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바로 '뜨개'

시작은 바늘이야기에서 산 코바늘로 만드는 가방 만들기 키트였다. 뜨개를 예전에도 종종 해본 경험은 있는데 대바늘로 만드는 목도리가 전부였다. 그런데 친구가 '여름에 쓸 가방을 같이 만들어 보자'며 바늘이야기 사이트를 알려줬다. 결과적으로 나만 뜨개인이 되었다...^^

돌이켜보면 당시 만들었던 코바늘 가방 2개는 정말 정말 쉬운 난이도였지만 당시에는 꽤 시간들여가면서 만들었다. 어설픈 점도 많이 보였지만 들고 나가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맘에 들게 나와서 여름 한철 잘 들고 다녔다. 문제는 가방 하나를 만들고, 새로운 뜨개 기법을 할 수 있게 되니 다른 걸 또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간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지난해 여름 한 계절에만 가방 2개와 버킷햇 1개를 만들었다.

슬슬 뜨개에 취미를 거는 시점에 기막힌 책을 하나 만났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95874140

아무튼, 뜨개 - YES24

단언컨대 내 인생을 바꾼 것은 책이 아니라 뜨개다!어느 은둔형 번역가의 광활한 뜨개 우주 표류기아무튼 시리즈 서른일곱 번째 책 『아무튼, 뜨개』는 번역가 서라미의 첫 산문집이다. 번역 원

www.yes24.com

<아무튼~> 시리즈는 이 블로그에도 서평을 쓴 적이 있는 만큼 꽤 많이 읽은 시리즈물이다. 뜨개에 관해서도 나와 있는지 몰랐다가 yes24북클럽에서 발견해서 바로 읽기 시작. 이 책을 읽기 전후로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뜨개의 세계가 이리 깊고 넓은지, 내가 몰랐던 한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오랜 역사를 일구어 왔는지 배웠다. 쉽게 말했던 '뜨개질'이란 표현도 서라미 작가님 덕분에 바로 고쳤다. 레이블리? 라블리?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Raverly 사이트도, 봉준호 <기생충> 충숙의 뜨개 장면도, '여성적인 취미'라는 인식에 갇힌 뜨개의 억울함(?)도 다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세상 모든일이 그렇겠지만 뜨개를 제대로 한다는 건 정말 큰 세계에 발을 내딛는 거구나라는 깨달음과 함께 나도 그에 동참하고 싶었다.

그렇게 가을에는 니트조끼 하나와 겨울엔 친구에 선물로 준 양말 하나를 떴다. 해가 바뀌고 지금은 친구에게 줄 니트조끼를 뜨고 있다.

이 카테고리엔 새로운 취미의 기록이자 나만이 아는 분투(!)를 기록할 거다. 사실 뜨개 집녑은 계속될 거 같은데 꾸준한 기록은 자신이 없다. 그래도 올해는 기록을 열심히 해보려 마음을 먹었으니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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