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마지막 덕질이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서울에서 열린 윤종신 전국투어 '계절은 너에게 배웠어'. 올해 낸 책 제목과 같다.

1.

윤종신은 역시 멋있는 사람이었다.

멜로디포레스트캠프에서 봤던 시디지란 기업이 이번 콘서트에선 야광응원봉을 나눠줬다. 윤종신 콘서트장와서 응원봉 받은 건 처음.

윤종신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저 동그란 화면에 띄울 때 유스케를 보는 기분이었다,,

2.

2018년 지금, '월간윤종신'은 2010년대 초반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널리 알려졌다. 일간 XXX, 주간, 월간 OOO 등 주기를 정해 제공하는 콘텐츠들이 수없이 쏟아지고 있는데 월간윤종신은 그 원형처럼 여겨진다. 매달 한 곡씩 만들어 부르겠다는 그의 선언, 그리고 그 선언을 수년째 지켜나가는 그 우직함과 뚝심 덕분이다.

그래서인지 이제 월간윤종신 초기에 불러진 노래들은 어느덧 윤종신을 대표하는 곡으로 자리매김했다. 어제 콘서트에서 확실히 느꼈다. 매월 새로운 곡을 내면서 그 곡에 시간이 쌓여 역사가 만들어진다. '오르막길'이 수많은 시간이 지나 윤종신의 노래란 걸 많은 사람이 인지하고 있듯, 어제 오프닝곡이었던 '세로'는 분명 2~3년이 지나고 나면, 제목만으로도 사람들이 환호를 지르는 곡이 될 거다.

3.

어제 공연은 진짜 역대급으로 노래가 편안했다. 10번도 넘게 윤종신 콘서트나 공연 가서 라이브를 듣다 보니 이제 노래 초반부의 톤?만 들어도 이 노래를 어떻게 부를까 그려지는 경지에 이르른 것 같다,는 생각이 어제 첨 들었다. 일례로, '오르막길' 부를 때, "가파른 이 길을 좀 봐" 이 가사에서 '좀 봐'라는 너무 안정적으로 불러서(단순히 음정이나 그런 게 아니라서 뭐라 설명하기가 어렵다) 바로 "아, 이번 오르막길 역대급이겠다"라는 감이 왔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르막길도 그렇고, 러브보트, 끝무렵, 텅 빈 거리에서 등등 첫 소절부터 하이라이트, 그리고 마지막까지 노래 한 곡의 모든 마디마디를 잘 부른 노래가 너무 많아 행복했다!!!! (좋니 뽑아내는 건 이제 진짜 기계,,)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라이브는 '애니'와 '세로'. 애니는 처음 가사 '애니~'를 어떻게 부르느냐가 관건인데(물론 내 생각&내 기준) 뭔가 휘리릭 지나갔다. 또 윤종신이 애니의 마지막 '난 널 사랑하고 있어~' 부분의 음을 변주해서 부르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어제는 그냥 원곡 그대로 불러줘서 혼자 아쉬웠음. ㅠㅠ 유툽 영상이나 한번 더 봐야겠다.

4.

6월에 집 건물에 불만 안났어도....... 올해 3번째 공연이었을 텐데..ㅠ_ㅠ 그래도 멜로디포레스트캠프에 이어 전국투어까지 올해 열심히 다녔다. 미지근한 온도로 이어지는 덕질이지만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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