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k 초대 이벤트에 응모했다 운좋게 당첨됐다. 이름하야 <맘모스 해동>

제목의 뜻이 뭘까, 엄청 궁금했다. -굉장한 의미였다- 친구는 맘모스 이름이 해동인 줄 알았단다. '맘모스 해동이?'ㅋㅋㅋ

연극 보러가기 전 찾아보니 대상수상한 작품이라길래, 굉장히 심오한 건 아닐까 걱정도 좀 됐다. -이것 역시 착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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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에서 꿈의 뜻을 찾아본 적이 있는가. 우리가 잠잘 때 꾸는 꿈이라는 뜻을 제외하고 나오는 꿈의 두가지 사전적 의미는 결이 완전히 다르다. 하나는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하나는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 <맘모스 해동> 주인공들이 꾸는 꿈은 이 두 의미가 중첩돼 있다. 내가 이루고 싶은 이상이지만 실은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꿈. 아니 어쩌면 모든 꿈의 속성은 이럴지도 모른다.

 

미학이 전공인 남편은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논문을 준비하며 교수를 꿈꾼다. 손에는 늘 레이저 포인터를 들고다니며 미학 강의를 하게 될 미래를 연습한다. 이름이 긴 화가를 줄줄 외는 그지만 정작 집에서 막힌 변기 하나 뚫지 못한다. 식사 역시 아내가 차려주는 것을 먹는 것만 할 줄 안다. 현실 속에서 그는 꿈을 핑계로 아내가 벌어오는 돈에 기대사는 기생충같은 존재로 여겨진다. 

아내의 어머니는 오페라 가수가 꿈이었다. 거실 한복판에서 노래를 부르며 딸의 박수를 기다린다. 조금만 버티면 커튼콜을 열여섯차례나 받는 무대에 서게 될 거라 믿는다. 지금 서는 술집의 밤무대는 꿈을 위해 잠시만 거쳐가는 곳일 뿐이다. 하지만 무대는 변하지 않았다. 그렇게 술집 무대는 그녀가 설 수 있는 유일한 무대였다. 꿈은 헛된 이상으로만 남았다. 아내 역시 어머니의 꿈을 이어가도록 강요받았지만 현실은 시장에서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신세다. 그녀의 꿈은 이제 남편이 교수가 되는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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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는 것은 좋지만 포기할 때를 알아야 하는 건가, 아니면 삶의 원동력으로 삼아 그 꿈의 끝자락이라도 잡고 있어야 하는 건가.

마음속에 꿈을 하나씩 가지고 있을 20대들이 본다면 마음 속 짙은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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