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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옹이 돌아왔다, 무대로. 

 

이방인프로젝트를 한다며 떠나기 전 마지막 공연을 연 2019년 이후 2년만에 종신옹이 공연을 열었다. 덕후는 습관처럼 티케팅에 나서고 올해는 방탄 덕질에 빠져 조금은 미지근한 온도로 종신옹 덕질을 이어간 터라 큰 기대가 없을 줄 알았는데. 콘서트 전날이 되니 너무 기대가 되고, 당일이 되니 설렘 가득ㅠㅠ 

 

이방인프로젝트를 했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종신옹은 매년 연말에 콘서트를 꾸준히 여는 편인데 서울에서 12월31일에 딱 콘서트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기억으로는...) 한해 마지막을 종신옹 라이브로 채울 수 있어 무척 행복했다. 

 

2019년 콘서트와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내가 차를 몰고 갔다는 것~~~ 

코로나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예매 이후 공연시간이 저녁 8시에서 저녁 7시로 앞당겨졌는데 차 막혀서 늦게 도착할까봐 엄청 맘 졸였다. 마지막날은 회사에서도 일찍 집에 보내주는 편이긴 해도 연말에 도로가 놀러가는 차량으로 꽉 찰텐데 하는 걱정이 컸다. 결국 회사에서 4시쯤 나와 올림픽공원에 6시쯤 도착했다. 2시간 실화? 깝치지 말고 지하철 탈걸, 싶었지만 귀가길이 편할 거라고 주문.. 외웠다. 

 

날씨 엄청 추웠는데 방역패스 검사와 온도체크 등 코로나로 더해진 절차 때문에 밖에 한참이나 서 있어야 했다.

그래도 안내요원분들이 꽤 체계적으로 질서있게 안내를 해주셔서 스무스하게 진행됐다. 백신접종증명서 확인을 받고 티켓에 노란색 스티커를 부착한 후 공연장으로 입장했다. 

 

자리마다 팬클럽 '공존'에서 나눠준 피켓이 있었다. 2019년때도 비슷한 거 주신 거 같은데 이런 거 볼때마다 종신옹 사랑받는 거 같아서 기분좋다(미쳐버린 덕후)

 

공연 총평

: 선곡과 중간중간 토크 모두 백점 만점에 백점. 2011년 이후 종신옹 공연은 불가피한 사정이 아니면 다 관람했는데 이날 공연에서 종신옹이 가장 행복해보이셨다. 오랜만에 공연이라 그런지, 팬들과 오랜만에 마주해서 그런건지 앵콜곡 부르실 때 기분이 너무 좋아보이셔서 나까지 행복했음ㅠㅠ 오래오래 공연해주세요!! 

 

공연을 자세하게 써보자면, (셋리 순서 상관없는 의식의 흐름)

 

첫곡은 '동네한바퀴'. 

당연히 좋아하는 곡이지만 첫곡을 부르는 종신옹의 목소리 톤이 평소와 너무 달라서 좀 많이 당황.. 오늘 공연 내내 이 목소리톤이면 어떡하지? 헉, 머글들이 이 톤을 종신옹의 원래의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되는데, 하고 엄청 걱정했음. 게다가 중간에 가사를 한번 놓쳐서 컨디션 안좋으신가.. 싶어서 우려가 커짐. 

하지만 이 곡 이후부터는 원래의 컨디션을 회복하고 내가 좋아하는 그 목소로리로 부르기 시작! 걱정없이 콘서트에 젖어들었다. 

 

크리스마스 전후 연말 공연은 나 같은 팬 말고도 순수히 공연을 즐기려는 목적으로 종신옹을 택하는 분들도 많아서 선곡이 굉장히 중요하다. 팬들은 자주 불러주지 않은 숨은 명곡들을 불러주길 바라고, 일반 대중들은 '윤종신의 유명한 그 노래'를 불러주길 바라니까. 이번 공연은 그런 점에서 팬들과 일반 대중 모두를 만족시켜주는 선곡이었다. 

 

'같이 가줄래' '가까운 미래' '롱디'처럼 최신 월간윤종신 노래도 불러줬고, 또 찌질 3종세트 중 하나로 자리한 '좋니'도 빼놓지 않으셨다. 종신옹도 이 점을 너무 잘 아는지 '좋니'를 셋리스트에서 빼면 '좋니 안부르면 좋니서운해한다~'고 농담을 치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가수에게 준 곡인  '눈물이 주룩주룩' '한번 더 이별' '거리에서'를 조금씩 한번에 불러준 것도 더쿠 심장 두들김ㅜ 눈물이 주룩주룩은 진짜 눈물버튼.. 어떻게 이런 가사를 쓸까, 들을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 

 

'텅 빈 거리에서'도!! 종신옹은 데뷔할 때 미성으로 주목받았고, 종신옹 데뷔곡인 이 곡도 음원사이트에는 미성으로 부른 음원밖에 없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지금의 목소리로 불러주는 텅 빈 거리에서가 훨씬 좋다. 2018년에 015B 콘서트에서 불러준 영상만 보다가 실제로 라이브로 보니 갬덩.. 음원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깜짝 게스트!(사실 알고 있었음)로 하림이 나왔다ㅎㅎ 

직전 콘서트에서도 치림이 게스트로 나왔는데 오랜만에 하는 공연에도 나오다니, 신치림만 보면 마음 몽글몽글해지는 사람은 운다ㅠㅠ 

종신옹이 '지친하루'를 부를 때 등장해 하모니카 연주로 함께 한 후 종신옹이 '탁영(탁한영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라는 이름으로 작사한 '고해성사'와 '난치병'을 불렀다. 고해성사 진짜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하림 노래인데 귀 호강 제대로.. 내가 지켜본 종신옹은 한결같은 하림 짱팬인데, 노래 두곡 부르는 내내 옆에 서서 계속 동영상 찍음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림님과 종신옹의 티키타카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였다. 불교대학 드립은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

세월이 켜켜이 쌓인 관계가 주는 뭉클함도 컸다. 자신의 1,2집을 제작해준 종신옹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을 표하는 하림도, 오랜 세월 옆에서 꾸준히 음악활동을 하는 후배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응원하고 좋아하는 종신옹도. 신치림 2집 좀 내놓으세요!!!!!!!!!!!!!!!!!!!!!!!

 

팝송도 2곡이나 불렀는데 종신옹 스스로도 자신의 공연에선 굉장히 신선한 선곡이라고 했는데 나 역시 그랬다. 워낙 다작하는 가수라 사실 팬들이 원하는 곡도 셋리스트에 다 오르지 못하는 편인데 팝송 커버라니! 

Smoke gets in your eyes 와 Mona Lisa. 두 곡다 종신옹 목소리와 잘 어울렸다. 모나리자~하는 종신옹 발음이 매우 찰졌음. 

팝송 부를거라고 이야기하면서 20년 전 소극장 겨울 공연에서 이 노래들을 불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공연에 오신 분이 있냐고 물었는데, 앞좌석에 앉으신 한 분이 손을 들었다.(대박 찐팬) 손을 든 분이 젊어보이셨는지 종신옹이 "혹시 3살 때 오셨나요?" 해서 관객들 모두 빵터짐.

 

선곡이 다 너무 좋아서,

'야경' 부르면 -> 집 돌아갈 때 야경 한곡반복한다

'눈물이 주륵주륵' 부르면 -> 아, 아니다. 눈물이 주륵주륵 오랜만에 계속 들어야겠다

'고해성사' 부를 땐 -> 헉,, 미친 고해성사. 이거다 이거. 오늘 귀가길 송. 

'텅 빈 거리에서' -> ㅠㅠㅠ미친,,, 유툽 틀어서 반복재생해.. 

...

...

무한반복.. 

 

이번 공연은 2년만의 공연이라는 점부터가 특별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공연에서 종신옹이 너무 행복해보였다는 거다. 종신옹 팬이면서도 종신옹이 공연을 너무너무 사랑한다는 느낌은 쉽게 받지 못한 편이었는데 어제는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관객석을 바라보는 눈빛이 너무 진해서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진한 감동이 몰려들었다. 

무대에 서는 사람들은 역시나 무대에 서야 하고, 관객들의 환호와 반응으로 살아갈 힘을 얻는 다는 것을 새삼 느끼기도 했다.(그러니까 공연 자주 해줘...)

2010년대 초반에 한창 힘들 때 종신옹 노래 들으면서 위로를 받았고, 그 위로를 전해준 가수를 좋아하게 됐는데 이제 그를 좋아한지도 10년 가까이 됐다. 그 사이 나도 학생에서 직장인이 됐고,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었고. 그 가수도 희끗한 머리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나이가 됐다. 

흘러가는 시간속에 이렇게 계속 응원할 수 있기를, 이따금 공연에서 노래를 들을 수 있기를, 그러기 위해선 종신옹이 항상 건강하기를(심지어 어제는 '장수해주세요 제발'하고 속으로 바람) 진심으로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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