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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플

엉망인 이곳에서 우리는 후회 없이 나아갈 수 있을까50명의 이야기 속에 담긴 대한민국의 절망과 희망숨어 있는 ‘한사람’까지 맞잡아주는 정세랑의 섬세하고 다정한 손길2016년 1월~5월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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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읽고 반해 정세랑 작가의 그 유명한 <피프티 피플>도 사서 읽었다. 그렇잖아도 보건교사 안은영 드라마 보면서 이 소설도 궁금해졌는데. <피프티 피플>도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안은영도 곧 사보지 않을까..??

 

<피프티 피플>은 <시선으로부터>와 비슷한 결의 책이다. 이 작가는 순식간에 마치 옆에 살아 있는 듯한 캐릭터를 만드는 데 탁월한 소질이 있다. 모든 캐릭터의 이야기에 빠져들어가면서 봤다. 

 

- 희망과 절망의 아주 잦은 교차가 개의 수명을 갉아먹지 않았을까, 승조는 죽어가는 개를 내려다보며 생각한다. 

 

- 하여간 그놈의 편견들 때문에 이 일이 오히려 가족이 없는 자신이 하기에 최고의 직업이 아닌가 승조는 자주 생각했다. 가족만큼 자신의 편견을 선 넘어 들이미는 이들도 없다. 

 

- 거짓말 너머를 알고 싶지 않다. 이면의 이경 따위. 표면과 표면만 있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싶다. 

 

- 취업률과 대학평가 때문이라는 건 표면적인 이유고, 실상은 대학이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들만 골라 생산해내기를 사회 전체가 원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순종적이지 않은 너희를 원하지 않는다고 대놓고 외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부조리를 목격하면 나팔을 불어대는 나팔수들을 치워버리고 싶은 거라고. 

 

- 글을 잘 써서 기억나는 얼굴도 있고, 글은 잘 못 쓰지만 뭐가 돼도 되겠다 싶어 기억나는 얼굴도 있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가치 없게 취급되는 사회란 걸 알면서도 이 전공을 확고하게 선택했고, 그 선택의 자유를 자기보다 뒤에 오는 이들에게도 확부해주려고 찬 바닥에 앉아 있었다. 

 

- 운이 따르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삶의 불공평함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 서른은 사실 기꺼이 맞았다. 도무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20대가 너무 힘들어서 서른은 좋았따. 마흔은, 마흔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삶이 지나치게 고정되었다는 느낌, 좋은 수가 나오지 않게 조작된 주사위를 매일 던지고 있다는 느낌 같은 게 있다. 

 

- 연모의 손이 계속 굳은살 없이 부드러웠으면 했다. 사과나 깎으면서, 엉망인 세계를 살아가지 않았으면 했다. 아이인 채로 계속 있게 해줄 수는 없는 것인가. 바람에 춤추는 풍선을 손목에 감고 유원지를 걷듯이 살아가게 해줄 수는 없는 것인가. 

 

- 사회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사람에 대한 기준을 각자 세우게 되잖아요? 제 기준은 단순해요. 좋은 사람이냐 나쁜 사람이냐, 정신줄을 잘 붙잡느냐 확 놓아버리느냐. 상대방을 고려않고 감정을 폭주시키는 걸 너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요. 선하면서 스스로를 다잡는 사람, 드물고 귀해요. 

 

- 하품이 옮는 것처럼 강인함도 옮는다. 지지 않는 마음, 꺾이지 않는 마음, 그런 태도가 해바라기의 튼튼한 줄기처럼 옮겨 심겼다. 

 

- 가장 경멸하는 것도 사람, 가장 사랑하는 것도 사람. 그 괴리 안에서 평생 살아갈 것이다. 

 

- 가끔 너무 난도질당한 마음은 상태를 살피기도 난처해서 감각에만, 오로지 단순한 감각에만 의존해야 할 때가 있다. 

 

- 근사한 랜드마크가 아무리 는다 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본주의의 천박함을 추함을 그대로 형상화한 공간에서 지낸다면 그 병폐는 다른 영역에서까지 뻗어나갈 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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