미는 삶의 안쪽을 지키고 지탱한다. 

 

- 나는 내 행복에 책임을 지고 있다. 내 영혼의 안녕과 건강을 보살필 책임은 무엇보다도 나에게 있다. 

 

- 시장, 개발, 산업의 논리들이 사회 유지와 발전에 필요한 다른 모든 논리들과 근본 가치들을 전면적으로 압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인문학 교육이다. 

1. 

2021년 구정 연휴 첫날의 꿈에 예상치 못한 인물이 등장했다. 가수 박재정님이 꿈에 나온 것...!!!!!

요새 덕질 딥하게 하고 있는 bts도 아니고 왜 박재정님이 나온 것이지 했는데 며칠 전 출근길 버스에서 본 인스타 포스팅이 뇌리에 오래 박혀있었던 것 같다. 오래 몸담은 소속사 미스틱과의 계약이 끝나고 잠시 가수 생활을 쉬어 간다고 적은 포스팅이었는데 1) 왜 재계약을 하지 않았나 2) 왜 가수생활을 쉬는가,,, 하는 의문이 머릿속을 가득 찼었다. 

종신옹 덕후로서도 공감대가 있어서 예능 나와서 종신옹 찐 덕후의 면모를 가감없이 보여줄 때마다 내적 친밀감이 마구 생겼던 가수였는데. 물론 가수로서도 종신옹 계열(?)의 발라더 계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에 신곡 낼 때마다 좋아했거늘

 

2. 

https://www.youtube.com/watch?v=Vo83heoKl2o

두번 보세요 세번 보세요!!

 

그 유명한 서재페 사랑한만큼 공연. 정말 아무것도 깔리지 않고 박재정 목소리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데 수많은 댓글이 증명하듯 정말 좋은 발라더가 나왔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반응이 좋았던 걸 알았는지 음원으로도 내줬음. 

 

3. 

이거 말고도 띵곡은 참 많은데, 규현과 부른 '두남자'부터 악역, 여권 등등 최근에도 리슨 프로젝트로 '사랑, 그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까지 좋았다. 종신옹과의 스타일이 잘 맞았다고 생각했는데(박재정의 최근 노래에 종신옹의 지분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쉽다. 

 

그저 하나의 발라더 팬으로 생각해보면 코로나가 길어진 만큼 페스티벌 등 공연을 통해 대중을 접했던 가수들이 너무 힘든 시기라는 점이 영향을 준 게 아닐까 한다. 예능에 자주 출연하는 것도 아니고, 온라인 콘서트를 열 만큼의 자본을 투자받을 수 있을 정도가 아니라면(아마 대부분의 가수가 받기가 어렵겠지) 공연을 할 수 없는 시기란 동굴로 파고 들 수 밖에 없게 만들 거 같기도 하다.... 

 

4. 

모든 가수들 힘내라,,,정말. 코로나만 종식되면 더 활발히 공연 보러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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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플

엉망인 이곳에서 우리는 후회 없이 나아갈 수 있을까50명의 이야기 속에 담긴 대한민국의 절망과 희망숨어 있는 ‘한사람’까지 맞잡아주는 정세랑의 섬세하고 다정한 손길2016년 1월~5월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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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읽고 반해 정세랑 작가의 그 유명한 <피프티 피플>도 사서 읽었다. 그렇잖아도 보건교사 안은영 드라마 보면서 이 소설도 궁금해졌는데. <피프티 피플>도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안은영도 곧 사보지 않을까..??

 

<피프티 피플>은 <시선으로부터>와 비슷한 결의 책이다. 이 작가는 순식간에 마치 옆에 살아 있는 듯한 캐릭터를 만드는 데 탁월한 소질이 있다. 모든 캐릭터의 이야기에 빠져들어가면서 봤다. 

 

- 희망과 절망의 아주 잦은 교차가 개의 수명을 갉아먹지 않았을까, 승조는 죽어가는 개를 내려다보며 생각한다. 

 

- 하여간 그놈의 편견들 때문에 이 일이 오히려 가족이 없는 자신이 하기에 최고의 직업이 아닌가 승조는 자주 생각했다. 가족만큼 자신의 편견을 선 넘어 들이미는 이들도 없다. 

 

- 거짓말 너머를 알고 싶지 않다. 이면의 이경 따위. 표면과 표면만 있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싶다. 

 

- 취업률과 대학평가 때문이라는 건 표면적인 이유고, 실상은 대학이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들만 골라 생산해내기를 사회 전체가 원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순종적이지 않은 너희를 원하지 않는다고 대놓고 외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부조리를 목격하면 나팔을 불어대는 나팔수들을 치워버리고 싶은 거라고. 

 

- 글을 잘 써서 기억나는 얼굴도 있고, 글은 잘 못 쓰지만 뭐가 돼도 되겠다 싶어 기억나는 얼굴도 있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가치 없게 취급되는 사회란 걸 알면서도 이 전공을 확고하게 선택했고, 그 선택의 자유를 자기보다 뒤에 오는 이들에게도 확부해주려고 찬 바닥에 앉아 있었다. 

 

- 운이 따르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삶의 불공평함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 서른은 사실 기꺼이 맞았다. 도무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20대가 너무 힘들어서 서른은 좋았따. 마흔은, 마흔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삶이 지나치게 고정되었다는 느낌, 좋은 수가 나오지 않게 조작된 주사위를 매일 던지고 있다는 느낌 같은 게 있다. 

 

- 연모의 손이 계속 굳은살 없이 부드러웠으면 했다. 사과나 깎으면서, 엉망인 세계를 살아가지 않았으면 했다. 아이인 채로 계속 있게 해줄 수는 없는 것인가. 바람에 춤추는 풍선을 손목에 감고 유원지를 걷듯이 살아가게 해줄 수는 없는 것인가. 

 

- 사회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사람에 대한 기준을 각자 세우게 되잖아요? 제 기준은 단순해요. 좋은 사람이냐 나쁜 사람이냐, 정신줄을 잘 붙잡느냐 확 놓아버리느냐. 상대방을 고려않고 감정을 폭주시키는 걸 너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요. 선하면서 스스로를 다잡는 사람, 드물고 귀해요. 

 

- 하품이 옮는 것처럼 강인함도 옮는다. 지지 않는 마음, 꺾이지 않는 마음, 그런 태도가 해바라기의 튼튼한 줄기처럼 옮겨 심겼다. 

 

- 가장 경멸하는 것도 사람, 가장 사랑하는 것도 사람. 그 괴리 안에서 평생 살아갈 것이다. 

 

- 가끔 너무 난도질당한 마음은 상태를 살피기도 난처해서 감각에만, 오로지 단순한 감각에만 의존해야 할 때가 있다. 

 

- 근사한 랜드마크가 아무리 는다 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본주의의 천박함을 추함을 그대로 형상화한 공간에서 지낸다면 그 병폐는 다른 영역에서까지 뻗어나갈 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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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산

아무튼 시리즈 스물아홉 번째는 산이다. 멈춘 적 없는 일상에서 벗어나려 떠난 지리산 등산, 그렇게 시작된 주말 산행, 퇴사를 불사한 히말라야 트레킹, 산을 더 가까이, 진지하게 대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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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요가>에 이어 두번째 읽은 <아무튼~> 시리즈. 표지 그림부터 주제와 너무 잘 어울렸지비. 내용은 생각한 그 이상으로 더 많이 와 닿았다. 무언가를 저 정도로 사랑할 수 있다는 마음도 부러웠다. 

 

- 스물일곱, 서른은 아직 아니었지만 청춘의 달뜬 호기로부터는 한 걸음 멀어진 시간에 나는 또 다짐했다. 행복하자고. 어제의 내가 아닌 지금의 나의 마음을 알았으니, 더는 모른 척하지 말자고. 하루라도 일찍 내가 정말 원하던 것을 하면서 살아가자고. 

 

-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에서 태어나 자라온 내가 배운 건 충분함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들어왔던 '그거면 됐어' 라는 말은 최고가 되라고 강요하는 이 세상에서 나에게 더없는 위로가 됐다. 

 

- 애쓰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삶의 어느 부분과, 일상의 어느 시간과, 인생의 어느 구간을 내려놓지 않고서는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이 산에서는 쉬지 않고 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내 마음이 끌리는 일 들은 그런 일들이었다. 그건 세상 속에서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 이야기들이기도 했다. 

 

- '할 수 있다'는 전제가 '할 수 없다'는 결말로 이어질 때마다 말할 수 없는 허탈감을 느꼈다. 높이 오르면 오를수록 산은 나를 낮췄다. 

 

- 정상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아스라한 야경은 내가 돌아갈 삶을 다시 한번 긍정하게 한다. 

 

- '문제는 고도(altitude)가 아니라 태도(atitude)'라고 말한 앨버트 머메리. 그의 이름에서 유래하는 머메리즘이란 등정주의를 가리키는 알피니즘이 아니라 보다 어렵고 다양한 루트로 오르는 것을 중시하는 등로주의를 뜻한다. 

 

-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산행은 'From Home To Home(집에서 집으로)'이라는 말이 있다. 살아 있는 동안 늘 산과 함께할 수 있는 삶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삶이 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영광스러운 삶이 아닐까. 

 

- 산을 처음 오르기 시작했을 때부터 바라던 것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나를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 외부의 욕망이 아닌 내면의 본성을 따르며, 내 안의 순수를 지키며, 본연의 나를 인정하며, 그렇게 소박하게 위대하게 살아가는 것. 지금껏 그래왔듯 산과 함께. 

 

1.

'완벽한 타인은 없다'라는 포스터 문구가 이 영화에 정말 잘 들어맞는다.

 

2.

에드워드 양 감독 <공포분자>를 봤다. 영화관에서 최근 재개봉한 영화인데, 무려 86년에 나온 작품이다. 하지만 돌고 도는 트렌드 덕분에 배우들이 하고 나오는 헤어스타일이나 착장 모두가 지금 우리의 눈에선 다 세련돼 보인다. 스마트폰 대신 커다란 수화기를 들고 통화하는 장면에선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바로 알아챌 수는 있지만.

 

3. 

에드워드 양, 양덕창 감독이 유명하다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 작품은 이번에 처음 봤다. 알고 있는 작품도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타이페이 스토리>뿐이었지 <공포분자>는 이번에 처음 들었다. 그런데 앞의 두 작품을 보기 전에 <공포분자>로 에드워드 양 감독을 접한 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 감독의 작품 가운데 가장 대중적이라고 하니, 다른 작품으로 봤으면(고령가는 러닝타임 무려 4시간) 그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없었겠지.

 

4. 

도시에 사는 전혀 관련 없는 인물들이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엮이게 되는 일들을 그린 영화다. 초반부에만 해도 인물들은 접점없이 -창은 도박장에서 뛰어내리는 왕안의 사진을 찍는 건 영화 초반부이기는 하다- 대화가 되지 않는 상대거나 자신의 욕망에 사로잡혀 거짓말을 하는 등의 모습만이 나열된다. 하지만 한 통화의 장난 전화로 "완벽한 타인은 없게" 된다. 

 

5. 

마지막 장면을 두고는 같이 본 친구와 이런 저런 해석을 했다. 실제로도 영화 결말을 두고도 여러 해석이 오가는 듯. 

 

백년만에 블로그에 쓰는 일기.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계절을 느낄 새도 없이 시간이 흐르고 있다.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하는 말을 얼마나 많이 내뱉었는지 모른다. 작년에는 여행도 그렇고, 취재도 그렇고 의도치 않게 해외 나갈 기회가 많아 당분간 공항은 안간다고 생각했었는데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다짐이었다. 연말에 어떻게 해서든, 무리를 해서라도 어디라도 갔어야 했다..고 아직까지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다. 

 

1. 덕질의 세계

2~3월 코로나 1차 확산 때는 '킹덤' '하이에나'의 여파로 지주훈 배우를

8월 망할 2차 확산 때는 우리집 준호♡를

추석 연휴 접어들면서는 BTS에 빠져버림... 

트위터에서 보고 저장한 사진 

어제는 무려 BTS 월드투어를 다룬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를 보고 왔다. 라이트한 덕질만 해 온 내가 언제까지 이 열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노래 하나 둘 찾아듣고, 팬튜버들이 만든 영상 보는 재미로 살고 있다. 심지어 인더숲까지 다 봄.. (왜 저 아미 아니죠?)

 

데뷔 초부터 좋아했던 팬들은 지금쯤 얼마나 뻐렁칠까,,? 오랫동안 윤종신팬하다가 '좋니' 노래방 차트 1위하고 온갖 뮤직차트 1위 찍었을 때의 기분 x 100 쯤 되려나? ㅋㅋㅋㅋㅋ 그래봤자 나는 2010년대 이후에 좋아한 팬이고 종신옹 데뷔했을 90년대 초에는 응애였으니 상상도 안 됨 ~_~ 

 

막내라인 멤버들 보고 입덕한 다음에 계속 파다보면 형라인 멤버들 좋아하게 된다더니 이건 사이언스였다. 정국이 춤선+예능감+귀여움+잘생김....보고 영상 계속 찾아보다가 결국 진, 슈가, RM, 제이홉까지 좋아졌다. 인더숲보면 형 멤버들이 진짜 애들 먹여 키우는 구나 싶어서 홀딱 반하게 됨. 아니, 어제 본 영화보고 진이 부른 에피파니 100번 들음. 봄날에 이어 완전 내취향인 노래... 이런 거 더 내주라.. 

 

 

2. 

지방출장도 슬슬 다시 다니기 시작.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됐다가 다시 2단계로 격하하고 나니, 2단계가 비교적 자유롭게 느껴졌다. 고속버스나 ktx 타기는 여전히 꺼림칙하긴 하지만... 다닐 수 있을 때 다녀야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논 실컷 보고, 배 과수원도 보고, 취재원이 뿌리채 뽑아준 국화에 잠시 기분도 좋았다가. 나름 운동 계속하는 데도 지방 한번 다녀오면 정말 넉다운된다. 서울에 밤 11시 넘게 돌아온 날에는 마치 술 취한 듯 어지러웠는데, 체력 더 기르자! 

 

3. 

서울 곳곳 맛있는 중식당 함께 다녀주는 친구들 사랑해... 럽쏘마치

한강진역~이태원역 부근 은근히 맛있는 중식당들이 많다. 다 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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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자서전영화와 사람 그리고 세상에 대한 생각을 전하다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영화를 찍는 작가로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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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작 빼고는 영화 다 챙겨보는 감독이다보니 영화의 뒷 이야기들이 궁금해 집어든 책. 그런데 고레에다 감독이 영화보다 다큐를 찍으면서 느낀 취재의 자세나 생각, 태도들을 적은 부분에 더 오래 머물렀다. 특히 양비론을 다룬 이야기는 나도 항상 머릿속에 넣어다녀야 할 것 같다는 다짐(?)도 하게 됐다.  

 

이것도 제주여행하면서 동네책방에서 산 책이다. 숙소 근처에 있던 무명서점이라는 책방에서 샀다. 

 

-  요컨대 우리 세대는 세상에 대한 위화감을 어쩔 수 없이 느끼고는 있지만 새로운 가치관도 불안을 해소할 방법도 찾지 못한 채 그저 끙끙 앓기만 했습니다. 

 

- 법률로 벌을 받는 것과 사회가 그들을 언젠가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결코 모순 없이 양립해야 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일본에서는 이와 같은 사회에 대한 성숙한 사고방식이 정착되어 있지 않습니다. 

 세상의 선악을 결정하는 것이 법률밖에 없어서 법률과 모순되는 윤리관이 생겨나지 못하는 편향된 사회라면, 일반 시민이 재판에 참여하는 것은 더욱 불균형을 조장할 뿐이지 않을까요.  

 

- 전쟁을 기억하는 형태는 나라마다 다르고 또 시대에 따라서도 다릅니다. 예를 들어 비碑에는 전승 기념으로 세우는 '기념비'와 희생자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비'가 있는데, 제 생각으로는 군인을 신으로 모시는 신사는 기념시설이고 지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원은 추모 시설입니다. 

 

- 미국 워싱턴 주에 있는 '베트남 참전 용사 추모 조형물'은 그야말로 추모비입니다. 벽 가득히 전사한 병사의 이름이 5만8000개 이상 새겨져 있습니다. 저는 그 압도적인 수의 이름을 보고 이만큼 많은 인생이 없어졌으며, 또 그것을 애도하는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 시설은 아주 공적인 동시에 아주 사적이기도 합니다. 

 

- 헌법 제9조는 대담하게 말하자면 성서에서의 '원죄'가 아닐까요. 요컨대 '가해'를 망각하기 쉬운 국민성에 대한 일종의 쐐기로, 우리가 항상 죄의식을 자각하며 전후를 살아가는 데 필요했던 게 아닐까요. 이 조항은 미국이 부여했다 할지라도 일본인에게는 중요한 역할을 해 왔고, 또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까요. 

 

- 종교학자 야마오리 데쓰오씨는 책에 "일본인은 죽으면 모두 부처가 된다'고 하는데, 죽은 인간을 벌하지 않는 그 감각이 중국이나 한국과는 명백하게 다르다"고 썼습니다. 확실히 일본에서는 죽은 자를 채찍질하는 일은 윤리적으로 그르다고 여깁니다. '죽으면 어떤 악인이든 부처님'이라는 일본인의 사고방식이 이른바 A급 전범이라도 '영령'으로서 다른 전사자와 한데 묶어 버리는 것입니다. 

 

- 본디 양론 병기란 보는 사람의 사고를 그다음으로 더욱 진전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해 그다음을 생각하게 만들기 위해 쓰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닙니다.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으면 제작자가 다음 단계로 사고를 진전시키지 못하므로, 보는 살마도 마찬가지로 누구도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 검증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역사가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순간순간의 감정으로만 움직이니 매우 위험합니다.  

 

- 다케카와 단시의 <당신도 라쿠고가 될 수 있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단시 씨는 "인간은 도망치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그 쪽이 더 많답니다"라며 도망간 쪽을 그리는 것이 라쿠고라고 명확하게 썼습니다. '원수 따윈 갚기 싫다'고 생각하는 인간에게야말로 지혜와 풍요로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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