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의, 아니 어거스트디의 솔로콘서트 디데이 서울 공연과 파이널 공연까지 운좋게 모두 관람했다. 위버스라이브에서 들뜬 목소리로 솔로콘서트 해외투어 소식을 전했을 때부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길고 긴 대장정이 끝났다. 심지어 아미들은 당초 몰랐던 서울에서의 3차례 파이널콘서트까지 추가 되었으니 약 1개월가량이 더 길어진 셈이다.

방탄 멤버들과 함께 서는 무대가 아닌 홀로 무대에 선 윤기는 1명으로도 무대를 꽉 채웠다. 그룹으로 활동하면서도 꾸준히 냈던 개인 음악들은 120분의 공연시간을 빼곡히 채울만큼 충분했다. 더 대단한 점은 그 모든 노래들은 아미들이 따라부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전주만 흘러나와도 고함이 터져나왔다. 윤기가 쌓아온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들이었다.

방탄의 멤버가 솔로콘서트를 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BTS는 대중들에게 그룹으로 훨씬 더 인지도가 높은 가수지만 멤버들 한명한명의 기량이나 존재감이 모두 충분했기 때문에 그룹의 성장과 함께 멤버들 각자도 모두 성장했을테니 그룹콘서트 후에는 개인콘서트가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졌다. 그런데 이번에 디데이 콘서트를 보면서 느낀 건 그건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것. 그 바쁜 그룹 활동 중에도 윤기가 개인 콘서트를 열 만큼 어거스트디라는 이름아래 많은 노래를 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방탄의 노래로는 풀기 어려운 자신의 이야기를 솔로곡을 통해 풀어냈고 아미들은 윤기의 솔로곡에도 많은 애정을 쏟았다.

무엇보다 지난해 6월13일부터 시작된 챕터2의 시간을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으로 쓸 수 있었을텐데도 윤기는 해외투어를 기획하고 준비했다. '때론 너의 휴식은 추락이 된단걸'(interlude:Shadow)이라는 가사가 떠오르기도 했으나 어거스트디의 트릴로지 마무리는 결국 공연이어야 했다. 

윤기가 바쁘게 움직인 덕분에 각국의 많은 아미들이 기뻤고, 행복했다. 특히 공식 응원법이 따로 없는 곡들이었는데 해외 투어를 거치면서 아미들은 자체적으로 응원법을 만들고 공유하고 연습했고 파이널 콘서트에서는 그 응원이 정점에 달했다. 한국 아미들이기에 더 잘 따라할 수도 있었던 건 맞지만 해외공연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방탄콘서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발라드 콘서트만을 가는 나였기에 이번 공연에서의 체험은 정말 새로웠다. 무대 위에 선 아티스트와 완벽한 교감, 관객석의 고함과 떼창으로 귀가 얼얼해지는 감각, 양옆에 선 아미들과 느끼는 일체감. 추첨제로 당첨이 돼 찾은 서울 콘서트가 끝나고 나서는 '와 정말 재밌었다'는 감각이 온 몸을 휘감았다. 스탠딩을 했던 파이널콘서트에서는 나를 둘러싼 모든 아미들의 열기가 대단해서 공연이 끝나고나서도 - 어쩌면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공연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었다. 

 

응원법을 외워가려고 팬챈트 가이드를 출력해서..=_= 달달 외웠는데 그 덕에 가사 한줄한줄, 단어 하나하나를 더 깊이 음미할 수 있었다. 콘서트를 다녀오고 나서 어거스트디의 세 앨범을 더 사랑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삼부작이라는 게 아쉽지만 이번 콘서트 덕분에 윤기는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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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6월24일 디데이 인 서울 

 

 

서울 콘서트는 추첨제였다. 당첨은 기대조차 않았으나 신청은 해놓고선 티켓팅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와중에 두둥. 당첨됐다. 공지 제대로 안보고 좌석 반은 추첨제, 나머지는 예매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상 전석 추첨제였다. 당첨 안됐으면 피눈물 흘렸을 뻔. 

 

오후에 당첨발표 확인하고 속으로 소리질렀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때 이후 공연날까지 기분 안좋을 때마다 생각했다. "윤기 콘서트가 날 기다리고 있어.."

 

 

공연 전: 아니 이분들은 누군데 현수막에 걸림?

공연 후: 팀슈가 사랑해요♡♡♡♡♡♡

 

중국 아미들의 서포트는 매번 볼때마다 놀랍다.. 자본의 힘(물론 애정이 기반)

아우 이뻐 

곳곳에 걸린 윤기 사진 다 너무 이뻤다. 

서울콘에서 입은 발렌티노 특별 제작 의상 너무 멋졌다. 윤기랑 진짜 잘어울림.

서울콘은 2층 좌석이었어서 서두를 거 없이 공연장에 갔다.

아미존에서 나눠주는 포카도 운 좋게 마감 직전에 받았다. 아이돌 팬이 됐는데도 아직까지도 포카문화 잘 이해 못하지만 잘생긴 윤기 사진 받으니까 기분은 좋더라ㅎ... 

 

규모가 작은-방탄 기준- 실내 공연장이다보니 2층이었는데도 시야가 정말 좋았다. 양 옆에는 일본인 아미들이 앉았는데 두런두런 대화할 수가 없어서 아수웠다 흑.. 

 

공연 시작전까지 폰에 다운받은 응원법 가이드 계속 보면서 연습했다. 이렇게 열심히라니. 이건 찐사랑이야. 이런 생각 987321번 할 때쯤 공연이 시작됐다.

 

주변에 응원을 그렇게 미친듯이 하는 아미들이 없었는데 내가 그 미친아미가 되어보자 싶어서 정말 열심히 따라불렀다. 떼창 열심히 했더니 공연의 재미가 진짜 배로 커졌다. 이날 게스트로 싸이가 나왔는데 무대에 나오는 순간 공연장 함성이 너무 커져서 귀가 멍해졌다. 댓댓 따라부르는 재미 진짜 미.쳤.음. 정구기가 왜 허구한날 댓댓 불렀는지 알 것 같았다. 

 

대취타랑 해금으로 시작한 공연은 사람과 사람팟투를 부를 때는 서정적인 분위기가 흐르다가 다시 어거스트디의 진한 랩핑을 느낄 수 있는 곡들로 채워졌다. 욱! 할 때는 진심 신나서 페스티벌 온 줄... 

 

공연 막바지로 갈 수록 윤기가 하도 '마지막' '마지막'을 강조해서 이 앙큼고양이 또 뭘 준비한거야.. 했지만 그대로 공연이 끝나버려서 진짜 마지막인데 마지막을 강조한거야? 하고 허탈했다. (담날 공연에서 파이널 공연 공지함) 너무 재밌게 놀았다보니 공연이 끝나고 공연장이 환하게 불이 켜졌을 때 "난 이제 놀 준비된 거 같은데 다 집에 간다고??"의 심정이었다. 

 

2. 

8월5일 디데이 파이널콘서트

 

서울콘서트로 디데이콘서트의 재미를 안 이상 파이널콘서트는 무조건 가야했는데 정말 험난했다. 이번 공연처럼 처참하게 티켓팅을 망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ㅠ

 

이날 퇴근하자마자 가방 싸들고 피씨방에 가서 앉았다. 넉넉하게 시간 끊어두고 앉았는데 게임도 안하니 피씨 켜두고 폰으로 내내 딴짓했다. 근데 오픈시간 딱 되고 어버버하다가 몇 초 늦게 선예매 눌렀떠만 순서가 엄청 뒤로 밀렸다. 그때부터 쎄했다. 내 뒤에도 아미로 추정되는 애기들이 앉았는데 내가 아직도 만번대에 머무를 때 슬쩍 보니 네자리 숫자가 화면에 떠 있더라. 그분들은 티켓팅 여유롭게 성공해서 나가는데 나는 아직 좌석도 못보는 상황. 겨우겨우 기다려서 접속하는 순간 로그인이 풀렸다고 날 내보냈다.............미쳤나 인팤 기준 몬데 모냐고... 

 

이거 완전 내 상황이었음. 왜 난 정직하게 티켓팅을 하는 아미인데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티켓팅 선예매도 망해버리고

다음날 일반예매도 망하고

그 다음날 넘어가는 새벽에 한 취켓팅도 대차게 망해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쏟은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무조건 어떻게든 가야되는 상황이었음( 우냐? 울어?)

 

이때쯤의 내 루틴

- 기상 후 인팤 접속

- 마감 후 인팤 접속

- 퇴근 전 인팤 접속

....

취소표가 하나둘은 계속 뜨는데 예매하려고 들어가면 눈밭이 상황이 끊임없이 반복되어서 심신이 아주 너덜너덜해졌다. 아 그냥 포기하고 스트리밍볼까?라는 마음이 점점 더 커져갈 때쯤, 여느때처럼 눈 뜨자마자 인팤에 들어갔고 일반석에 자리가 꽤 많이 풀려서 들어갔더니 포도알 하나가 보여 냅다 예약하고 예약 확인 카톡 받음!!!!!!!!!!!!!!!!!!!!!!!!!!!!!!!!!!!!!!! "일찍 일어나는 새가 좋은 장점 = 슈가 티켓팅 취소표 주울 수 있다"

 

폰으로 보다가 결국 출력함

첫날 정국이가 게스트로 나왔다.

이 소식 듣고 속으로 울었다 ㅠ 정구가..... ㅠㅠㅠ 너무 이쁘다 정구기 

디데이콘서트 굿즈를 기념으로 하나 갖고 싶었는데 맘에 드는 게 티셔츠였다.

굿즈 사려면 현장 가서 바로 사거나 올공 반경 2.5km 안에서 예약한 후 가서 찾으면 되는 시스템. 울 집은 당연히 택도 없고 올공 근처 사는 친구한테 혹시나하고 부탁하니 친구집이 2.5km 안에 들었다!!!(만세!!!) 굽신굽신하면서 10시 땡하면 사달라고 읍소... "집에서 누워서 샀다"는 친구 말에 또 혹해서 기타피크도 사볼까? 했지만 이미 솔드아웃됨. (하지만 우리 윤기는 콘서트 이후에 기타피크 주문제작으로 내줬지요-)

진짜 더웟따

2시간 내내 서있더라도 스탠딩석보다 좌석이 조은데

그런 거 따질 형편 안되고 취소표 나오는 대로 주웠던 나는 일반석 스탠딩존, 그것도 거의 끝번호였다. 4시부터 집결해서 입장한 후 6시 공연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스케줄. 콘서트 보러 이렇게 공연시간보다 훨씬 일찍 나온 것도 처음이었다. 스탠딩은 천막 밑에 집결할 때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다. 내 번호가 너무 뒷번호여서 천막 없는 땡볕에서 30분가량 서 있었다 ^_^ 

스탠딩인데 시야 진짜 안좋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파이널콘서트에 올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자 

이번 공연은 아미들이 전보다 더 미쳤다(좋은 의미로)

엄청난 떼창. 

그걸 믿고 공연을 진행하는 윤기도 참 편해보였다

내가 간 날은 자만이가 나왔지롱~

사실 이미 리허설 공연으로 지민이가 올 거 같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막 놀랍지는 않았지만, 화면에 뜬 지민이 얼굴 보고 놀랐다. 진짜 예쁘게 생김.. 

막콘의 막날에는 석지니 호비가 관객석에, 남주니가 게스트로 섰지요. 

아미가 만든 이 멋진 사진 흑흑 ... (지금은 X가 되어버린) 트위터에서 주웠습니다. 

 

파이널콘서트에서는 기존 셋리에 어땠을까를 추가했다. 어땠을까는 어거스트디 노래를 각 잡고 듣기 전에 먼저 접했던 윤기 솔로곡이었는데 곡이 갖는 의미도 의미거니와 좋아하는 노래여서 더 좋았다. 

 

마지막 날에는 윤기가 중간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는데 후련함도 일부분 느껴지는 눈물이어서 그렇게 슬프지만은 않았다. 혼자서 이많은 공연을 해낸 네가 정말 대단해. 아미의 자랑이자 사랑, 입대 전까지 잘 쉬고(라이브도 켜주라...) 건강하게 다시 무대에서 보기를. 

때는 9월20일.
방탄 부산콘서트 예매에 겨우 성공하고 10월을 마냥 기다리고 있던 ㄴr..
종신옹 인스타를 보는데 10월 콘서트 공지가 떴다!! 바로 다음달이잖아? 하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티켓팅 일정을 보는데 티켓팅이 바로 그 주 금요일이었다. 아 아저씨... 9월23일 티켓팅을 20일에 알리는 게 어딨냐고요. 아오. 것도 오후 2시. 애매하다 애매해.

그래서 안하냐고요? 당연히 하죠,,ㅎ
티켓팅 당일. 마감할 원고 때문에 점심시간 반납하면서 겨우겨우 마무리 지어 놓고 한숨 돌리려는데 그제서야 번뜩 생각났다. 티켓팅!!!! 하고 노트북 시간을 보니 5분도 안남음. 육성으로 욕을 하면서 부랴부랴 인터파크에 들어갔고... 좌석창 접속하는 데만 20분 넘게 걸렸던 방탄콘과 비교하니(비교해서 미안해여 종신) 되게 수월하게 티켓팅 했다. 그런데 사람 욕심이라는 게 또 손에 표가 쥐어지니 자리 욕심이 나서 앞자리 취소표가 나면 몇번 줍기를 반복..하다가 맘에 차는 자리로 마침내- 겟.

1.
이번 공연의 제목은 '가을냄새'
'윤종신'+'가을' 조합은 필승이잖아요? 가을에 듣기 좋은 노래도 엄청 많고, 대놓고 '가을에 들어주세요'하는 노래도 몇곡인가. 이 계절에 공연하는 것도 오랜만인 것 같아 기대가 컸다. 게다가 소극장!!!! 몇년전 '부르지 않은 노래' 콘서트 티켓팅 개같이 망하고 난 후 이 얼마나 기다려왔던 소극장인가ㅜㅜ 2주에 걸쳐 총 8번 공연을 했는데 첫주 토요일, 둘째주 일요일 공연으로 2회 예매를 했다.


공연 장소는 신한 플레이 스퀘어 라이브홀.
합정역 메세나폴리스에 있는 공연장이다. 예전에도 메세나폴리스에서 종신옹 공연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하철, 버스정류장에서 접근성이 좋다. 합정역이 멀어서 그렇지..

1층 5열 12에서 본 무대 시야.
종신옹 공연 쫓아다닌지 10년 가까이 되는데 이정도로 무대와 가까웠던 적(사실 있네? 대충 모른척) 처음이었다. 종신옹이랑 눈 20번은 마주친 거 같은데 아마 1층에 앉아있는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생각했을 듯ㅠㅋㅋ

2.

총총
졸귀
아저씨 꾸벅 인사하는 거 졸귀ㅠㅠ
안녕안녕
이 미소가 좋아
종신옹도 은근 안늙는다
좋니 열창
멋졌던 밴드
진짜 구엽네
안녕~~

(사진은 본공연이 끝나고 앵콜곡+인사할 때 찍었습니다)

지난 연말 공연 이후 10개월만의 종신 공연.
소극장이라는 장소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인지 종신옹의 내밀한 속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던 공연이었다. 개인적으로는 2020년 종신옹이 훌쩍 떠났던 이방인 프로젝트 이후 종신옹이 아티스트로서 어떤 스테이지에 와있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코비드 때문에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을 이방인 프로젝트지만, 그 경험 후 윤종신이 이전과는 또 다른 사람이, 아티스트가 됐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셋리스트의 초반부를 장식한 곡은 가을옷-늦가을-몰린.
이번 공연으로 몇 번 듣고 무심코 넘겼던 노래들을 재발견한 경우가 많았는데 가을옷도 그랬다. 월간 나오면 매번 꼭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두고 듣지만 확 꽂혀서 반복했던 노래는 아닌데 이번 공연에서 귀에 착 감겼다.

그 다음은 고백을 앞두고-애니-그리움 축제.
고백을 앞두고와 애니를 설명하면서, '고백'이 얼마나 특별한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누군가를 좋아해도 그 감정을 말로 꺼내 상대방에게 전하는 고백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으니까. 그 두근거리는 감정의 소중함을 느껴본지가 언제적인가.. 생각하며 무대 스크린에 뜬 고백을 앞두고의 가사를 음미하며 노래를 들었다.
애니는 말해 뭐해. 이전 종신옹 목소리 말고 최근 종신옹 목소리로 녹음한 애니 음원 좀 주세요. ㅠㅠ 곡 후반부 '난 널 사랑하고 있어~' 변주해 부르는 거 진짜 너무 좋아하는데 이번 공연에서 들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이미 만족감 100% 였다.
그리움 축제 역시나 원곡의 호란 버전도 좋아하고 종신옹이 다시 부른 버전도 좋아한다. 이 노래는 가사를 떠올리면서 가사 속 화자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듣는 재미가 있다. 늦은 밤 홀로 앉아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는 장면이 절로 그려지는 노래.

불멍-다중인격-본능적으로
가을옷에 이어 재발견한 곡 '불멍'. 그리고 한때는 사골곡으로 생각했던 '본능적으로'가 새삼 좋아서 히트친 곡은 분명 이유가 있다 싶었다.

내 사람들-이별택시
아니, 내 사람들 이 노래 진짜 뭐에요???ㅜㅜㅜㅜ 가사 이렇게 좋았나. 이것도 종신옹 버전 음원이 절실합니다. 아님 미스틱.. 월간 윤종신 유투브 계정에 내사람들 공연 영상 꼭 좀 올려주세오,,,음원 따서라도 듣게..

너는 참 사랑스런 사람이야 떠났어도
너는 참 잊기 힘든 사람이야 오래도록


이 부분이 마음을 저릿하게 하는 뭔가가 있다.헝....

기다리지 말아요-롱디에 이은 올해 월간 윤종신 10월호 '섬'
음원 발매 전 미리 불러주었다. 공연 전에 미리 가사는 공개했던 터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갔는데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왜냐, 섬은 종신옹이 소극장에 찾아온 관객들에게 바치는 노래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난 내맘대로 섬을 팬송이라 정의내렸음.
종신옹은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아티스트로 예전에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시기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에서 좀 비껴나 자신은 육지에서 조금 떨어진 섬에 머무르고 있는 느낌이라고. 대중들의 관심에 일희일비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이 지금껏 쌓아오고 구축한 취향대로 노래를 부르고, 그 노래를 들으러 섬에 찾아오는 팬들과 오래 가고 싶다고 했다. (섬이 어떻게 팬송 아닐 수가 있나요오오) 물론 그 섬은 육지에서 5분마다 있는 배편을 타고 쉽게 올 수 있다고 종신스러운 유머를 곁들여 말하긴 했지만 버드맨 부르던 종신옹이 아티스트로서 다음 단계로 넘어 갔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 보면 가요계에서 한 시대를 호령하던 가수가 계속 활동한다고 해도 늘 관심의 꼭대기에 있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종신옹 보다 윗세대의 원로가수들도 우리가 대중이라고 부르는 무명의 집단의 관심에서 멀어져도 꾸준히 노래를 하고 공연을 한다. 종신옹도 어쩌면 그 수순을 잘 밟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동안 노래를 불러주면 좋겠다.

이와 관련해서 한 이야기가 '월간 윤종신'
월간 윤종신 초창기만 해도 한달에 한번씩 새로운 노래를 만들고 부른다는 게 굉장히 신선한 프로젝트여서 주목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햇수로 13년차가 되어가니 윤종신이 으레 하는 일처럼 여겨지면서 관심도 이전만큼은 못하다고. 월간 윤종신 유투브에 올리는 신곡의 조회수가 이제 어느 정도 고정적인데, 그 정도의 사람들이 윤종신의 섬에 찾아오는 것 같다고 했다.
더 대단한 건 종신옹은 아직까지 월간 윤종신 작업이 스트레스인 적이 없다고 했다. 이 부분에선 팬으로서가 아니라 그냥 인간대 인간으로서 좀 대단하게 느껴졌다. 매달 하는 작업을 13년째 이어오는데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즐길 수 있다니. 이건 어쩌면 창작이라는 작업의 특수성 때문일 수도 있고, 아티스트가 가진 고유의 특권일 수도 있겠지만 성실하지 못하면 그 어떤 아티스트라도 해낼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난 성실한 사람들을 너무 좋아한다. ㅋㅋㅋㅋ
월간 윤종신을 그만두게 된다면 더 이상 노래로 할 말이 없어졌을 때, 일거라고 해서 안심했다. 말많은 아조씨한테 그런 순간은 당분간은 쉽게 오지 않을 거 같다.

관객석에서 '정규 앨범도 내주세요' 라고 했는데 부정적인 답변은 아니었으나 정규는 멀었구나 싶었다. 종신옹 할 말 생기면 바로 월간에다 푸는데 정규로 할 만한 이야기거리가 쉽게 생기지는 않겠지ㅠㅠ(그럼 신치림 2집이라도.. 신치림앨범존버단)

이어서 개인주의-나이-탈진-1월부터6월까지-너어게간다
로 본공연을 마무리했다.
개인주의는 왓챠 제작 '인사이드리릭스'에서 본 내용이 생각났다. 김이나 작사가와 종신옹이 개인주의 노래 가사에 담긴 생각에 대해 나눈 한시간 채 안되는 콘텐츠인데, 한번 보길 추천.
이번 공연은 종신옹과 밴드의 합이 좋았다. 특히 애니에서 색소폰 연주하신 분 진짜 몰린에선 플루트 부시고... 금관악기 마스터신가? ㄷㄷㄷ

앵콜곡은 무려........ 이별의온도!!!
이온 얼마만에 듣는 거지? 앵콜 외침에 종신옹이 '또 하나의 계절이 가고~'하면서 등장하는데 팔에 소름이 소름이. 워낙 다작하는 가수다보니 이건 뭐 부르는 노래마다 '와 이거 얼마만이여' 하고 듣게 된다.
그 다음 곡은 '좋니'
이번 콘서트 첫공연과 둘째날 공연에서 대중들이 잘 아는 유명한 노래 안불러준다고 좀 불만이 나왔던 모양이다.(아니 그럼 그냥 대형콘서트를 가세요) 소극장에 오는 관객이라면 몰린, 애니 정도만 직접 들어도 감격스럽지 않나? 싶은데 취향은 넓고 다양하니까요.. 그래서 전날과 전전날에는 부르지 않았던 좋니를 앵콜곡에 넣은 듯. 좋니는 워낙 유명해서 역주행으로 떴을 때 모든 무대마다 불렀는데 굳이 이런 소극장에서까지 들어야 하나 속으로 구시렁댔지만 간만에 라이브 들으니까 좋긴 했다.ㅎㅎ;;

3.


대망의 막콘.
이날 자리는 1층 4열 7. 저번 공연보다 한줄 앞이었지만 왼쪽 사이드.

친구랑 아침부터 영화보고 여유부리다 급하게 공연장 들어서 숨 돌리고 자리 앉았는데 미라님 볼캡 쓰시고 조용히 들어오시는 것 본 듯 했다. 진짜 아우라 때문에 저절로 시선이 갔다 멋져..

4.

니트조끼 잘 어울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날 공연 셋리는 22일 공연과 거의 비슷했다. 앵콜곡에서 이별의온도 대신 동네한바퀴를 부름..(미쳣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막날에는 10월호 '섬'이 공개된 후여서 미리 불러주는 선물 같은 느낌은 없었지만 콘서트 덕분에 월간 윤종신 음원이 나오자마자 바로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노래 중간중간 들려주는 이야기들도 당연히 이전 공연과 비슷했는데, 훨씬 간결해지고 농담을 더 많이 했다 ㅋㅋㅋ 이별택시 부르고는, "이 ㅅㄲ 이제야 아는 노래 한 곡하네"하는 입모양이 다 보였다고 농담도 하곸ㅋㅋㅋㅋ

앵콜곡에 동네한바퀴 선곡은 정말 기가 막혔다. 나 이별의 온도랑 동네한바퀴 둘다 라이브로 들은 사람 됨 ^_^

종신섬 주민으로 살아갈테니 앞으로도 소극장 공연 더 해주시오~

토요일에 다녀와서 바로 후기를 쓰고 싶었는데 카카오 화재가 티스토리도 먹통으로 만들었다.
티스토리는 이용자가 적고.... 복구도 후순위로 밀렸고....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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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공연 두장 요약

제 몸에 보라피가 흘러요
make it move left and right~

아, 나는 어쩌자고 방탄을 이렇게나 좋아하게 된 걸까?

15일 부산에서 열린 엑스포 유치기원 방탄 콘서트에 다녀왔다. 올 3월에 이어 두 번째 방탄콘서트. (라고 쓰지만 엄연히 이번 공연은 방탄의 콘서트는 아니다) 코로나 때 입덕한 원죄로 입덕한 해와 그 다음해에는 한국에서 열리는 콘서트가 아예 없었는데 그래도 올해는 공연에 갈 수 있는 기회가 2번이나 있었다.

부산 공연은 장소 선정부터 시작해 잡음이 많았기에 팬들의 피로도 또한 극에 달했다. 하지만 아미라면 누구나 예감했듯 이번 공연이 당분간 방탄이들 7명의 마지막 완전체 공연일 수 있기에 무조건 가야하는 공연이었다. 부산 공연 준비와 진행 전반에 관한 욕은 후술하기로 하고...

1.
티켓팅은 역시나 쉽지 않았다. 당연하지, 방탄 공연인데. 안되도 그만인 공연이 아니었기에 퇴근하고 부랴부랴 피씨방을 찾아갔는데 뭐에 홀렸는지 티케팅 시간 20분 남기고 이상한 건물에 차를 댔다. 차를 대고 밖으로 나와서야 그걸 눈치채서 정말 다급하게 다시 차를 몰고 원래 가려던 피씨방에 갔다. 그런데 도착하고 3시간권을 끊고 자리 잡는데도 하세월. 어이구, 할매.
진짜 기적적으로 2~3분전에 겨우 로그인하고 티켓팅에 들어갔다. 내 앞에 몇만이 대기하는 일이야 이제 익숙해~ 싶지만, 중간에 튕기거나 내 차례가 됐는데 포도알이 없다거나 할까봐 전전긍긍.. 피씨방 서버 덕분인지 무사히 들어갔지만 2층 자리는 없었고 3층 구역을 순서대로 누르다가 시제석인지도 몰랐던 구역에 포도알이 많길래 우선 닥치는 대로 예매를 하고 나왔다.
예매 성공한 순간에는 자리 구해서 다행이라는 생각뿐이었는데 뒤늦게 시야가 너무 안좋을 걸 알고 후회를 꽤 함.. 나중에 트위터 들어가보니 시제석 아닌 구역에도 꽤 자리가 남았던 거 같은데 맘이 너무 급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도 난 급하게 예매했을 듯, 성격 어디 가냐고,,?

2.
티켓팅 전에 해둔 일은 부산행 기차 예매. 1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조성진 공연 예매를 몇 달 전에 해뒀는데 수서역은 워낙 일찍 매진되기 때문에 미리 예매를 해둬야 했다.(그런데 공연 늦게 끝나서 결국 택시타고 서울역 감 ㅠ)
다시 집으로 오는 열차는 예매를 좀 느긋하게 했는데 원하는 시간이 없어서 예매대기를 걸어둬야 했다. 그래도 예매대기 걸어둔 표는 생각보다 잘 풀려서 예매 순조롭게 한 듯?

3.
공연은 저녁 6시 시작이었는데 1시간 전에 일찌감치 공연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공연 진행이 워낙 엉망이었기 때문에 일찍 들어가는 게 맘이 편했다.
일찍 들어가는 건데도 또 길게 줄을 서야 해서 욕이 턱밑까지 차올랐는데 탁 트인 공연장을 보는 순간 설레는 마음이 더 커졌다. 진짜 나도 노답이구나,,,중얼거리면서 자리를 찾았다.
자리는 생각보다 시야가 좋았다. PTD 서울콘 때보다 무대가 훨씬 가깝게 보였는데(그래봤자 면봉석임) 전광판이 무대 옆에 설치해둔 철물 때문에 가려진 게 아쉬웠다.. 흑..
자리에 앉아 숨도 고르고 아미밤도 꺼내서 어플이랑 연결하고 공연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다.

4.
6시가 되자 10초 카운트다운 시작. 커다란 전광판에 숫자가 뜨니 너무 들떴다. 아미들이 다같이 카운트다운을 힘껏 외치고 전광판이 암전되는 순간! 전광판 화면이 빨간색으로 꽉차고 전주가 흘러나오는데 옆자리 아미랑 “막드? 막드? 막드!!!?!?!?!?!?”

네, 첫곡이 무려 ‘마이크드랍(Mic Drop)’이었답니다. 첫곡을 듣는 순간 전날, 공연 당일의 개고생에 대한 보답을 다 받은 기분. 심지어 그 유명한! 2017 MAMA 막드 공연을 그대로 연출했다. 호석이가 멕썸노이즈~~하고 크게 외치면서 시작했는데 호비 무대 장악력 대단했고, 새삼 또 반했다. ‘막드=정호석’ 그자체. 막드 인간. 우리 정구기는 말할 것도 없구요. 막드의 매력은 몸 부서져라 추는 춤과 사이다 같은 가사인데 이 두 요소가 방탄을 상징하는 거라 막드는 무대마다 유툽에서 모조리 본 터라 더 벅찼다. 이걸 내 두 눈으로 보다니.

윤기가 마이크를 손에 딱 쥐고 진짜 마이크 드랍을 해야되는 순간, 마이크를 떨어뜨리지 않고 다음 무대가 시작됐다. 헉, 달려라 방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올해 신곡으로 나온 yet to come, for youth 그리고 달려라 방탄 가운데 가장 방탄스러운 노래를 꼽으라면 단연코 달방일텐데 활동기간 중 음악방송에서는 불러주지 않은 노래였다. 그런데 이번 공연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안무!!!!!와 함께.

달방 무대는 그냥 넋 놓고 봤다. 멀리서 봐서 안무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데도 이거 하나는 느꼈다. 와 안무 개빡세다. 7명이 한몸이 된 것처럼 추는 군무에 그래 이게 방탄이지 싶었던 무대. (나중에 팬들이 가까이서 찍어 올려준 직캠을 보고 몸져 누웠다)

이어진 노래는 RUN. 진짜 이 세곡만 하고 무대 끝낸다고 해도 힘들 거 같은데 어떻게 초반에 이 세곡을 연달아서 하지? 진짜 방탄 왜 성공했냐고 물어보면 고개 들어 이 공연 보게 해야 된다.ㅜㅜ
내가 정말 좋아라하는 SAVE ME도 불렀다. 호비 파트의 안무를 무척 좋아하는데 아쉽게도 이 부분 안무는 추지 않았지만(나중에 보니 태형이가 살랑살랑~ 춰줬다) 이 곡의 킬링 파트

고마워 내가 나이게 해줘서
이 내가 날게 해줘서
이런 내게 날갤 줘서
꼬깃하던 날 개줘서
답답하던 날 깨줘서
꿈 속에만 살던 날 깨워줘서
널 생각하면 날 개어서
슬픔 따윈 나 개 줬어
(Thank you. '우리'가 돼 줘서)

남준이 랩 부분에 마지막 떼창을 할 수 있어서 행복사. 남주니가 엄지척 해줌 >__<

단체곡의 3곡이 끝나고 이어지는 보컬라인의 00:00와 버터플라이.
00:00은 아미가 되기 이전에 들었어도 바로 빠졌을, 내 취향에 가장 부합하는 곡인데,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가사가 너무 탁월하다. 보컬라인들은 목소리 개성이 다 다른데 이렇게 보컬곡에서 잘 어우러지는 것 보면 참 신기하다. 이어지는 버터플라이도 넘 좋았고, 마지막에 정구기가 소리가 줄어든 반주 위에 읖조리듯 부른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
넌 아무 말도 꺼내지도 마
그냥 내게 웃어줘

ㅜㅜㅜㅜㅜㅜ그래 정구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컬라인 나왔으니 다음은? 당연히 랩라겠죠?
보컬라인이 두곡 부를 때부터 마음 한편에 랩라 어떤 곡 부를지 궁금해서 기대감이 무척 컸다. 첫곡은 바로 욱! 내 출근길 최애송. 만원 버스에서 다 부숴버리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는 곡(당연히 아님)이라고 혼자 생각한다. 랩라 세명이 서 있는 거 보면 새삼 너무 든든하다. 남주니, 윤기, 호비 어떻게 이래?
이어지는 곡은 싸이퍼3. 예전에 어느 무대에선가 윤기가 아미들보고 "싸이퍼도 떼창하는 아미들이니 이곡은 당연히 따라하죠~"이런 식으로 말한 적 있는데 방탄만큼이나 아미들,,기세가 대단했구나 싶었다. 싸이퍼 라이브 해 준적이 오래이니 당연히 난 콘서트에서 보는 거 처음. 남주니가 이날로 싸이퍼3는 보내준다고 했는데 가수들 이렇게 옛날곡 하나둘 떠나보내는 거 뭉클하고 귀엽다. (아이유 마시멜로우처럼)
싸이퍼3에서 남준 랩 너무 잘해서 깜놀. 그 많은 가사를 그렇게 정확한 발음으로 부르다니. 윤기는 아미들 좀 그만 꼬시고,,, ㅋㅋㅋㅋㅋ호비는 솔로단독공연 이후 기량이 어마어마해졌다. 이전에도 놀라웠는데 실력은 물론 공연 흐름을 이끌어가는 에너지가 대단했다.

랩라 이후 애들이 준비하러 들어가고 전광판에는 요상한..... 현대로봇강아지가 등장해서 애들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이 나오는데 현대 다이내믹스 인수하더니 로봇강아지,,,홍보 열심히 하네. 강아지 너무 안귀엽고, 오히려 묘하게 불쾌한 골짜기가 느껴졌는뎈ㅋㅋㅋ 애들 뒤에 데리고 무대 나오는 연출은 재밌었다.

이어진 곡은 다이너마이트-작은시-버터. 다마는 입덕곡이기도 하고 당시 연말 모든 무대가 다마가 빠지지 않아서 질리도록 들었는데도 안질려. 신선해. 상큼해. 버터는 곡 시작할 때 일렬로 서서 한명씩 나오는 부분 정말 멋진 동선이라 생각한다. 정구기 너무 잘해ㅠ_ㅠ

Ma city-쩔어-불타오르네-아이돌
마시티는 공연 취지를 생각했을 때 빠질 수가 없는 곡. '부산의 바다여~' 지민이 파트 너무 시원하게 들렸다. 공연 끝나고 제일 재생 많이한 곡인듯. 쩔어-불타오르네-아이돌은 그냥 정신 놓고 뛰었다. 재밌어... 소리지르는 공연 최고야....

공연은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Young Forever-For youth가 이어졌다. 영포의 문을 여는 남준 파트는 무대 위에서 쏟아내고 있는 모습을 보아하니 더 몰입이 됐다. 이날 공연에서 남준이가 활짝 웃는 모습을 보지 못해서 마음이 쓰였는데, 더운 텅 빈 무대 위에서 웃던 관객들 모습만 떠올리길 바라.

앵콜곡을 앞두고 멤버들의 엔딩멘트.

호비부터 시작됐는데 보통 호비는 간결하게 멘트를 하는 편이던데 이날은 생각이 많았는지 진심이 담긴 말을 많이 들려줬다. 방탄이들도 서로 믿고, 방탄과 아미도 서로 믿음이 필요하다는 것. 마 당연히 믿지~ 호비가 믿으라는데 안 믿겠냐구~

펌을 한 이후 유독 동동이 같은 지민이는 아미들에게 생일 축하노래를 받았다.(사실 엔딩멘트 직전 멘트에서 받음) 공연 전 지민 최애팬들이 '지민'이 적힌 부채를 나눠주면서 지민 첫 개인멘트할 때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달라고 했었다. 공연 이틀전이 지민이 생일이었음. 그런데 공연 자체가 그동안 방탄이 해왔던 콘서트랑 달라서 그런지 이 타이밍을 아미들 모두가 못잡는 거 같았고 ㅋㅋㅋㅋ 그래서인지 중간에 환복하러 애들 들어갔을 때 관객석에서 생일축하노래 n절 부르기도 했다. 지민이가 멘트하니까 맘이 급해서 냅다~~ 생일축하노래를 불렀는데 멘트랑 섞이면서 조금 엉성할 수 있었던 걸 호비가 너무나도 센스있게 다시 한번 부를 수 있도록 운을 띄워줬다. 호비 진짜 너 천재니?

엔딩멘트 마무리를 늘 맡았던 리더 남준은 이번엔 앉아있는 순서대로 일어나 마지막 멘트를 했다. 자연스럽게 하고 싶어 일어났다고 하는데 남준은 툭 치면 폭포수처럼 그동안의 일들을 쏟아낼 거 같은 얼굴로 말을 아꼈다. 처음으로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하지 않고 무대에 섰다고. 말을 하지 않아도 아미들은 알거라고 하면서 앞으로 자신들의 앞에 펼쳐질 일들에도 자신들을 믿어달라고. ㅠㅠ

그다음에 일어서 정구기는 ㅋㅋㅋㅋ 처음 아무 생각 없이 올라운 남주니형과 달리 자신은 늘 생각이 없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더니 예사 그 귀여운 말투로 지금껏 함께해온 멤버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팬들이 정구기 이 멘트에 형들 반응을 영상으로 올려줬는데 애들 다 입꼬리가 너무 씨익 올라오더라ㅠㅠ 진짜 방탄 귀여워서 떴다ㅠㅠ

석진이는 이 무대에 서기 직전까지 목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고백하면서 무대에 올라오니 목소리가 나오는 게 '아이돌이 과연 천직아닐까?'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라이브 너무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몰랐다. 멘트할 때 목소리에선 목이 나간 게 조금 느껴지는데 노래할 때는 평소와 같았는데. 고생했어. 이제 곧 싱글앨범이 나온다는 깜짝 발표도 하고. 공연이 있는 주말이 지나고 17일 석진이 군 입대 공지가 나왔는데 팬들은 모두 예견했던 것이라 놀라지 않았지만 입대전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가는 석진이를 보면서 괜히 울컥했다.

다음엔 윤기. 윤기답게 이 시끄러웠던 부산 공연에 대해 한번 짚어주고는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대로 묻어두자고 ㅋㅋㅋㅋ그래 이런 거 짚어줘야 윤기지. 어휴, 진짜 속시끄러운 공연이었다. 정말. 자긴 오래오래오래오래 하고 싶다고 20,30년 뒤에도 무대 위에 있을테니 같이 늙어가자고 했다. 웅, 당연하지.

마지막 태형. 태형이 마지막 멘트 하기 부담스러워서 정말 싫다면서 포문을 열더니 ㅋㅋ 공연 준비하면서 하나 궁금한 게 있었다고. 방탄회식 때 울면서 단체활동 중단한다고 했는데 또 이렇게 공연하는 거 어떻게 생각하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윤기가 옆에서 중단한다고 말한 적 없고, 쓰시는 분들이(기자들이) 그렇게 말한 거라고 정정해줬닼ㅋㅋㅋㅋㅋㅋ 열심히 준비했고 일회성 공연인데도 달려라 방탄 안무도 있고 아미들이 좋아해줄 거라 생각했다고. 이렇게 늘 아미들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하는 태형이 화법 너무 좋아해.

공연은 봄날과 옛투컴으로 마무리됐다. 하 봄날은 21세기 명곡임. 땅땅.


5.
한여름밤의 꿈처럼 딱 하루 열렸던 공연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공연 이틀 후에 애들의 군 입대 계획이 발표됐는데 발표 시점이야 공연 이후지만 결정 시점은 한참 전일 것이고. 남준이가 엔딩멘트에서 아미들이 오늘의 즐거운 기분을 그대로 안고 돌아갈 수 있도록 말을 아낀 이유는 더 분명했다. 3월 무함성 콘서트 이후 방탄이들의 콘서트이고, 당시 콘서트를 코비드 이전의 완전한 콘서트로 보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3년만에 한국에서의 콘서트였다. 그리고 이제 당분간 볼 수 없는 방탄 완전체 콘서트.
이렇게 될 걸 모두가 알았기에 엑스포 기원 부산 공연에서 들려오는 잡음은 정말 팬들을 분노케 할 수밖에 없었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5732

[문화는 나의 것] 부산엑스포 유치전, BTS가 ‘천군만마’는 될 수 없다 - 미디어오늘

방탄소년단의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 \'방탄소년단 옛 투 컴 인 부산\'(BTS Yet to Come in BUSAN) 공연장이 끊임없는 우려와 논란 끝에 결국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으로 변경됐다. 기존에 공지

www.mediatoday.co.kr

(칼럼 내용 중)
이번 방탄소년단 콘서트는 한국 아미들에게 2019년 10월 열린 ‘BTS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더 파이널]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함성 대면 콘서트다. 지난 3월에 열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은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함성을 지를 수 없었던 이른바 ‘박수 콘서트’였다. 여기에 맏형인 멤버 진이 연말 예정대로 군에 입대한다면 방탄소년단 멤버 7명이 함께하는 다음 콘서트는 언제가 될지 기약이 없다.
아미들은 이렇게 소중한 공연 기회를 ‘부산엑스포 유치’라는 대의 앞에 양보한 셈이다. 그나마 공연 좌석 중 가장 좋은 3800석은 국제박람회기구 170개국 회원국 VIP들에게 배정될 예정이니 쓰린 속이 오죽할까. 하지만 부산의 숙박업소들은 대목에 눈이 멀어 팬들의 주머니를 털 생각에 혈안이 됐고, 부산시(혹은 하이브)는 공연장 부지를 선정하면서 공연장을 찾을 10만 아미들의 편의성과 안전은 우선순위로 고려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저 아미들이 방탄소년단에 대한 무한 지지와 사랑으로 부산엑스포 홍보에까지 앞장서줄 거라 기대한다면 착각에 가깝다. K-팝 팬덤이라는 집단은 사람들의 생각보다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정부가 나서서 방탄 공연 무료로 잡아줄게~ 고맙지~?라고 생각해선 안되는 포인트를 정말 정확하게 설명했다. 다음 콘서트가 기약 없는 상황에서 이 공연이 어떤 의미인데 이 기회를 이따위로. K팝은 이용하고 싶은데 K팝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인 팬덤에 대한 얄팍한 이해와 무지는 고칠 생각도 않고.
공연장 부지 선정, 기획사에게 공연 비용 일체 떠넘기기, 공연 당일의 무질서 등등.. 꼽을 수도 없이 많은 문제들. K B S에서 기획사 비용 떠넘기기로 단독 보도한 다음날 산업부가 반박자료 보낸 걸 봤는데 이렇게 그 반박자료의 atoz를 뜯어고쳐주고 싶은 건 처음이었다. 내가 잘 아는 문제는 이렇게 잘 보이는구나. 진짜 문제가 뭔지.

공연당일도 진짜 개판이었다.


본인확인, 티켓수령, 이벤트 당첨, F&B를 구분 없이 보조경기장에 들여보냈다. 줄만 몇시간을 선건지. 5만명 불러놓고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생각하신 건 아니죠? 3월 PTD 서울콘 생각하면 본인 확인하는 부스까지 걷긴 많이 걸었어도 안내가 명확하고 스탭들도 많아서 답답하지 않았는데 이번 공연은 모두가 혼란 속에서 줄을 서야만 했다. 게다가 입장 시간이 빠른 스탠딩석 아미들은 땡볕에 오래 줄을 서고도 6시 넘어서 입장할 수밖에 없었고.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던 달려라방탄 무대 놓친 건 뭐로 보상할 셈인가?
그나마도 한국인 아미들은 제대로 된 답을 듣지 못해도 스탭에게 물어볼 수나 있었지 외국인 아미들은 그저 눈치로 그 줄을 서야 했다. 엑스포 유치 기원행사면서 왜 외국어 통역 지원 못하는 스탭들을 고용한건지는 말하기도 입 아프다.

공연이 오래 기억에 남은 건 그저 무대가 좋았기 때문에. 이런 환경속에서 치러지는 공연이라면 그냥 관습에 젖어 하던 곡 대충 했을 법한데도 아미들 온다고 새로운 안무까지 배워서 무대를 꽉꽉 채워준 방탄이 멋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미들이 연대해서 숙박비가 폭등하지 않은 숙소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외국어 가능자들이 모여 외국인 아미들에게 통역을 지원하는 모습을 봐서였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698377?sid=110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BTS 아미들 [삶과 문화]

방탄소년단이 2030부산세계박람회의 홍보대사가 되었고,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무료 콘서트가 부산에서 열릴 것이라는 소식에 전 세계 아미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하지만 콘서트 장소가 기

n.news.naver.com


둘!셋!의 '우린 우리끼리 행복할게'가 떠오르는 하루. ㅂㅅ시 더러웠고 다시 보지 말자 ~

피곤할텐데도 라이브 와준 막라대장과 막라

(사진 출처는 사진에 있습니다. 문제 시 삭제할게요)
마지막은 마음 정화용으로 정구기 사진

그러하다. 드디어 살아있는 방탄이들을 보게 됐다.(박수질러~~~~!)

2년 반만에 한국에서 방탄 콘서트가 열렸고, 다마 입덕인 나는 근 1년반만에 방탄 콘서트에 가게 됐다. 

작년 말부터 올해는 오프라인 콘서트가 열릴 거라 생각은 하고, 멤버십도 미리 가입해뒀는데 막상 진짜 열린다고 하니 티케팅에 성공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빡센 티케팅은 첨이라구요ㅠㅠ 흑흑 

 

3월3일 티케팅 당일

퇴근 후 집에 가서 노트북으로 할까 고민도 했지만 실패하더라도 최선은 다해봐야 후회가 없을 것 같아 피씨방에 갔다.

피씨방은 정말 몇년만인지, 자리 잡는데만 버벅버벅. 티켓 오픈 시간이 저녁 8시인데 7시 전부터 가 앉아있었다. 시간이 좀 남아 인터넷쇼핑이라도 할까 싶었지만 두근대는 마음이 가라앉질 않아 화면만 띄워두고 카톡만 했다. 친구 두명한테 따로 부탁을 좀 해놓고, 8시가 되길 기다렸다. 시간이 다가오자 자리 앞뒤로 아미임이 120% 분명해보이는 분들이 나와 같은 화면을 띄워두었고.. 내가 온 이 구석진 피씨방의 풍경도 이럴진대, 다른 곳은 얼마나 더 많은 아미들이 이렇게 많을까? 싶어서 더 불안했다. 

 

결론은, 막콘 2층 52구역을 잡았다. 성공한 시간이 8시 20분 가량됐나? 친구는 나보다 5분 정도 앞서 중콘 1층 사이드자리를 잡아주었고! 

이번 티케팅은 대기번호를 부여받고 기다렸다가 내 차례가 되면 티케팅 화면에 접속돼 예매를 하는 방식이었는데, 한번에 예매창을 여러개 띄워두면 오히려 대기번호가 줄다가 중간에 튕겨버리는? 것 같았다. 티케팅을 하는 순간엔 1분1초가 아까우니 뭘 생각할 틈이 없지만 나도 창을 여러개 띄워놓고 있어서 문제였나 싶기도 하고. 알쏭달쏭 티케팅.. 어쨌든 자리를 잡았으니 우선 맘은 놓았는데 사람 욕심은 또 끝이 없으니 2층인 게 또 아쉬워서 몇번을 더 트라이했다. ㅎ 하지만 될리가 있남요? 막콘 2층에 만족하기로~.  

 

52구역 시야 

 

아이돌 콘서트는 처음이었다. 당연하다. 방탄이 내가 좋아하는 첫 아이돌이니까...

아이돌 콘서트는 원래 콘서트 몇시간 전부터 공연장 주변이 여러 이벤트와 나눔으로 축제같은 분위기라 들었는데, 코로나 여파로 모든 이벤트들이 다 취소되다보니 이번 공연은 참 썰렁했다. 아쉬워라. 지겨운 코비드 종식되고 다시 열게 되면 그때는 제대로 즐겨야지! 

 

콘서트가 열린 저번주는 일하는 내내 정신 한 구석은 콘서트로 가 있었다. 좋아하는 가수는 공연을 꼭 가는 편인데, 하필 방탄을 좋아하게 된 시기와 코로나가 맞물리다 보니 방탄 공연을 실제로 볼 기회가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같은 시간대를 호흡하고 있는게 맞나?라고 자문하게 되는 순간들이 몇 있었는데, 이번 콘서트는 그걸 해소해줄 거란 기대가 컸다. 

 

올림픽경기장 주변에 사는 친구와 함께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다 5시가 될 무렵 공연장으로 향했다. 원래 수용하던 관객수의 3분의1도 안되는 관객만 모인 공연이지만, 애초 그 수가 어마어마하다보니 본인확인하고 클래퍼를 받는 데도 시간이 엄청 걸렸다. 다른 가수 공연 생각하고 여유롭게 갔다면 정말 진땀 흘렸을 듯. 경기장에서 한참이나 걸어야 본인확인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나오고, 거기서도 한참을 걸어야 내 차례가 온다..kijul...

 

겨우겨우 공연장에 들어서고 나니 내 자리로 가기까지도 보통일이 아니었다. (할아미는 웁니다ㅠ^ㅠ) 좌석 공간이 매우 협소해 내 자리가 특정 구역의 정 가운데라면 이미 앉아있는 아미들에게 고개를 겁나 숙이면서 조심히 들어가야 한다. 다행히 내 자리는 한 열의 끝부분과 가까워서 덜했다만,, 다음 공연때는 좀 능숙해질 수 있겠지? 

 

급하게 당근으로 산 아미밤

공연은 너무너무너무 신났다. 함성 못지르는 게 너무 아쉬울뿐... 2층은 사실 전광판으로 무대를 봐야 하니 일어나서 뛰고 소리지르는 맛으로 앉는 좌석인 것 같은데 말이지요..

 

인상깊었던 무대는 당연 블랙스완. 블랙스완은 안무 영상도 몇번이고 돌려볼 정도로 너무 아름다은 곡과 안무, 그리고 무대라고 생각한다. 특히 지민이가 6멤버들 옆을 지나면서 앞으로 치고 나오는 그 파트는 힘있으면서도 부드러워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 

 

또 FAKE LOVE는 막콘 간 아미들이라면 다 손에 꼽을 무대 아니었을까?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정구기 자켓의 단추가 풀리는 순간 내 옆자리에 앉은 아미분이 내 팔을 치면서 짧은 소리를 내질렀고, 나도 반응하고 싶었지만 전광판에서 눈을 떼고 싶지 않아 미동없이 전광판만 뚫어져라 바라봤다ㅋㅋ 

 

다마에서 버터로 넘어가는 간주의 안무도, 엘에이콘 온콘으로 봤을 때부터 좋았는데 실제로 보니 무척 좋았다. 그저 소리지르고 싶을 뿐,,, 

 

서울콘은 작년 LA콘과 대체로 같은 셋리로 구성됐고, 몇곡만 달랐다. 내가 간 막콘에선 '봄날'과 'we are bulletproof: the eternal'을 마지막곡 전에 불러줬다. 봄날은 진짜 띵곡. 아미되기 전에도 방탄 노래 가운데 가장 익숙했던 곡인데ㅠㅠ bulletproof는 콘서트 다녀와서 계속 한곡 반복해서 듣고 있다. 

 

중콘 때 비가 너무 많이 왔고, 애초 일기예보상 막콘에만 강우예보가 있어서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막콘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날씨도 춥지 않았다,고 적기엔 정말 오지게 껴 입고 갔다. 집에 도착한 시간이 밤 11시가 넘었는데도 땀이 났을 정도니 ㅎ...

 

나의 정구기는 역시나 라이브를 너무 탄탄하게 잘해서 또 한번 빠지게 만들었다. 노래도, 안무도 모두 힘껏, 마치 오늘 공연이 마지막인 것처럼 몸을 불사르는 정국이를 실제 공연에서 보니 정말 좋았다. 파도타기 진두지휘하는 모습도,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마지막까지 인사해주는 모습도 눈에 가득가득 눌러 담았다! 다음 공연에선 소리 잔뜩 지를게!! 

WELCOME BACK! 

종신옹이 돌아왔다, 무대로. 

 

이방인프로젝트를 한다며 떠나기 전 마지막 공연을 연 2019년 이후 2년만에 종신옹이 공연을 열었다. 덕후는 습관처럼 티케팅에 나서고 올해는 방탄 덕질에 빠져 조금은 미지근한 온도로 종신옹 덕질을 이어간 터라 큰 기대가 없을 줄 알았는데. 콘서트 전날이 되니 너무 기대가 되고, 당일이 되니 설렘 가득ㅠㅠ 

 

이방인프로젝트를 했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종신옹은 매년 연말에 콘서트를 꾸준히 여는 편인데 서울에서 12월31일에 딱 콘서트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기억으로는...) 한해 마지막을 종신옹 라이브로 채울 수 있어 무척 행복했다. 

 

2019년 콘서트와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내가 차를 몰고 갔다는 것~~~ 

코로나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예매 이후 공연시간이 저녁 8시에서 저녁 7시로 앞당겨졌는데 차 막혀서 늦게 도착할까봐 엄청 맘 졸였다. 마지막날은 회사에서도 일찍 집에 보내주는 편이긴 해도 연말에 도로가 놀러가는 차량으로 꽉 찰텐데 하는 걱정이 컸다. 결국 회사에서 4시쯤 나와 올림픽공원에 6시쯤 도착했다. 2시간 실화? 깝치지 말고 지하철 탈걸, 싶었지만 귀가길이 편할 거라고 주문.. 외웠다. 

 

날씨 엄청 추웠는데 방역패스 검사와 온도체크 등 코로나로 더해진 절차 때문에 밖에 한참이나 서 있어야 했다.

그래도 안내요원분들이 꽤 체계적으로 질서있게 안내를 해주셔서 스무스하게 진행됐다. 백신접종증명서 확인을 받고 티켓에 노란색 스티커를 부착한 후 공연장으로 입장했다. 

 

자리마다 팬클럽 '공존'에서 나눠준 피켓이 있었다. 2019년때도 비슷한 거 주신 거 같은데 이런 거 볼때마다 종신옹 사랑받는 거 같아서 기분좋다(미쳐버린 덕후)

 

공연 총평

: 선곡과 중간중간 토크 모두 백점 만점에 백점. 2011년 이후 종신옹 공연은 불가피한 사정이 아니면 다 관람했는데 이날 공연에서 종신옹이 가장 행복해보이셨다. 오랜만에 공연이라 그런지, 팬들과 오랜만에 마주해서 그런건지 앵콜곡 부르실 때 기분이 너무 좋아보이셔서 나까지 행복했음ㅠㅠ 오래오래 공연해주세요!! 

 

공연을 자세하게 써보자면, (셋리 순서 상관없는 의식의 흐름)

 

첫곡은 '동네한바퀴'. 

당연히 좋아하는 곡이지만 첫곡을 부르는 종신옹의 목소리 톤이 평소와 너무 달라서 좀 많이 당황.. 오늘 공연 내내 이 목소리톤이면 어떡하지? 헉, 머글들이 이 톤을 종신옹의 원래의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되는데, 하고 엄청 걱정했음. 게다가 중간에 가사를 한번 놓쳐서 컨디션 안좋으신가.. 싶어서 우려가 커짐. 

하지만 이 곡 이후부터는 원래의 컨디션을 회복하고 내가 좋아하는 그 목소로리로 부르기 시작! 걱정없이 콘서트에 젖어들었다. 

 

크리스마스 전후 연말 공연은 나 같은 팬 말고도 순수히 공연을 즐기려는 목적으로 종신옹을 택하는 분들도 많아서 선곡이 굉장히 중요하다. 팬들은 자주 불러주지 않은 숨은 명곡들을 불러주길 바라고, 일반 대중들은 '윤종신의 유명한 그 노래'를 불러주길 바라니까. 이번 공연은 그런 점에서 팬들과 일반 대중 모두를 만족시켜주는 선곡이었다. 

 

'같이 가줄래' '가까운 미래' '롱디'처럼 최신 월간윤종신 노래도 불러줬고, 또 찌질 3종세트 중 하나로 자리한 '좋니'도 빼놓지 않으셨다. 종신옹도 이 점을 너무 잘 아는지 '좋니'를 셋리스트에서 빼면 '좋니 안부르면 좋니서운해한다~'고 농담을 치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가수에게 준 곡인  '눈물이 주룩주룩' '한번 더 이별' '거리에서'를 조금씩 한번에 불러준 것도 더쿠 심장 두들김ㅜ 눈물이 주룩주룩은 진짜 눈물버튼.. 어떻게 이런 가사를 쓸까, 들을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 

 

'텅 빈 거리에서'도!! 종신옹은 데뷔할 때 미성으로 주목받았고, 종신옹 데뷔곡인 이 곡도 음원사이트에는 미성으로 부른 음원밖에 없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지금의 목소리로 불러주는 텅 빈 거리에서가 훨씬 좋다. 2018년에 015B 콘서트에서 불러준 영상만 보다가 실제로 라이브로 보니 갬덩.. 음원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깜짝 게스트!(사실 알고 있었음)로 하림이 나왔다ㅎㅎ 

직전 콘서트에서도 치림이 게스트로 나왔는데 오랜만에 하는 공연에도 나오다니, 신치림만 보면 마음 몽글몽글해지는 사람은 운다ㅠㅠ 

종신옹이 '지친하루'를 부를 때 등장해 하모니카 연주로 함께 한 후 종신옹이 '탁영(탁한영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라는 이름으로 작사한 '고해성사'와 '난치병'을 불렀다. 고해성사 진짜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하림 노래인데 귀 호강 제대로.. 내가 지켜본 종신옹은 한결같은 하림 짱팬인데, 노래 두곡 부르는 내내 옆에 서서 계속 동영상 찍음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림님과 종신옹의 티키타카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였다. 불교대학 드립은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

세월이 켜켜이 쌓인 관계가 주는 뭉클함도 컸다. 자신의 1,2집을 제작해준 종신옹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을 표하는 하림도, 오랜 세월 옆에서 꾸준히 음악활동을 하는 후배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응원하고 좋아하는 종신옹도. 신치림 2집 좀 내놓으세요!!!!!!!!!!!!!!!!!!!!!!!

 

팝송도 2곡이나 불렀는데 종신옹 스스로도 자신의 공연에선 굉장히 신선한 선곡이라고 했는데 나 역시 그랬다. 워낙 다작하는 가수라 사실 팬들이 원하는 곡도 셋리스트에 다 오르지 못하는 편인데 팝송 커버라니! 

Smoke gets in your eyes 와 Mona Lisa. 두 곡다 종신옹 목소리와 잘 어울렸다. 모나리자~하는 종신옹 발음이 매우 찰졌음. 

팝송 부를거라고 이야기하면서 20년 전 소극장 겨울 공연에서 이 노래들을 불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공연에 오신 분이 있냐고 물었는데, 앞좌석에 앉으신 한 분이 손을 들었다.(대박 찐팬) 손을 든 분이 젊어보이셨는지 종신옹이 "혹시 3살 때 오셨나요?" 해서 관객들 모두 빵터짐.

 

선곡이 다 너무 좋아서,

'야경' 부르면 -> 집 돌아갈 때 야경 한곡반복한다

'눈물이 주륵주륵' 부르면 -> 아, 아니다. 눈물이 주륵주륵 오랜만에 계속 들어야겠다

'고해성사' 부를 땐 -> 헉,, 미친 고해성사. 이거다 이거. 오늘 귀가길 송. 

'텅 빈 거리에서' -> ㅠㅠㅠ미친,,, 유툽 틀어서 반복재생해.. 

...

...

무한반복.. 

 

이번 공연은 2년만의 공연이라는 점부터가 특별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공연에서 종신옹이 너무 행복해보였다는 거다. 종신옹 팬이면서도 종신옹이 공연을 너무너무 사랑한다는 느낌은 쉽게 받지 못한 편이었는데 어제는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관객석을 바라보는 눈빛이 너무 진해서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진한 감동이 몰려들었다. 

무대에 서는 사람들은 역시나 무대에 서야 하고, 관객들의 환호와 반응으로 살아갈 힘을 얻는 다는 것을 새삼 느끼기도 했다.(그러니까 공연 자주 해줘...)

2010년대 초반에 한창 힘들 때 종신옹 노래 들으면서 위로를 받았고, 그 위로를 전해준 가수를 좋아하게 됐는데 이제 그를 좋아한지도 10년 가까이 됐다. 그 사이 나도 학생에서 직장인이 됐고,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었고. 그 가수도 희끗한 머리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나이가 됐다. 

흘러가는 시간속에 이렇게 계속 응원할 수 있기를, 이따금 공연에서 노래를 들을 수 있기를, 그러기 위해선 종신옹이 항상 건강하기를(심지어 어제는 '장수해주세요 제발'하고 속으로 바람) 진심으로 빈다! 

 

 

 

이 블로그에도 길게 서평을 남겼던 박지리 작가의 소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뮤지컬로 만들어진 게 작년. 지하철 광고에서 너무나 낯익은 '다윈 영'이 뮤지컬로 소개되고 있어 신기했는데 결국 올해 보러 가게 되었다. 지난해 초연을 올릴 때 반응이 좋아 올해 재연까지 이어졌대서 기대감이 컸다. 

1. 

이번 뮤지컬에서 가장 좋았던 점을 꼽으라면 넘버다. 다윈과 레오가 부른 '친구'는 요새 유투브로 계속 반복해 듣고 있다. 이 노래는 공연을 보면서도 멜로디가 귀에 착 감겼는데 몇번이고 연달아 들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음원으로 나오면 좋겠는데 유투브에만 있어서 아쉽다. 유투브 프리미엄 욕구 +10 생김.. 

아버지 니스 영과 아들 다윈 영 부자의 악행을 한 무대에서 연출한 게 기가 막혔다. 이런 연출은 책은 물론이고 영화에서도 어려울 거고 정말이지 뮤지컬 무대에서만 가능한 장면이 아닐까?

2.

한편 니스나 다윈, 루미 등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가 워낙 입체적인터라 소설을 읽을 땐 심리변화의 과정이 흥미진진했는데, 공연에선 그게 제대로 연출이 되지 않아서 아쉽기도 했다. 소설에서 루미라는 인물이 변해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좋은데 뮤지컬에서 루미는 평면적으로만 다뤄지는 것도 아쉽고. 

나야 책을 읽고 서평도 쓸 만큼 머릿속으로 내용이 한번 정리 된 상태에서 본 건데 이 내용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이 인물간의 관계나 심리 변화를 얼마나 한번에 이해할 수 있을까, 오지랖 넓은 걱정도 되는 게 사실. 

3.

레오 역의 강상준 배우님 너무 멋있어서 과거 인터뷰나 공연 뭐했는지 찾아보다 팬카페까지 가입했다;ㅋㅋㅋㅋ 레오라는 캐릭터 자체가 지닌 매력도 크겠지만, 개구장이 같으면서도 진지한 인물인 레오를 배우가 잘 그려낸 거 같다. 대학로에서 연극하면 보러가야지. 

이방인 프로젝트를 앞두고 열린 윤종신 '이방인 콘서트'에 다녀왔다. 9월28일 토요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였다. 대구부터 시작해 서울, 그리고 오늘 부산에서의 공연을 마지막으로 앞으로 적어도 1년 반, 2년 가까이는 공연이 없다. 공연을 많이 하는 가수는 아니었어도 연말콘이나 9, 10월 가을이 될 무렵은 항상 공연을 했었기에 내년에는 꽤나 심심할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콘서트는 갈까 말까 고민도 없이 무조건 가야 하는 공연이었다. 첨 티켓팅할 때는 대차게 실패해서 자리가 너무 안좋았으나 금요일에서 토요일 넘어가는 새벽에 알람까지 맞춰놓고 취소표를 열심히 주웠더니 덕분에 좋은 자리 겟! 

티켓 집에 배송 받고는 좀 들떴다가 이내 잠잠해졌는데 콘서트가 예정된 주에는 괜히 설레는 마음이었다. 

공연 시간 한시간 앞두고 올림픽홀 

매번 이대 삼성홀이었다가 이번엔 올림픽홀. 종신옹 공연이 제법 인기가 많아진 것이 아니냐~며 친구한테 호들갑 떨었는데 올림픽공원에서 한스짐머 공연 규모 보고 입 떡 벌어졌다. 이날 주요 공연은 한스 짐머, 윤종신 두 뮤지션이었다고 내멋대로 정리.. 

자리 이렇게 좋았는데

자리는 이렇게나 좋았다. 완전 중앙과 맨 앞은 아니었지만 적당히 고개가 아프지 않을 정도의 자리였다. 하지만....... 공연 내내 종신옹이 보이는 각도에 앉은 남성분 앉은 키+머리가.... 완전히 종신옹을 가려버려서 고개 꺾어 본 다고 목이 나갈뻔했디요. 내 가수 보러 공연오는 건데 가수가 제대로 안 보여서 증맬 화가 났다구요.. 플로어라도 열별로 층 높이를 둘 필요가 있다, 정말. 맘 같아서는 "앉은키 좀 낮추시라구요, 그쪽 머리가 내 가수 다 가려요!!!!"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런 말 하면 나도 찜찜하고 듣는 사람은 더 기분 나쁘고 괜히 신경쓸 거 알기에 맘속으로만 외쳤다. 그런데 앞줄에 앉은 다른 여성분도 나와 같은 고충을 겪었는지 본인 앞 사람에게 바로 부탁을 하더라. ㅜㅜ 서로가 괴로와.. 

무대쪽을 보면 앞 사람 머리에 얼굴이 제대로 안 보여서 중간중간 화면 봤다... 나 왜 콘서트장 와서 이래야 해.. 

공연은 첫 무대부터 좋았다. 첫 곡에서 앉아 부르는 게 너무 멋있었다. 무엇보다 목소리 상태 너무 좋잖아, 무슨 일이야. 예능 하차+공연 시간 확보 등이 가져다 준 효과인가. 이별하긴 하겠지, 워커홀릭을 불러줄 주는 몰랐는데 >_< 좋니를 부르긴 했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진 곡보다 월간, 이전 정규앨범에 실린 좋은 곡들 그동안 많이 부르지 않았던 곡들을 많이 들려줘서 앞으로의 공백이 조금은 덜 아쉬울 것이란 생각. 

이방인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다시금 설명해주고, 6월부터 보도자료 내고 떠난다 했는데 계속 한국 있다며 우스갯소리.. 

신치림 2집 내놔라,,

이날 공연이 더 기대되고 짠하고 찡했던 것은 대구콘에서 치림이 게스트로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지요.. 치림이 형 떠나기 전 공연에 게스트로 나온다는 사실만으로 덕후는 눈물샘 폭발하구요. 신치림 1집이 '여행', '떠남'을 주제로 했기 때문에 신치림 1집 수록곡을 부르지 않을까도 생각했는데 그러진 않았다. 하림 노래 중에 종신옹이 작사 혹은 작곡으로 참여한 곡을 신+림이 나눠 부르는 식으로 공연을 했다. 조정치의 개인 앨범도 무척 좋아라 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치,,님도 노래를 하지 않을까 했는데 기타 연주만 했다. 

토크하면서 종신옹이 하림을 마지막으로 셋이 다 유부남이 됐고, 조정치의 둘째 소식을 전하는데 시간이 참 많이 흘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신옹이 수많은 선후배 동료 아티스트와 협업해도 이 둘과 있을 때 가장 자연스럽고 편해보이고, 또 이 두 후배들에 대한 애정이 언제나 묻어나오는 것 같아서 보기만 해도 훈훈했다. 앞으로도 계속 음악으로 함께 뭉치는 사이이길 팬으로서 바라면서. 신치림 2집도 내줘라.. 

쭈굴

치림이 들어가고 나서는 다시 종신옹의 독무대. 본인의 공연에 이제는 제법 10, 20대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담은 노래들을 골라 불렀다. 그리고 마지막은 자신의 노래 중에 가장 아끼는 노래라며 소개한 '버드맨'. 버드맨은 아티스트로서 자기가 하고 싶은 예술과 그러면서도 대중의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고뇌를 담은 노래(동명의 영화 <버드맨>을 보고 만든 노래임)인데, 대중과 20년 넘게 소통하며 살아오고 있는 윤종신의 고백이라 해도 무방했다. 원래도 좋아하는 노래인지라 자주 들었는데, 이방인 프로젝트를 앞두고 마지막 공연의 마지막 곡이라는 점과 종신옹 뒤에 펼쳐지는 '버드맨' 뮤비 영상이 함께 겹쳐지면서 노래에 완전히 빠져 들었다. 뮤비 처음 나왔을 때는 진지한 표정의 그가 괜히 오글거린다는 생각에 웃으며 넘겼는데, 이렇게나 가사랑 찰떡인 내용이었다니요. 

버드맨을 들으면서 아 정말 앵콜이 없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앵콜, 앵앵콜, 나아가 앵앵앵콜로 유명한 아이유가 아이유TV에서 앵콜 없이도 만족할 수 있는 공연을 해보고 싶다(?) 해봤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때는 팬들 입장에서는 앵콜이 있는게 무조건 좋은 거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이번 공연에에서 종신옹이  '이방인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신이 떠나는 이유와 그간의 고뇌들을 밝히고, 그에 맞는 노래들, 마지막 화룡정점이 되었던 버드맨까지 들려주니 여운이 상당해서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 여운을 더 오래 즐기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앵콜 때 이벤트

하지만 우리 앵콜봇 종신옹은 앵콜 2곡은 꼭 하고 들어가는 가수이기에..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이방인 윤종신을 보내는 이벤트로 앵콜 때 관객석에서 같이 '배웅'을 부르기로 했기에 앵콜을 외치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근데 이런 이벤트가 처음인 팬들은 앵콜을 언제 외치고, 배웅 가삿말은 언제 따라 불러야 하는지 타이밍을 놓쳐 부리고.. 앵콜 외치기도 전에 화면에 '배웅' 가사가 뜨면서 웅성웅성. 여기에 종신옹도 그냥 무대로 나와버림. 결국 가수+팬 다같이 배웅 부르기 환장쇼. 앵콜 소리가 제대로 안 나오길래 종신옹은 '아,, 오늘 공연 조졌나보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해서 마지막으로 또 한번 빵터지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끝난 공연. 

언제든 어디서든 건강하시길, 언제 떠났지 싶을 정도로 시간이 빨리 지나 다시 무대에서 보는 날이 왔으면. 

올해의 마지막 덕질이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서울에서 열린 윤종신 전국투어 '계절은 너에게 배웠어'. 올해 낸 책 제목과 같다.

1.

윤종신은 역시 멋있는 사람이었다.

멜로디포레스트캠프에서 봤던 시디지란 기업이 이번 콘서트에선 야광응원봉을 나눠줬다. 윤종신 콘서트장와서 응원봉 받은 건 처음.

윤종신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저 동그란 화면에 띄울 때 유스케를 보는 기분이었다,,

2.

2018년 지금, '월간윤종신'은 2010년대 초반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널리 알려졌다. 일간 XXX, 주간, 월간 OOO 등 주기를 정해 제공하는 콘텐츠들이 수없이 쏟아지고 있는데 월간윤종신은 그 원형처럼 여겨진다. 매달 한 곡씩 만들어 부르겠다는 그의 선언, 그리고 그 선언을 수년째 지켜나가는 그 우직함과 뚝심 덕분이다.

그래서인지 이제 월간윤종신 초기에 불러진 노래들은 어느덧 윤종신을 대표하는 곡으로 자리매김했다. 어제 콘서트에서 확실히 느꼈다. 매월 새로운 곡을 내면서 그 곡에 시간이 쌓여 역사가 만들어진다. '오르막길'이 수많은 시간이 지나 윤종신의 노래란 걸 많은 사람이 인지하고 있듯, 어제 오프닝곡이었던 '세로'는 분명 2~3년이 지나고 나면, 제목만으로도 사람들이 환호를 지르는 곡이 될 거다.

3.

어제 공연은 진짜 역대급으로 노래가 편안했다. 10번도 넘게 윤종신 콘서트나 공연 가서 라이브를 듣다 보니 이제 노래 초반부의 톤?만 들어도 이 노래를 어떻게 부를까 그려지는 경지에 이르른 것 같다,는 생각이 어제 첨 들었다. 일례로, '오르막길' 부를 때, "가파른 이 길을 좀 봐" 이 가사에서 '좀 봐'라는 너무 안정적으로 불러서(단순히 음정이나 그런 게 아니라서 뭐라 설명하기가 어렵다) 바로 "아, 이번 오르막길 역대급이겠다"라는 감이 왔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르막길도 그렇고, 러브보트, 끝무렵, 텅 빈 거리에서 등등 첫 소절부터 하이라이트, 그리고 마지막까지 노래 한 곡의 모든 마디마디를 잘 부른 노래가 너무 많아 행복했다!!!! (좋니 뽑아내는 건 이제 진짜 기계,,)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라이브는 '애니'와 '세로'. 애니는 처음 가사 '애니~'를 어떻게 부르느냐가 관건인데(물론 내 생각&내 기준) 뭔가 휘리릭 지나갔다. 또 윤종신이 애니의 마지막 '난 널 사랑하고 있어~' 부분의 음을 변주해서 부르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어제는 그냥 원곡 그대로 불러줘서 혼자 아쉬웠음. ㅠㅠ 유툽 영상이나 한번 더 봐야겠다.

4.

6월에 집 건물에 불만 안났어도....... 올해 3번째 공연이었을 텐데..ㅠ_ㅠ 그래도 멜로디포레스트캠프에 이어 전국투어까지 올해 열심히 다녔다. 미지근한 온도로 이어지는 덕질이지만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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