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만엔 다 본 <중쇄를찍자!>

출판업계 편집부를 무대로 한 드라마라기에 소재부터가 흥미로웠는데 드라마 내용도 너무 재밌고 알차다. 총 10화인데 한 화 한 화마다 중심을 잘 잡고 할 이야기를 잘 풀어내고 있다. 주연이 쿠로키 하루, 오다기리죠, 사카쿠치 켄타로로 나오지만 편집부 구성원 저마다의 성장기를, 혹은 지나간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 편집자 개개인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편집자의 여러 상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유도하는 방식이 무척이나 좋았는데 특히, 모두 호감형으로 그려지는 캐릭터 가운데 비호감으로 느껴지는 야스이의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물론 새끼곰(쿠로키 하루)와 코이즈미(사카쿠치 켄타로)의 성장에 나 자신은 가장 많은 대입을 했다.

극중에서 일본의 출판업은 매우 불황으로 나오는데 사실 한국보다는 훨씬 나아보였다. 한국에서도 출판업계를 다룬 드라마가 나올 수 있을까..

 

1. 쿠로키 하루

처음 본 여배우였다. 눈에 띄게 화려한 외모는 아닌데 그래서 좋은 캐스팅이라 생각했다. 신입사원이 품고 있는 에너지, 그리고 이 캐릭터 자체가 본디 갖고 있는 에너지를 그려내기에 좋은 마스크라 느꼈다. 초반부엔 일드 특유의 깨발랄함에 다소 거부감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웃는 얼굴을 어느새 사랑스럽다고 생각하게 된다. 편집부의 어느 캐릭터와 붙어도 케미가 사는 것도 플러스. 미부, 오다기리죠, 편집장, 키쿠치, 심지어 야스이까지 붙는 장면마다 다 다른 방향으로 극의 재미를 뿜어낸다.

 

 

2. 오다기리 죠

내가 보는 일드에 오다기리죠는 항상 분야에서 프로가 돼 후배에게 훌륭한 조언을 해주면서도 결코 자만하지 않는 선배미 뿜뿜의 역할로 나오는 듯. 이 드라마 역시. 1~8화까지는 조력자로서 완벽한 모습만 보여줘서 캐릭터 자체가 주는 매력이 떨어지지 않았나 싶었는데 9회에서 반전.

 

3. 사카쿠치 켄타로

1화에서 켄타로가 보여준 영업사원의 모습은 내가 만약 영업을 뛰었다면 저짝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 일에 대한 권태를 표현해낼 때 켄타로의 무표정과 쿠로사와를 만나면서 점차 변하는 모습의 표정을 너무 잘 그려내서 인상적이었다. 주연 세번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분량은 짠내가 나지만 나올 때마다 드라마에 빛과 소금이 되어 준다...☆

 

4.

많은 공감을 했던 편은 '신입 작가'를 다룬 화와 10년 동안 만화 어시스턴트를 하다 결국 포기하며 고향으로 내려간 인물이 나온 화였다.

앞편의 경우, 아키리에와 부모님의 대화가 너무 내 상황과 유사해서였다. 자꾸 실패하니 부모님도 나의 재능에 의심하기 마련인데 부모님마저 나를 믿지 못해주는 게 슬프면서도 사실 나 자신도 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는 게 괴로움의 진짜 모습. 대사와 나레이션이 너무 직접적으로 그 사실을 말해주고 있어서 눈물샘을 건들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공감이 많이 갔다.

또 자신이 10년 동안 매달린 분야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천재를 목도한 둔재. 초반부부터 이 캐릭터의 서사를 조금 쌓길래 뒤에 무언가 꼭 나오겠구나 싶었는데 결국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래도 결코 초라하지는 않게 그려져 좋았다. 어릴 적부터 들어왔던 작은 칭찬이나 수상, 더 본질적으로는 작은 재능이 개인에게 주는 희비를 또 한번 느꼈다.

 

5.

편집자 중에선 미부가 제일 좋았다 >_<ㅋㅋㅋㅋㅋㅋ 입고 나오는 티셔츠 그림하며, 치는 대사하며 안 귀여울 수가 읍즈느여...

 

6.

너무 밝게 그려지고, 주인공이 모든 난관들을 별 어려움 없이 잘 헤쳐가는 모습에서 (일드스러운) 비현실성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금의 나에겐 희망을 이야기하는 밝은 드라마가 필요했는지 모른다.  

 

<비밀의숲> 이후에 오랜만에 정주행 끝낸 드라마 <고백부부>. 물론 중간중간 지나치게 웃음을 유발하는 신은 도저히 못보겠어서 넘겨가며 봤지만 12화 마지막화까지 다 봤다. 배우들의 연기합도 좋았고, 눈물과 웃음의 요소도 적당히 핑퐁되면서 재밌게 볼 수 있었다. 다 보고 나면 엄마가 무지 보고 싶어지는 드라마다. 사실 그 점 하나 때문에 이 드라마에 빠져 봤다.

 

1. 엄마

2017년에 살던 마진주(장나라)가 99년으로 돌아가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10년 전 돌아가신 엄마와의 재회다. 특히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에 아들 서진이를 낳은 진주에게 엄마의 빈 자리는 더 컸다. 그래서 엄마를 보내야 했을 때 자신이 느꼈던 후회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버킷리스트까지 만들어가면서 하나씩 이행해 나간다. 특히 진주의 엄마역으로 나온 김미경 배우의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우리 엄마 같아서 더 슬펐다. 더욱이 언니가 있는 진주가 과거로 돌아와 언니에게, "세상에 너를 위해 토마토 껍질을 손으로 까서 갈아주는 사람이 세상에 엄마말고 또 있을 것 같아?"라고 던진 대사는 내 기준 명대사. 오로지 나를 위해 그렇게 헌신해줄 사람은 정말 엄마뿐이다. 이 험한 세상에.

 

2. 사학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학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99년도에도 취업 걱정을 하는 사학과..................................................... ㅂㄷㅂㄷ 아니 근데 사학과 설정은 남길 선배의 역사 스타 강사 설정 하나만을 위해서인가요 대체 왜.. 춘계, 추계 답사씬도 없었던 것 같은데 왜 사학과로 설정한거짘ㅋㅋㅋㅋㅋㅠ-ㅠ 진주의 취향이나 관심사, 미래와 전혀 연관이 없게 나오는데여..

 

3. 아쉬웠던 부분

진주는 과거로 돌아가 삶의 방향을 바꿀 기회가 생겼음에도 결국 아내, 엄마로서의 정체성 강화만을 이뤄냈다. 1화에서 진주가 서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대학 앞을 지나면서 여학생들의 모습을 부러운 눈빛으로 보내는 씬을 넣었다면 마지막화엔 그에 상응하는 장면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진주가 정말 단순히 '청춘'만을 부러워했던 것은 아닐텐데.

 

 

 

 

(면접보고 바로 공부하긴 싫어서 어제 끝낸 중드 포스팅하기)

 

환락송 커플이 고대로 주연으로 나온 '달팽이가 사랑할 때'(如果蜗牛有爱情). 웰드라마라고 소문이 자자했으나 포스터(+제목)보고 멜로느낌이 나 안 봤는데 (내가 완전 좋아하는 장르인) 수사물이였다. 게다가 16부작! 악명 높은 중국 드라마 회차와 달라 보기도 지루하지 않고 좋았다.   

1.

16부작이라 그런지 스토리가 루즈하지 않다. 보통 중드는 웬만하면 50,60화 심하면 70화는 기본으로 넘어가서 극에 중요하지 않은 인물의 관계성까지 보여주느라 극이 루즈해지는데 이 드라마는 그에 비해 콤팩트함. 잔가지가 되는 사건으로 극 초반이 시작되지만 이 모두는 그 배경이 되는 큰 사건으로 가기 위하 과정. 중요 사건이 16화까지 이어지니 마지막화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고 볼 수 있었다.

 

2.

요새 <전체관람가>를 봐서 그런지, 예전에 드라마 볼 때는 스토리만 봤는데 이제는 화면 하나하나에 눈이 간다. '달팽이가 사랑할 때'를 잘 보면 드론도 많이 쓴 것 같고, 화면과 화면 사이 배경을 잡을 때도 공을 엄청 들인 티가 났다. (과하게 느껴질 정도..) 

 

3.

흥미로웠던 부분은 중국 범죄자가 도망쳐 미얀마로 넘어가게 되자 지바이(왕카이), 쉬쉬(왕자문)을 비롯한 중국 경찰들이 미얀마로 넘어가 미얀마군과 공동 수사를 하는 점이었다. 우리나라는 섬은 아니지만 분단으로 사실상 외딴 섬이 돼 버려서 저렇게 육로로 도망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해서 그런가. 중국이 국경을 맞대는 국가만 해도 10개국이 넘으니 이 소재로만으로도 무궁무진하게 쓸 수 있겠다 싶었다.

미얀마 촬영 씬 역시 어마어마한 스케일이 느껴졌는데 열차를 타고 중국에서 미얀마로 넘어가는 장면이나 마지막 화는 마치 영화같았다.

 

4.

으악스러웠던 부분도 꽤 됐는데....

- 미얀마 군이랑 협조하는 중국 경찰이 중국산 핸드폰을 보여주면서 "니네 이런거 처음보지~ 중국에서 만든거야~~"라는 뉘앙스로 하는 대사.(폰으로 사진 찍는 법도 알려준다, 맙소사;) 아, PPL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넣은 장면이었다면 그냥 폰만 보여줄 것이지, 저 중화주의 사상에 쩔은 대사는 무엇이란 말인가.

- 쉬쉬 미얀마 수사할 때 치마입고 나오는데 이게 흔히 한드에서 말하는 민폐 여주인공 아닌가? 아무리 심리전문가로 참여하는 캐릭터라지만 세심함이 너무 부족한 듯하다. 여기에 더해 쉬쉬-지바이의 구도가 보호받고 일방적으로 보호해주는 구도라 흥미가 떨어졌다. 지바이가 모든지 척척, 부족함 없는 형사이자 남자로 나와서 되레 재미없는 캐릭터였는데 오히려 지바이가 쉬쉬가 잘하는 부분을 못해서 도움을 받는 장면이 나왔어도 좋았을 것 같음.

- 쉬쉬가 어느 순간 지바이를 짝사랑하는데 사실 존경에서 애정으로 넘어가는 특별한 계기가 잘 안드러난다. 극 후반부에 야오멍 대사로 쉬쉬 감정의 변화를 설명해주는 씬이 나오는데 극 전개에서 잘 안드러나니 작가가 캐릭터 입을 통해서 자기 의도를 설명한 거로밖에 안 보여였음.  

- 마지막 반전(?)은 너무 억지... 왜 공든 탑(공든 개연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나영ㅠㅠㅠㅠ

 

5.

하지만 재밌는 부분은 더 많다는 것!!

- 초반부 예씨 집안 사건을 풀어갈 때 몇 번 씩 형사들이 헛물을 켜고 나중에 진범을 찾게되는데 그 과정에서 시청자도 쫄깃했다.

- 심리전문가 쉬쉬가 사건을 해석하고 범인의 심리를 파악해 범인을 쫓는 씬은 당연 이 드라마의 백미. 환락송에서의 왕자문 캐릭터를 너무 싫어해서 왕자문까지도 비호감이었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거의 대척점에 가까운 캐릭터로 나온다.

- 조연인 야오멍-자오한도 좋았음. 야오멍 병원씬에서 나도 우럭따..ㅠㅠㅠㅠ흑.... 쉬쉬와 야오멍이 맺는 관계도 좋았고!

- 희대의 X년으로 나오는 배우분도 참 연기를 잘해서 나도 모르게 소름이 끼쳤다. 밑도 끝도 없이 악역이었는데 오히려 사연 부여를 안해서 좋았음!

 

+나중에 추가..

 

 

 

 

 

비밀의숲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이른바 빈지 워칭을 시작해 막방 일분전에 15화를 끝냈다. 그리고 막방을 본방으로 함께 즐겼다 @-@

15화를 휘몰아쳐 보는 내내 생각했다. "왜 본방으로 안달렸지..."

 

두나배가 인스타로 tvN 드라마에 출연한다길래, 알고는 있었는데 요새 드라마를 끊은터라 그리 집중안했었는데 정말 엄청난 실수였다 아.. 이건 마치 시그널을 함께 달리지 못한 패배감의 곱절이랄까. 또한 나같은 불쌍한 중생을 인도하지 못한 tvN의 부실한(?) 마케팅과 홍보를 탓하며 드라마 막방이 끝난 이후 몇 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드라마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했다.

 

1. 매력포인트

- 작감배 조합 완벽. 한국 드라마에서 극의 중심적인 한 사건만으로 16화를 긴장감있게 끌고 온 경우가 있던가?(작가b)+극본과 배우 연기를 두배세배네배 그 이상으로 살리는 연출(감독b)+대본집을 통해 확인했지만 대사를 맛깔나게 살리는 것 이상으로 완전히 인물에 체화된 배우 연기(배우b)

-기승전멜로로 빠지는 한국드라마 특징 저어어어언혀 없음.

(멜로를 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뭐 좀 해볼라하면 주연 둘이 사랑에 빠지는, 개연성 다 무시하는 러브라인 싫어함)

- 남주, 여주 캐릭터의 매력이 철철.... 황시목(조승우 역)과 한여진(배두나 역) 둘이 붙는 씬은 몇 번을 돌려본지 모름. 바로 위에서도 말했지만 러브라인이 아님에도 둘이 대사 주고받는 호흡이 얼마나 찰떡인지 모른다. 특히 극 중반에 공조수사하는 부분 너무 사랑함. 멋짐 뿜뿜.

- 주연도 최고지만 조연도 최고. 엄밀히 말하면 조승우, 배두나 외에도 주연 배우가 더 많다. 특히 우리 동룡이아부지 이창준(유재명 역)은 아주 다른 인격을 연기했고, 영은수(신혜선 역)와 서동재(이준혁 역)뿐만 아니라 검사실, 경찰서 사람들 모두 연기가 너어어어어어무 좋았다. 조연들 대사는 보통 기억나기 쉽지 않은데 모든 배역마다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을 정도다.

- 드라마 자체가 주는 의미도 엄청남. 각 신문사마다 <비밀의 숲>을 주제로 쓰지 않은 칼럼이 없을 정도...ㅎㅎ 덕분에 드라마 여운에 더 오래 빠질 수 있었다.

 

2.

<비밀의 숲> 대본집 샀다고 말했더니 친구가 "돈 많냐?"고 구박했다. 뭘 모르는 소리다. 돈 많았으면 블루레이 샀다. 대본집은 돈 없는 지금의 상황에 아주 적절한 소비였다고!

 

3. 최애 장면들

- 여진*시목 포장마차 모든 씬

- 마지막화, 시목 웃는 장면(쥬금..)

- 동재, 가영폰 숨기려다 들키는 장면(여진曰: 후려치기 오지시네요, 그 장면)

- 여진, 시목에게 그림 그려주는 모든 장면

- 한강에 뜰채로 폰 건지려는 시목 등을 세게 후려치는(ㅋㅋ) 여진 장면

- 마지막화, 자살을 목전에 둔 창준과 시목의 대화 장면

- 3부장과 시목 투닥거리는 씬(포장마차 씬만큼이나 둘이 붙는 모든 씬 사랑함)

- 시목이 국밥 먹이는 여진 등장 장면

- 윤과장과 여진 면회씬ㅠㅠ

 

....이렇게 적으니 모든 씬을 적는 기분

 

4. 시즌투 소취!!!

 

환락송 시즌2가 중국에서 방영된 지도 모르다가, 중국에선 완결된 한참이 지나 유툽에서 정주행을 시작했다.

재미없는 부분을 점프점프해서 보다보니 어느새 55화(마지막화)까지 달리고 말았다 ㅋ-ㅋ

환락송 22층의 이 사랑스런 姐妹们은 시즌2에서 한층 더 성장하고 여전히 매력있었다. 시즌1에서 나의 최애 캐릭터였던 앤디와 꽌꽌은 시즌2에서도 제일 좋았다. 특히 꽌꽌의 에피소드는 공감 갈 만한 부분이 많았다. 아무래도 이 다섯명의 캐릭터 중 나와 제일 비슷한 인물이기 때문에 꽌꽌의 사고방식과 많은 결정들, 사람과 상황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도 공감이 많아 갔다.

 

중국 현지에선 시즌1보단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다는 글도 봤다. 55화나 되는 탓에 스토리가 늘어지는 면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난 시즌1만큼이나 좋았다. 시즌1에선 꽌꽌이나 잉잉의 에피가 적은 반면 시즌2는 비교적 다섯명 모두에게 분량이 적절히 안배된 듯해 좋았다.

시즌3도 제작 예정이라던데 어떻게 더 풀어갈지 모르겠다. 특히 잉잉은 결혼하고 떠날 것인디,, 22층의 의기투합 장면은 이제 없지 않을까 싶은?!

 

 

앤디와 빠오종, 제일 보기 좋았던 커플♥

시즌1에서 앤디-위위보다 훨씬 더 편안했다. 앤디, 위위는 둘다 생각이 너무 많고 지나칠 정도로 이성적인 편이라 충돌이 잦았는데 앤디-빠오종의 결합은 달랐다. 빠오종이 앤디가 부족한 면을 잘 채워주고 넉살좋은 웃음으로 앤디 마음의 벽을 깬다. 물론 위위와의 연애가 있었기에 빠오종과 더 성숙한 연애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애초

 

 

1.

최근 방영된 중국드라마 <小别离>

중국문화원 수업에서 이 드라마를 두고 쓴 칼럼으로 수업을 했었는데 선생님이 볼 만하다며 추천했다.

내용도 괜찮고, 배우들이 말하는 중국어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아(네? 뭐라구요?) 중국어 학습하기에 좋다며 강추강추하시길래

'환락송' 이후 중국드라마를 오랜만에 보기 시작했다. 전편이 총 45편인데 벌써 22편 보는 중. 아침화장하며 보기에 딱 좋다. ㅎ.ㅎ

 

2.

이 드라마 포스터가 보여주듯 이웃하는 세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세가족의 아이들은 모두 '初三(중학교 3학년)'으로, 中考(중국의 고입시험)를 앞두고 벌어지는 각 가족들의 우여곡절을 담은 이야기다.

 

3.

아마 이 드라마의 핵심은 바로 中考으로, 한 회에 적어도 세 번 이상은 언급된다. 한국에선 외고, 자사고를 제외하고는 고등학교가 평준화 돼 있어 대입과는 달리 고등학교 진학 과정에서는 그렇게까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는데 중국은 다르다. 익히 들은 高考(중국의 수능)뿐만 아니라 중학교 3학년 때 치루는 쭝카오부터가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다고 할 정도로 이 시험 역시 어마무시하다. 중국문화원 선생님 말로는, 쭝카오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重点学校(중점학교)에 들어가기만 한다면 대학의 레벨도 어느 정도 보장받는다고 한다. 이 말은 즉슨 중점학교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우리가 흔히 서열을 매기는 상위그룹의 명문대에 들어갈 확률이 점점 낮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까오카오 못지않게 쭝카오에 필사적이게 된다. 더군다나 중국의 어마어마한 인구수를 고려해보면 98점과 99점, 단 1점 사이에 학생들이 더 빽빽하게 채워져 있다. 1점은커녕 0.5점만 놓쳐도 등수는 저 멀리 떨어지게 된다. 그러니 중3 자녀를 둔 학부모는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이 쭝카오에 모든 것을 건다. 이 드라마 가족들의 부모들 역시 마찬가지다.

 

4.

中考가 이 드라마 초중반부에 핵심 키워드였다면 아마 말미는 留学(유학)이 이 드라마의 핵심어일 듯 하다.

한국은 이제 조기유학열풍이 예전보단 식은 것 같지만 중국에서는 여전히 조기유학 열풍이 거센 듯 하다. 국내보단 해외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맹목적인 믿음 혹은 국내에서 학업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 일찍이 돈을 많이 내고 해외 고등학교에 입학시켜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자녀의 조기유학을 고려한다. 이 세 가정도 자녀의 조기유학을 두고 의견이 정말 치열하게 엇갈린다.

어린 자녀를 떠나보낼 수 없다는 가족도 있는가 하면, 자녀의 창창한 미래 -특히 중국에선 해외유학파가 중국으로 다시 돌아오면 '海龟(하이궤이)'라 부르며 좋은 대우를 해주는데-를 위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유학을 보내야 한다는 가족도 있다. 또 반면 영 공부에 취미가 없는 아들이 국내에선 가망(?)이 없을 것 같아 해외 고등학교에 기부금 명목의 돈을 내고서라도 해외에 보내려는 가족도 있다.

 

 

 

이 드라마의 메인 가족 "둬둬(朵朵)의 가족"

아빠 팡위엔(方圆)은 백내장 수의 달인이라 불리는 의사, 엄마 원지예(文洁) 는 화장품회사에서 잘나가는 커리어우먼.

둬둬는 이 집의 어화둥둥 외동딸이지만 중3이라는 숙명으로 엄마아빠의 감시(?)에 놓여있다.

 

 

둬둬의 아빠, 팡옌.

-고백하자면, 이 아저씨가 너무 귀여워서 드라마를 계속 보게 됐다(입덕각)-

황뢰라는 배우인데 이 드라마에선 첨 보지만 나름 중국에선 유명한 모양. 눈이 땡글땡글해서 맨날 저 큰 눈으로 아내와 딸의 눈치를 본다. 아저씨ㅠㅠㅠㅠ

몸도 통통해서 진짜 딸 하나 둔 아빠같은 느낌이 물씬.(실제로도 두 딸의 아빠다) 쭝카오를 두고 원지예와 딸 둬둬는 정말 시도때도 없이 싸우고 소리지르고 부딪치는데 그 가운데서 중간다리 역할을 잘 해낸다. 원지예의 성격도 다 받아주고 둬둬의 사춘기도 이해한다.

또 퇴근하면 저녁을 만들면서 아내와 딸의 귀가를 기다리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한국 가정에선 아직까지도 낯선 풍경이라 더 시선이 간다. 처음에는 이 아저씨만 계속 요리하길래 와이프는 가사일을 전혀 하지 않나라고 했는데 드라마를 계속 보다보면 둘이 번갈아 가면서 요리를 곧잘 한다. 맞벌이 부부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까(드라마 이야기하면서 내 워너비 가정의 모습을 얘기하는..). 중국어 쌤은 황뢰가 실제로도 가정에서 요리를 잘 하는 걸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자기 자신과 싱크로율이 높은 캐릭터를 만나서인지 위화감이 전혀 없이 배우와 캐릭터가 아주 딱 잘 맞는다!

딸에게는 엄마의 입장을 대변해주고 아내에게는 딸의 고충을 말해주면서 엄마와 딸 사이가 냉랭하지 않게 만드는 일등공신, 이 가족의 화목함을 유지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극 중에서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모습만 보여주다가 한번 둬둬가 크게 사고를 치고 원지예가 말리는 데도 둬둬를 크게 나무라는데 이 모습마저 딸을 정말 아끼고 사랑해서라는 게 드러나서인지 더 입덕..ㅋㅋㅋㅋㅋㅋ 출구는 없습니다. 예.. 예..

 

 

둬둬의 엄마이자 팡옌의 와이프인 원지예.

어릴적 부모님 두분이 돌아가시고 혼자의 노력과 힘만으로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들어간 인물로 이른바 자수성가형 스타일.

매일 아침 일찍 조깅을 하고 자신의 일에 매우 열정적인 전형적인 커리어우먼으로 자신에게 매우 엄격한 만큼 자신의 딸에게도 엄격하다. 특히 자신이 혼자의 힘으로 성공해서 모든 것을 이뤄냈다고 생각하고 그제야 사람들이 인정을 해줬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인지 딸 둬둬도 자기 힘으로 무언가를 이뤄내야 사람들이 둬둬를 인정해줄 것이라 생각(무시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둬둬가 성공하길 바라고 그 기반이 될 중점학교에 입학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초반부에는 원지예가 둬둬를 너무 압박하고 몰아세우는 느낌이라 정이 안 가는 캐릭터였으나 중반부에 갈수록 인간적인 매력이 드러난다. 딸의 일거수일투족이 궁금해 미칠지경이지만 둬둬의 신경을 건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몰래 위장하거나 거짓말을 하는 모습에선 귀엽기도 하고. 자신의 자녀교육 방법이 너무 엄격하고 비인간적이란 것을 스스로 알지만 중국의 현실에서 이는 최선이고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우리네 모습과 너무 닮았다고 생각했다. ㅠㅠ

 

딸의 공부와 시험 성적에 관심이 많지만 둬둬의 유학에 대해선 결사반대를 외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을 멀리, 그것도 어린나이에 보내는 건 위험하고 무모하다는 생각이 뚜렷하다. 특히 원지예의 직장 상사가 딸을 해외로 유학보내고 학원폭력을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러한 생각에 확신을 더하는 듯 하다. 그런데 또 이 드라마의 포스터를 보면 둬둬가 캐리어를 들고 있는데 이걸 보니 결국 유학을 전혀 가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둬둬가 유학을 가는 결말인걸까, 하는 추측..

 

 

 

사실상 주인공인 둬둬.

 

드라마 1화부터 아빠 팡옌에게 자기 성적을 엄마에게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할 때부터 둬둬가 어떤 캐릭터인지 짐작이 간다.

둬둬는 엄마가 시키는 건 나름 다 하지만 공부 면에 있어선 그렇게 특출나지 않다. 그렇다고 공부를 아예 못한다고 할 정도는 아닌, 평범한 중위권의 학생이다. 하지만 둬둬 엄마 원지예의 욕심에는 둬둬의 성적은 부족하기만 하고 그래서 매번 엄마와 부딪히는 둬둬. 엄마한테 대들고 거짓말도 가끔하지만 다 이 나이대의 학생들 대부분이 하는 일들이라 그리 미워보이지 않는다. 또 본성이 착하고 마음 깊숙이는 엄마의 행동을 이해하고 있고 또 그만큼 엄마와 아빠를 사랑한는 둬둬.

 

둬둬는 학업면에서 엄청 뛰어나진 않지만 재능이 있는 분야는 따로 있었다. 바로 '글쓰기'. 소설 쓰기를 좋아하고 온라인에도 글을 연재해 반응을 얻을 만큼 글에 소질이 있지만 이러한 재능도 쭝카오 앞에서는 일순간 방해물로 전락한다. 글을 쓸 때면 너무 행복해하는 둬둬 표정을 볼 때면, 우리 사회와 중국 사회의 비뚤어진 교육열이 너무 안타까워진다.

 

---계속----

 

중국 현대극을 30화 이상 보는 경우가 잘 없었는데 '환락송(欢乐颂)'이 내 첫 완결 중드 현대극이 될 것 같다 엉엉ㅠㅠ

캐릭터 한 명 한 명이 그냥 허투루 쓰이지 않고, 설득력 없는 캐릭터가 없어서 더 좋았다. 다들 매력 넘침!

한국엔 여배우들이 중심이 된 드라마나 영화가 매우 드문데 중국드라마지만 여배우들이 통통튀는 드라마가 너무 반가웠다.

 

 

상해의 환락송(欢乐颂)이란 아파트 22층에 다섯 명의 여성들이 모여 살면서 그리는 이야기다. 같은 공간에 살지만 직장도, 성격도, 연애스타일도, 삶의 가치관도, 심지어는 경제적 상황도 천차만별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류타오와 왕자문이 22층에 이사오면서 시작되는데 당연히 처음부터 서로에 대해 선입견과 편견으로 가득하다.  특히, 한 집을 세 명이서 빌려 살고 있는 우리, 2202호의 주인공들은 비슷한 나이대에 집을 갖고 있는 류타오와 왕자문에 대한 부러움과 약간의 엄청난질투를 보인다.

 

 

다섯명의 주인공들이 다같이 첫대면하는 순간. 대표적 富二代(푸얼다이)인 왕자문은 이사온 집에서 밤 10시가 넘었는데 파티를 벌인다. 2202호의 꽌꽌, 장흔(화비냥냥), 양자(본격 실명과 극중 이름 섞어쓰기)는 집주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큰 소리를 내지 못한다.(중국에선 집주인이 아니면 이럴 때 나서지도 못하나?하는 생각이 든 부분... 이후의 씬에도 집주인과 월세자(혹은 전세자)들이 아파트 직원들한테 상당히 차별대우를 당한다) 그때, 짜잔! 앤디=安迪=류타오가 경찰에 신고하며 멋있게 등장. 안하무인 성격의 왕자문은 안디에게 버럭버럭 대들지만, 앤디는 이른바 층간소음 규정을 들면서 조목조목 반박한다.

 

 

앤디 역을 맡은 류타오. 고아로 복리원에서 자라다 입양된 이후 쭉, 미국에서 공부하고 직장생활을 하다 복리원 시절, 기억에 있는 남동생을 찾으로 중국에 온다. 어린시절부터 총명하고 똑부러지는 성격이었지만 복리원 시절의 영향인지 다른 사람들과의 교제를 어려워하고 교제에 관심도 없다. 동성이든 이성이든 간에 악수나 포옹과 같은 간단한 스킨십에도 질색한다. 하지만 금융권에 종사하면서 일적인 분야에선 그 능력을 톡톡히 인정받으면서 많은 스카웃 제의도 받는다. 미국에서의 유일한 친구였던 담종명의 소개로 중국에선 그의 회사에서 일하는데 직장에선 끝없는 회의와 완벽주의로 밑의 직원들은 상당히 피곤해한다.

 

환락송에 이사온 후 집 문 앞에 직접 CCTV를 달아서 2202의 처자들의 호기심을 매우 자아내기도 했다. 왕자문 파티사건이 있기 전까진 2202호와 일면식도 없었지만 엘레베이터 사건(계속 사건.....) 후 조금씩 22층의 이웃들과 가까워지고 몇몇 일들을 겪으면서 완전히 마음을 연다.

 

류타오가 무척이나 매력적이고 예쁘게 나와서 이 드라마에서 처음 본 듯했으나 중국에 있을 때 본 영화 咱们结婚吧에 출연했었다(헐?) 스타일이나 화장법이 바뀌었는지 그 영화에선 그다지 인상에 남지 않았었는데 이 드라마에선 엄청 매력적이게 나온다. 물론, 앤디 역이 가진 캐릭터의 힘이 가장 크다. 처음에는 이웃들에게 딱딱하고 무관심으로 대했으나 점차 이웃들, 다시 말해 생애 첫 친구들 일에 발 벗고 나선다. 꽌꽌과는 직장이 비슷한 방향에 있어 아침마다 앤디가 꽌꽌을 차로 데려다 준다.(2202호의 세 주인공만 차가 없어 늘 지하철을 탔었다) 꽌꽌은 앤디를 아예 자신의 삶의 멘토로 삼고 상담을 자주 받는데, 이때 앤디가 해주는 충고들이 참 좋다. 항상 真话还是安慰话 둘 중에 어떤 말을 듣고 싶냐고 묻는데, 이 모습마저 넘나 멋있는 언니....

 

 

우리의 화비냥냥. 장흔, 뽠지예(樊姐)...!!!!!!!!!!

환락송을 보면 다섯명의 캐릭터마다 조금씩 나와 비슷한 부분이 있구나,는 생각으로 보는데 장흔 캐릭터는 나랑 겹치는 면이 전혀 없지만 가장 신경쓰인이는, 아픈, 여린 캐릭터다ㅠㅠ올해 서른이 되면서 결혼에도 조급해한다. 결혼에 급한 것과는 별개로, 장흔은 차와 집은 자가로 소유하고 있는 잘생긴 남자가 아니면 쳐다도 보지 않는다. 예쁜 외모로(사실 다섯 명 다 예쁘지만 장흔은 드라마 상에서도 가장 예쁜 외모를 가진 캐릭으로 나온다) 2202호 동생들의 부러움과 질투를 받으면서 2202호의 왕언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특히 연애 상담전문인데 '너도 서른이 되면 알거야'를 입버릇처럼 말한다. 극 초반부에는 예쁜 옷과(아 화비냥냥은 진짜 넘 예쁨) 장흔 본인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대사를 찰지게 치는데 정말 내가 남자라면 바로 넘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환락송 초반부엔 왕언니답게 연애, 직업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 워너비처럼 나오지만 24,5부 이후로 가면서 이 언니의 짠내나는 사연이 하나둘씩 공개된다.

 

외국계 기업 인사팀에 꽤 오랫동안 다녔음에도 여전히 20대 동생 둘과 집에 세를 들어 산다는 점, 지나칠 정도로 남자친구의 부에 집착하는 모습, 극 중간중간 오랫동안 직장에 다녔어도 전혀 돈을 모으지 못했다는 대사, 부자는 아니지만 좋은 가정에서 자란 꽌꽌을 부러워하는 모습 등등.... 수많은 복선들이 우리 뽠지예의 짠내나는 사연을 가리킨다. 장흔 배우가 연기를 얼마나 잘하시는지 나도 몰입해서 울면서 봤다(ㅠㅠ) 아직 결말까지 다 못봤지만 이 언니 행복했으면 한다. 정말.

 

 

(나랑 성격이 제일 비슷했던 꽌꽌ㅋㅋㅋㅋㅋ 정말 날보는 줄 알았다.. 괜히 정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회계 관련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꽌꽌은 2202호에 세들어 사는 세 명 중 한명. 고향은 상해가 아니지만 상해에서 살아남기 위해 평일 야근에 주말 출근을 당연시 한다. 그렇다! 꽌꽌도 정규직 전환 조건의 인턴을 하고 있다(헬중국!!!!ㅠㅠ) 자신 빼고 다른 인턴 동기들 모두 명문대 출신이기에 항상 불안해하고 이것에 대한 자격지심도 상당하다. 하지만 영어에 능통하고 제 일을 훌륭하게 해낼뿐만 아니라 업무에서 실수나 자신의 안 좋았던 태도에 대한 반성이 빨라 상사한테서도 점차 인정받는다.(꽌꽌, 마지막화에선 정규직 되어랏..) 동갑내기 친구 왕자에 비해 조용하고 내향적인 편이지만 눈치가 빨라 환락송 22로우 이웃들 관계의 중재자 역할을 도맡는다. 극중에서 아직까지(현재 38화 보는 중) 뚜렷한 러브라인이 나오지 않은 유일한 캐릭터. 사실 러브라인이 나오지 않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인물이다. 고향을 떠나 외지에서 자기 기반을 다져가고 이웃들과 관계를 맺고, 직장에서 자리잡아가는 모습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극 중에서 존재감을 보여주기 때문.

 

+) 어학연수할 때 본 중국 여대생들의 평균적인 모습과 너무 비슷해서 깜노..ㄹ.... 미용실에선 커트만 하는 저 긴 생머리와, 안경과, 마른 체형과 저 옷 스타일까지.....

+) 꽌꽌과 왕자는 동일한 옷을 몇 번씩이나 입고 극 중에 출연하는데 드라마가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쓴 것 같아 좋았다. 20대 중반의 사회초년생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듯! (PPL이라고 컨셉과 다르게 비싼 옷 입히는 여타 드라마와는 다름!!!!)

 

 

2202호의 분위기 메이커? 사고뭉치? 사실상 제일 순하고 정이 많은 왕자!

 

극 초반엔 왕자의 연애가 극 중심에 놓이는 줄거리인데 왕자가 너무 막무가내인지라 이 캐릭터는 왜이렇게 매력없게 만든거지, 생각했지만 전혀 아니었다. 실연, 강제 퇴사를 겪으면서 인생의 바닥을 치는듯한 경험을 하지만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이겨낸다. 물불 안가리는 성격 탓에 앤디, 왕자문과 크게 부딪히는 일이 발생하지만 자기가 잘못한 것을 알고는 먼저 달려가 사과를 할 줄 아는 멋있는 여성이다. 장흔이 짠내나는 가족사정으로 매회 울면서 등장할 때마다 이를 가장 안타까워하는 귀여운 덩생ㅠ^ㅠ  

 

 

부잣집 딸. 미국에서 수년째 유학했지만 노느라 간단한 영어조차 구사할 줄 모르는 철 모르는 캐릭터! 인 것 같지만 의외로 생각이 깊고 불의를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는, 환락송 22층에 가장 늦게 입성한 왕자문. 돈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왕자문은 환락송에 살면 아빠가 불쌍히 여길 거라고 생각해서(옆집엔 그 집을 3명이서 나눠 사는데?ㅋㅋ) 이 곳에 들어온다. 첫 화에서 왕자문이 걱정돼 따라온 왕자문의 엄빠가 이런 좁은 곳에서 어떻게 살거냐는 걱정을 해대는 탓에 그걸 들은 2202호 처자들은 굉장히 허탈해한다. 왕자만큼이나 막무가내에 물불 안가리는 성격이고 하고 싶은 말은 꼭 하고 넘어가는 성격 탓에 왕자와 장흔과는 꽤 크게 사이가 벌어지기도 하나.. 종반에는 22층에 빠져서는 안 될 인물이 된다.

 

 

앤디의 유일한 친구였던 담종명. 생각보다 비중이 작은데 후반에선 치고 나올 지 궁금..?

 

 

 

아, 류타오 너무 예뻐ㅠㅠ

 

 

저 물 상표는 대체 뭐인지.. PPL이 엄청나다. 특히 맨날 앤디만 저 물을 마시는데 류타오가 모델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

앤디가 가끔씩 여는 앤디 냉장고엔 저 물밖에 없다;;....(털썩....)

 

 

장흔의 남자!

 

 

으아, 왕자의 渣男。。呜呜

 

 

류타오의 남자? 곧 바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2202호의 세 명이 제일 좋다ㅠㅠㅠㅠ 제일 친근해 ㅋㅋㅋㅋㅋ

 

 

왕카이?!

사실 환락송에서 비중은 적은데 인기가 많은지

환락송을 네이버에 치면 왕카이 나온다!!!는 내용이 많다.

어디 나와서 이렇게 인기가 많은거지?????

 

드디어 다 봤다. 중간 견환과 과군왕의 러브스토리는 점프... 

과군왕의 캐릭터는 이 드라마에서 유일무이하게 노매력;;;;인지라 볼 수가 없었다.




후궁견환전의 주인공 '견환' 


중국 여배우 '손려'를 확실히 각인시킨 역할 '견환'. 이 드라마는 궁중에서의 견환 성장기라고 봐도 될 정도로 견환의 성장이 돋보인다. 이 '성장'의 의미는 청소년 드라마에 나오는 '성장'과는 의미가 좀 다르다. 청소년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어렸던 사고와 미숙한 행동, 깨닫지 못한 감정들을 극복하고 제대로 된 성인으로 나아가는 '성장'을 한다면 후궁견환전에서의 성장은 옳고 그름, 진정한 사랑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던 '견환'이 궁중에서의 암투를 겪으며 누구보다도 궁중 내 일인자로 곧추서게 되는 것을 가리키다.


견환은 1화에서 자신의 낭군과 일평생 행복하게 살게 해달라고 바란다. 그런데 후궁으로 간택되면서 그 꿈을 절대 이뤄질 수 없는 것이고.. 옹정제의 총애를 처음 받을 때는 황제를 낭군이라 생각하며 그 총애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 기대하지만 그럴 수 있나.. 견환은 총애를 받을 수록 다른 후궁들의 계략에 놀아나고 중심을 지켜줄 황제마저 그리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우리의 옹정제. 후궁견환전을 처음 보려했을 때 내 머릿속 옹정제의 모습과 너무 달라서(지나치게 현실적인 모습) 망설여졌다. 예전에 본 보보경심에서 오기륭이 맡은 옹정제는 얼마나 멋졌는가....


그래도 이전 황제들의 초상을 보면 진건빈이 맡은 옹정제가 지극히 현실적이고 사실적이다. 뿐만 아니라 중반부가 넘어가면서 이상하게 황샹에게 정이들고 친근감이 느껴진다;;


그래도 친근감과는 별개로 이미 죽은 순원황후에 대한 황제의 지나친 집착은 얼마나 많은 여성들을 불행하게 하는가,를 생각해보면 결코 정이 가지 않는다. 화비냥냥은 물론 황후냥냥도 결국 이 인간때문에 얼마나 악독해졌는가!!!!!!




최종보스 황제와 그냥 보스 황후냥냥...

황후는 보면서 진짜 밉고 독하고 잔인하다 생각했는데 자신의 친언니에 가려지고 자신의 아이를 잃었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을 얘기하는 이 순간은 약간의 연민은 느껴졌다. 그와중에 황제는 순원황후때문에 여전히 빡쳐 있는 상황..ㄷㄷ (순정최고다) 



안릉용!!!!!!!!!!!!

내가 제일 싫어하는 캐릭터이면서 가장 동정이 가는 캐릭터다.

따지고보면 견환덕분에 후궁에 간택될 수 있었고 견환과 미장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보살핌과 도움을 받았던가. 그런데도 스스로의 열등감과 자괴감에 빠져 시비를 제대로 못따지고 황후쪽에 붙어버린다. 아, 너무나 얄밉다. 제일 얄미운 이유는 화비냥냥처럼 대놓고 '나 너 싫다' '나 계략 쓴다'고 하는 게 아니라 겉으로는 생글거리면서 뒤에선 온갖 술수를 짜고 있다는 거다. 릉용이 제일 잘 다루는 '향'으로 견환의 아이도 없애고 여러 인물을 제거하지만 결국 그 향에 자신도 당한다. 자업자득이란 말이 뭔지 알게 해 주는 인물.


견환은 자신의 능력에 맞춰 살아야 하는 것이고 욕심을 부리는 순간 망하는 거라고 릉용에게 말하는데 한편으론 타고난 미모와 지성을 가진 견환이 무엇을 알겠는가 싶었다. 순원황후와 닮은 외모인 견환은 처음엔 외모로, 그 다음에는 똑똑함으로 황제를 사로잡았고 별다른 계략을 쓰지 않아도 황제는 매일밤 견환을 찾았다. 반면 릉용은 처음 시침하는 날 두려움에 부들부들 떠는 바람에 다시 처소로 돌려보내지고, 화비냥냥은 이를 두고 '미개봉반납'이라는(번역 자막이 너무 웃펐다) 별명을 지어주며 비웃었다. 

게다가 미장과 견환은 어릴적부터 친했던 동무이고 자신은 그 사이에 껴 있는 모양새인데다 자기는 매번 도움을 받기만 하는 입장인지라 주눅들고 자신감없고 자기 안으로 계속 파고 들기만 할 뿐이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릉용의 위치가 어쩌면 더 보편적인 사람들의 위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도 자기한테 그렇게 잘해준 견환 뒤통수 때리는 건 네버 동의할 수 없다.



견환 다음으로 호감 인물 '심미장'


처음부터 끝까지 줄곧 견환의 곁을 지켜준다. 중간에 하도 견환 배신하는 인물이 많아서 미장마저 배신하는 거 아닐까 했지만 역시나 좋으시다. 한결같아. 엉엉.

견환이 처음 후궁이 되고 아파서 오랫동안 황제를 보지 못해 총애를 얻지 못하는 반면 미장은 타고난 미색과 여성스러움, 차분함으로 황제에게 가장 먼저 총애를 얻는다. 그래서인지 화비냥냥의 제1타겟이 되어..... 우여곡절을 제대로 겪는다. 화비냥냥이 지독했지만 견환과 제대로 fighting한 건 별로 없는 반면 심미장에겐 제대로 죄를 뒤집어 씌운다. 그래서인지 심미장의 최대 원수가 화비냥냥. 견환과 처음 사이가 벌어진 것도 화비냥냥 제거를 두고 였으니 말 다했다. 


믿었던 황제마저 결국 남의 말 한마디에 쉽게 돌아서는 사람인 걸 깨달으면서 미장은 황제에게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고 꿋꿋이 궁에서 버텨간다. 그래도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낳으면서 미장에겐 어느정도 위로가 됐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미장을 죽인 것도 결국 릉용때문이었다ㅂㄷㅂㄷ. 



지고지순 온실초. 견환에게 청혼한 후 까였지만 궁 생활 내내 견환을 지켜준다. 온실초를 보면서 궁중에서 살아남으려면 어의 한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겠구나라고 절실히 느꼈다. 견환이 처음에 사람들 눈을 속이고 아픈척을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출궁 이후 건강을 지킬 수 있었던 것도, 뒤에 이어진 임신에서 아이를 지켜낼 수 있었던 것도 다 '온실초' 때문이었다. 글만 보면 온실초는 매우 호감가는 인물이지만 이상하게 그렇지는 않다. 


이미 후궁이 된 견환에게도 미련을 질질질 남기는 모습을 보이는데 자기가 그러는게 견환을 죽일 수도 있다는 건 전혀 모르는 지 경솔해보였다. 실제로 위험에 빠질 뻔 하기도 했다. 미장과 러브러브를 나눌 때도 자신의 마음이 미장으로 기우는 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도 망설이고, 미장이 죽는 순간에도 '사랑한다'는 말 한번 시원하게 해주지 않으니 보면서 무척이나 답답했다. 이 인간아!



최애 캐릭터 '근석' 


견환의 너무나 든든한 심복이다. 근석이 있었기에 견환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짜 차분하고 조언도 조곤조곤하게 잘 말해주고 무엇보다 견환을 위해선 모든 다 한다. 출궁 이후에 소배성을 이용해 돌아올 수 있었던 것도 다 근석덕분이고, 이후에 근석과 소배성의 '대식관계(환관과 궁녀가 부부관계처럼 지내는 것)'로 근석이 신형사에 가게 되는데 이 와중에도 견환을 전혀 원망하지 않는다. 소배성과 대식관계를 맺은 것도 다 견환의 회궁을 위해서였는데 말이다. 이처럼 멋진 언니가 주인으로 모시는 견환 역시 근석을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둘다 넘나 멋진 것... 


유주와 완벽(친정시녀)들보다 더 좋은 시녀였다. 유주는 너무 안타깝게 죽고 완벽(견환의 배다른 동생)은 은근히 보는 사람 빡치게 하는 짓을 많이 해서 견환을 지켜줄 순 없었지만 근석은 견환이 쇄옥헌에 들어온 순간부터 태후가 될 때까지 옆에서 든든하게 지켜준다. 출궁 때에도 견환과 함께 해 고생을 같이 겪는다. 



난 흑화한 견환이 너무 좋다ㅎㅎㅎㅎㅎㅎ


이전의 견환은 똑똑하긴 해도 무른 구석이 있어 계속 적들한테 당했는데 흑화한 견환은 쉽게 안당하고 자기가 되려 계략을 쓰는 모습까지 보여주니 통쾌하기 그지 없다. 넘 멋진 언니. 

그리고 자신의 계략으로 상대가 폐위되고 죽어도 결코 그 앞에서 웃지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궁에서의 삶이 지겹고 무서운 듯한 표정을 짓는데 그게 더 매력적이다. 견환이 상대를 죽이고도 웃는다면 견환의 편이 되긴 힘들테니까 말이다.


한국제목으로는 '옹정황제의 여인'이라는데 정말 후궁들 사이의 암투가 장난이 아니다. 이 속에서 화려하게 사느니 차라리 먼 변방에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사는 게 훨씬 행복한 삶일 거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후궁 사이의 일은 더 이상 후궁만의 일이 아니라 조정의 일과 엮어지면 어제 존경받던 후궁도 오늘은 바로 냉궁에 가게 되는 게 이 시대 후궁들의 처지였으니.. 개인적으로 황제와 시침하길 바라는 후궁들의 모습에선(초반부에 굉장히 많이 나옴) 황제가 소름끼치게 싫은 정도로, 시침 한 번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전근대 시대가 너무 야만적이고 잔인하다고 느껴졌다. 


물론 위에는 옹정제를 욕했지만 이 황제도 참 연민이 느껴지는 인물이다. 황제라는 자리를 향한 탐욕으로 형제들을 죽이고, 그렇게 얻은 권력에 대한 집착은 황제위에 올랐어도 계속돼 후궁을 의심하고, 관리를 의심하고, 병이 들어 누워있어도 상소를 계속 읽게 만든다. 마지막에 '내가 이룬 것들은 모래알처럼 다 사라져버렸다'고 말하는 황제의 말처럼 영원한 건 없다. '권력'이란 놈은 더할뿐. 


그리고 후궁견환전을 보면서 드는 딴생각은,

내가 이때 태어났으면 후궁이 될 리는 당연히 없고 이 후궁을 돕는 시녀?가 될 수 있었겠짐 하면서 시녀가 되면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였다.ㅋㅋㅋㅋㅋ근석처럼 좋은 주인을 만나면 나도 충성을 다할테지만 황후나 화비냥냥같은 애들을 만나면 같이 안좋은 일에 동참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죽거나 그럴터이니, 이 후궁들보다 더 불쌍한 것은 소윤자, 소하자, 유주, 송지와 같은 이들이 아닐런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