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 작사가 콘서트 2(부제: 특강)에 다녀왔다. 3일간 열린 콘서트의 막공을 찾았다.

콘서트 소식이 들렸을 때 얼마나 기뻤던지, 더운 6월이 기다려지는 유일한 이유였다.

이번주중에 서류합격 발표가 나서 일요일에 필기시험이 있단 걸 안 순간은 조금 찜찜했지만-

너무 기다렸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메세나폴리스에 있는 롯데카드 아트센터에서 열렸다.

공연장 좌석이 폭력적이란 얘기는 들었지만 실로 그러했다. 즐거운 공연이 아니라면 엉덩이 배기는 데 더 집중할 지도 모른다 ㅠㅠ

 

 

티켓팅에 실패해 오른쪽 사이드에 앉았다. 3열이었는데도 거의 웬만한 공연장 1열만큼 무대와 가까웠다. 사이드만 아니면 좋으련만... 딱딱한 좌석에 엉덩이는 배기고 목은 계속 왼쪽을 향했더니 오른쪽 어깨가 뻐근했다(흡)

 

'특강' 형식이라 어떻게 작사를 하고 어떤 감정을 담는지 등을 위주로 토크를 했다.

사실 토크는 양념일 뿐 이전 콘서트보다도 토크 시간은 더 적은 것 같다는 느낌(행벅...)

 

이번 콘서트에선 듣고 싶었던 노래를 정말 많이 불러줬다. 그리움 축제, 나의 안부, 치과에서, 오랜만에, 잘했어요 등등등.... 윤종신 버전의 라이브를 내 귀로 들을 수 있다니 넘나 행복.. 노래가 소개될 때마다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만세만세!!)

 

그리고, 위로라는 주제로 '오르막길' '탈진' '지친하루'를 연달아 불러줬을 땐 우울한 취준생은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고......ㅋ.... '탈진'은 왜이렇게 좋은지 작년에 월간으로 나왔을 땐 막상 안들었던 것 같은데 어제 콘서트 다녀오고 한 곡 반복으로 계속 듣고 있다.

 

+) 윤종신 7집 앨범을 중고로 구매해야 겠다

 

 

1300k 초대 이벤트에 응모했다 운좋게 당첨됐다. 이름하야 <맘모스 해동>

제목의 뜻이 뭘까, 엄청 궁금했다. -굉장한 의미였다- 친구는 맘모스 이름이 해동인 줄 알았단다. '맘모스 해동이?'ㅋㅋㅋ

연극 보러가기 전 찾아보니 대상수상한 작품이라길래, 굉장히 심오한 건 아닐까 걱정도 좀 됐다. -이것 역시 착각이었다-

 

*

국어사전에서 꿈의 뜻을 찾아본 적이 있는가. 우리가 잠잘 때 꾸는 꿈이라는 뜻을 제외하고 나오는 꿈의 두가지 사전적 의미는 결이 완전히 다르다. 하나는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하나는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 <맘모스 해동> 주인공들이 꾸는 꿈은 이 두 의미가 중첩돼 있다. 내가 이루고 싶은 이상이지만 실은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꿈. 아니 어쩌면 모든 꿈의 속성은 이럴지도 모른다.

 

미학이 전공인 남편은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논문을 준비하며 교수를 꿈꾼다. 손에는 늘 레이저 포인터를 들고다니며 미학 강의를 하게 될 미래를 연습한다. 이름이 긴 화가를 줄줄 외는 그지만 정작 집에서 막힌 변기 하나 뚫지 못한다. 식사 역시 아내가 차려주는 것을 먹는 것만 할 줄 안다. 현실 속에서 그는 꿈을 핑계로 아내가 벌어오는 돈에 기대사는 기생충같은 존재로 여겨진다. 

아내의 어머니는 오페라 가수가 꿈이었다. 거실 한복판에서 노래를 부르며 딸의 박수를 기다린다. 조금만 버티면 커튼콜을 열여섯차례나 받는 무대에 서게 될 거라 믿는다. 지금 서는 술집의 밤무대는 꿈을 위해 잠시만 거쳐가는 곳일 뿐이다. 하지만 무대는 변하지 않았다. 그렇게 술집 무대는 그녀가 설 수 있는 유일한 무대였다. 꿈은 헛된 이상으로만 남았다. 아내 역시 어머니의 꿈을 이어가도록 강요받았지만 현실은 시장에서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신세다. 그녀의 꿈은 이제 남편이 교수가 되는 것 뿐....

 

*

꿈을 꾸는 것은 좋지만 포기할 때를 알아야 하는 건가, 아니면 삶의 원동력으로 삼아 그 꿈의 끝자락이라도 잡고 있어야 하는 건가.

마음속에 꿈을 하나씩 가지고 있을 20대들이 본다면 마음 속 짙은 여운이 남는다.

중국여행할 때 콘서트 오픈이 시작해서

티켓팅은 친구에게, 입금은 언니에게 부탁했었다.

여행하느라 모아놓은 돈을 다 써서 고민도 좀 했지만

이런 컨셉의 윤종신 콘서트, 다신 볼 수 없을 거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들어서

만약에 이번에 못가면 너무 후회할 거 같아서

예매해두고 많이 많이 기다렸다.


29일 30일 양일간 열렸다.

이화여대 삼성홀, 종신옹의 말처럼 '끕'에는 좀 안맞는

작은 규모였는데 작았기 때문에 더 좋았달까.... 

맨 앞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가까이서 노래 듣고 작사에 관한 생각들을 들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라디오스타 멤버들이 보내준 화환. 

라스만큼이나 종신옹이 오래한 예능은 없어 그런지

멤버들이 이렇게 콘서트할 때마다 보내주는 화환을 보면

뭔가 정이 느껴져 좋당. 제일 오른쪽에 규현 화환은 잘림ㅠㅠ 



콘서트 시작 전 자리에 앉아 찍은 사진.

다섯번째 줄이었는데 매우 만족했다.

줄마다 높이가 꽤 있어서 시야도 안 가리고

딱 종신옹과 아이컨택하는 느낌의 자리랄까(착각작렬)



그리고 미친 셋리스트.

어떻게 이런 셋리스트가 나올 수 있는가!

할 정도의 셋리스트였다.


윤종신이 공일오비로 데뷔하고 2-3년 후에

태어난 내가 왜 윤종신을 좋아하나에 대한 답이

딱! 이 셋리스트에 나와있다.


박정현, 성시경, 이수영

내가 학창시절에 많이 듣고, 즐겨 듣고, 즐겨 부르는 이 가수들의 노래들 중

특히 좋아하는 노래들을 종신옹이 많이 썼다

아마 그 다음은 장재인, 김예림의 노래들일 것이고..


작사 내용의 컨셉에 따라 챕터를 나눠, 챕터별로 2-3곡씩 불러주셨는데

모르는 노래도 없었고 여가수의 노래를 제 것처럼 소화해주니까

녹음해놓고 음원으로 듣고 싶을 정도였다. 


특히 기억에 남는 챕터는 마지막.. '위로'


저 챕터를 설명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요즘 많이 힘들죠, 물론 저희 때도 힘들었죠.

그래도 그 때는 어떻게 해보려고 하면 어떻게 하면 되긴 했는데

요즘은 정말 힘들더라구요..." 라는.. 

정확한 단어와 정확한 문장은 기억이 안나지만

약간은 지금의 젊은 세대를 위로해주는 말에

그리고, 그 위로가 담긴 노래의 가사를 들으면서

눈물이 쏟아질 뻔 했다. 


계속 고민중이었다.


기자직을 준비할 것인가, 안전하게 공기업을 준비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사기업으로 갈까

기자직에 대한 로망도 있지만 좁은 구멍의 현실을 너무 잘 알고

너무 대단한 사람들이 몰려드는 틈바구니 속에서

내가 얼마나 상처받을지가 미리 고민되었는데,

자존감은 높지만 자신감은 점점 떨어지는 때라

있는 자존감마저 낮아질까봐 불안했는데

콘서트를 보면서 어느 정도 마음을 굳혔다.


나는 아직 젊고

남들과의 순서만 다를 뿐

옳은 길과 틀린 길은 없다는 생각


무모해도 도전해보지 않으면 영영 후회하지 않을까하는,


그래서 이제 두려워만 하지 말고 도전해봐야지!하고 마음먹은 8월의 마지막 토요일이었다. 이날은. 

예능늦둥이, 깐족깐족... 아마 '윤종신'이라는 인물에 수식어처럼 달라붙는 이미지는 이렇다.

라디오스타에서 MC들과 게스트가 흘린 말들의 틈틈이 말장난을 섞는 모습이 익숙하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24년차 가수이며, 월간 윤종신이라는 파격적인 시도를 2010년부터 햇수로 5년째 유지해오고 있는 성실한 가수다. 호호호!!>< 현재 미스틱89의 음악디렉터이며, 또한 내 취향을 저격하는 장재인, 김예림, 박지윤 등 목소리가 매력적인 가수들의 음반을 전두지휘하고 있다. 


윤종신이라는 가수가 활발히 활동하던 90년대 초반, 나는 태어나지도 않았다!ㅋㅋ

그의 데뷔 년수 만큼 나이 차이가 나는 내가 윤종신이라는 가수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가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故 김광석이라는 가수의 노래는 그를 기리는 선후배, 동료들이 기억하고, 마음을 저리는 노래를 기억하는 팬들에 의해서 현 20대에게 기억되는 것처럼 말이다. 윤종신은 활발한 활동을 통해 그의 노래를 우리의 귀에 익숙하게 만든다. 


윤종신이라는 가수가 멋있다는 것을 안 것은 월간 윤종신을 접하면서. 내가 처음 접한 윤종신의 노래를 접한 건 그의 보이스가 아니라 객원가수를 쓴 2012년 초반이었다. 윤종신의 노래를 여가수가 부르는 것을 특집처럼 연초에 이어갔는데, 장재인, 호란, 박정현, 김완선... 등 쟁쟁한 여가수가 부른 그의 노래는 아직도 내 컬러링, 벨소리로 저장돼 있다. 


사실 윤종신의 노래를 즐겨듣는데 주변에 공감해줄 친구들이 별로 없다.ㅠㅠ 

월마다 나오는 노래를 들으면서 좋다, 별로다, 어떠어떠한 부분이 아쉽다 등등의 얘기를 나누고 싶은데 상대가 없다.. 그래서 블로그나 매거진 등에서 인터뷰나 평가 등을 살펴보곤 한다.. 


예능의 이미지가 대중들에게 많이 각인돼 있어, 윤종신의 노래를 들을 때 그런 장난스런, 가벼운 이미지가 방해가 된다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집중이 안된다는 것!'인데 뭐 이것도 케바케. 난 라스에서처럼 장난스런 이미지도 좋다. '난 노래하는 사람이니까 진중해' 이런 느낌을 풍기는 사람이 더 비호감이다. 이것도 내 생각일 뿐!! 


2013년에도 당연히 월간 윤종신이 이어졌는데, 지금까지의 윤종신의 노래 중에 다시 한번 불러보고 싶은 노래를 편곡해서 이어가는 것을 컨셉으로 했다. 2013년도 하반기에는 매월 2곡씩 나와서 들을거리가 많아졌지만 흠.. 아는 노래여서 그런지 신곡만큼의 감흥은 떨어졌다.. 하지만!! 반전으로,,, 작년 행보 CD에는 김광민, 조윤성이라는 피아니스트와 윤종신이 함께하는 'JUST PIANO'라는 CD가 함께 했다. (무려 3CD였다능!!!!)

오래전 그날, 너의 결혼식처럼 유명한 노래는 아니지만 고백을 앞두고, 9월처럼 나름 유명한 노래도 꽤 있었다. 반주가 only 피아노이기 때문에 목소리가 더 두드러진다는 장점이 있징. 음반도 사고 음원으로도 쭉 다운받았었는데..2월 말에 저스트 피아노를 컨셉으로 '콘서트'를 한다는 소식에 엄청 행복했었었다.


하지만, LG아트센터에서 해서 그런지 몰라도 10만원 가량의 티켓값을 지불할 돈이 음슴........ 티켓팅 당시에는 눈물을 머금고 모른척 했지만, 1주일전! 돈이 좀 생겨서 바로 인터파크로 ㄱㄱㄱㄱㄱㄱ!! 인기가 별로 없는지 좌석이 보라보라..해염.. 앞줄에도 빈 좌석이 1~2석이 남아 있어서 바로 낚아채고 오늘을 기다려왔다!!! 


그리고 당일, 아침부터 둑흔둑흔 ^_^;;

좌석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데 공연이 시작됨을 알리는 안내방송마저도 센스있었다.

윤종신의 노래 제목을 센스있게 집어넣은 안내방송이었다. (본능적으로 뭐~~하지 마시고.... ~~하는 우둔남녀가 되지 마시고...~~ 이런 식으로?)

앞에서 두번째 줄이였는데 좌석과 무대가 너무 가까워서 목 나갈..뻔..했지만 얼굴 가까이서 본다는 장점이 너무 크기 때문에 목이 아픈 거,.. 그까짓것은 상관없었당.ㅎㅎ 


중간에 쉬는시간은 없었지만은 크게 1부, 2부로 나뉘어져서 진행됐다.

1부는 조윤성 피아니스트와 윤종신의 노래가 어우러진 공연. 희열이가 준 선물, You are so beautiful.... 등등 감미로웠다.ㅠㅠㅠㅠ 윤종신 콘서트는 윤종신의 깐족깐족 멘트도 재밌는데 이번 콘서트는 그런 시간을 줄이고 음악을 더 들려주는데 집중했다.. 굳굳bb

게스트로는 하림과 박지윤! 박지윤 얼굴, 몸매가 너무 예뻐서 넋을 잃고 쳐다봤다..ㄷㄷ 소멸될 것 같은 얼굴에 코는 엄청 높고,,, 몸도 엄청 말라서 와우... 


2부는 김광민 피아니스트와 윤종신의 노래. 노래가 시작되기 전에 조윤성 피아니스트와 김광민 피아니스트가 협연해서 피아노를 연주했는데..

막귀인 나에게도 엄청 멋있었다. 피아노로 엄청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고, 노래의 강약조절처럼 피아노를 치는 데도 강약조절이 있었고 대단해보였다. 5분이 넘는 시간을 피아노 연주만으로 사람들의 집중력을 모을 수 있다는 것도 대단했고, 나같이 음악적 감?이 없는 사람들은 저 악보를 외우는 데만 해도 백날이 걸릴 것인디... 저분들은 어떤 건반에 어떤 음이 나올지를 즉각적으로 알고 자유자재로 치는 것 같아서 대단해보였다..


2부에는 오래전 그날, 배웅, 시간...등등 저스트 피아노 앨범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곡들이 잔뜩.. 너무 좋았다. 진짜 감격..;;;;;;;; 근데 '배웅'을 마지막곡으로 오늘 콘서트를 마무리하겠다는 말에 웬걸..? 왜 벌써 끝나? 3시간은 해줘야지? ㅠㅠㅠㅠㅠㅠ 흑흑...

앵콜곡은 1월부터 6월까지였다. 대박bb 가사를 하나하나 다시 들으니 더더더더더더더더!!! 좋았다. 헤헤 


큰 감흥으로 집에 올때까지 폰으로 저스트 피아노곡을 다시 들었다! 

라이브보단 당연히 감흥이 낮았지만..ㅠㅠ 어쨌든 이번 콘서트는 대만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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