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에도 길게 서평을 남겼던 박지리 작가의 소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뮤지컬로 만들어진 게 작년. 지하철 광고에서 너무나 낯익은 '다윈 영'이 뮤지컬로 소개되고 있어 신기했는데 결국 올해 보러 가게 되었다. 지난해 초연을 올릴 때 반응이 좋아 올해 재연까지 이어졌대서 기대감이 컸다. 

1. 

이번 뮤지컬에서 가장 좋았던 점을 꼽으라면 넘버다. 다윈과 레오가 부른 '친구'는 요새 유투브로 계속 반복해 듣고 있다. 이 노래는 공연을 보면서도 멜로디가 귀에 착 감겼는데 몇번이고 연달아 들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음원으로 나오면 좋겠는데 유투브에만 있어서 아쉽다. 유투브 프리미엄 욕구 +10 생김.. 

아버지 니스 영과 아들 다윈 영 부자의 악행을 한 무대에서 연출한 게 기가 막혔다. 이런 연출은 책은 물론이고 영화에서도 어려울 거고 정말이지 뮤지컬 무대에서만 가능한 장면이 아닐까?

2.

한편 니스나 다윈, 루미 등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가 워낙 입체적인터라 소설을 읽을 땐 심리변화의 과정이 흥미진진했는데, 공연에선 그게 제대로 연출이 되지 않아서 아쉽기도 했다. 소설에서 루미라는 인물이 변해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좋은데 뮤지컬에서 루미는 평면적으로만 다뤄지는 것도 아쉽고. 

나야 책을 읽고 서평도 쓸 만큼 머릿속으로 내용이 한번 정리 된 상태에서 본 건데 이 내용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이 인물간의 관계나 심리 변화를 얼마나 한번에 이해할 수 있을까, 오지랖 넓은 걱정도 되는 게 사실. 

3.

레오 역의 강상준 배우님 너무 멋있어서 과거 인터뷰나 공연 뭐했는지 찾아보다 팬카페까지 가입했다;ㅋㅋㅋㅋ 레오라는 캐릭터 자체가 지닌 매력도 크겠지만, 개구장이 같으면서도 진지한 인물인 레오를 배우가 잘 그려낸 거 같다. 대학로에서 연극하면 보러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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