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의, 아니 어거스트디의 솔로콘서트 디데이 서울 공연과 파이널 공연까지 운좋게 모두 관람했다. 위버스라이브에서 들뜬 목소리로 솔로콘서트 해외투어 소식을 전했을 때부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길고 긴 대장정이 끝났다. 심지어 아미들은 당초 몰랐던 서울에서의 3차례 파이널콘서트까지 추가 되었으니 약 1개월가량이 더 길어진 셈이다.

방탄 멤버들과 함께 서는 무대가 아닌 홀로 무대에 선 윤기는 1명으로도 무대를 꽉 채웠다. 그룹으로 활동하면서도 꾸준히 냈던 개인 음악들은 120분의 공연시간을 빼곡히 채울만큼 충분했다. 더 대단한 점은 그 모든 노래들은 아미들이 따라부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전주만 흘러나와도 고함이 터져나왔다. 윤기가 쌓아온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들이었다.

방탄의 멤버가 솔로콘서트를 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BTS는 대중들에게 그룹으로 훨씬 더 인지도가 높은 가수지만 멤버들 한명한명의 기량이나 존재감이 모두 충분했기 때문에 그룹의 성장과 함께 멤버들 각자도 모두 성장했을테니 그룹콘서트 후에는 개인콘서트가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졌다. 그런데 이번에 디데이 콘서트를 보면서 느낀 건 그건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것. 그 바쁜 그룹 활동 중에도 윤기가 개인 콘서트를 열 만큼 어거스트디라는 이름아래 많은 노래를 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방탄의 노래로는 풀기 어려운 자신의 이야기를 솔로곡을 통해 풀어냈고 아미들은 윤기의 솔로곡에도 많은 애정을 쏟았다.

무엇보다 지난해 6월13일부터 시작된 챕터2의 시간을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으로 쓸 수 있었을텐데도 윤기는 해외투어를 기획하고 준비했다. '때론 너의 휴식은 추락이 된단걸'(interlude:Shadow)이라는 가사가 떠오르기도 했으나 어거스트디의 트릴로지 마무리는 결국 공연이어야 했다. 

윤기가 바쁘게 움직인 덕분에 각국의 많은 아미들이 기뻤고, 행복했다. 특히 공식 응원법이 따로 없는 곡들이었는데 해외 투어를 거치면서 아미들은 자체적으로 응원법을 만들고 공유하고 연습했고 파이널 콘서트에서는 그 응원이 정점에 달했다. 한국 아미들이기에 더 잘 따라할 수도 있었던 건 맞지만 해외공연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방탄콘서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발라드 콘서트만을 가는 나였기에 이번 공연에서의 체험은 정말 새로웠다. 무대 위에 선 아티스트와 완벽한 교감, 관객석의 고함과 떼창으로 귀가 얼얼해지는 감각, 양옆에 선 아미들과 느끼는 일체감. 추첨제로 당첨이 돼 찾은 서울 콘서트가 끝나고 나서는 '와 정말 재밌었다'는 감각이 온 몸을 휘감았다. 스탠딩을 했던 파이널콘서트에서는 나를 둘러싼 모든 아미들의 열기가 대단해서 공연이 끝나고나서도 - 어쩌면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공연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었다. 

 

응원법을 외워가려고 팬챈트 가이드를 출력해서..=_= 달달 외웠는데 그 덕에 가사 한줄한줄, 단어 하나하나를 더 깊이 음미할 수 있었다. 콘서트를 다녀오고 나서 어거스트디의 세 앨범을 더 사랑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삼부작이라는 게 아쉽지만 이번 콘서트 덕분에 윤기는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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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6월24일 디데이 인 서울 

 

 

서울 콘서트는 추첨제였다. 당첨은 기대조차 않았으나 신청은 해놓고선 티켓팅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와중에 두둥. 당첨됐다. 공지 제대로 안보고 좌석 반은 추첨제, 나머지는 예매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상 전석 추첨제였다. 당첨 안됐으면 피눈물 흘렸을 뻔. 

 

오후에 당첨발표 확인하고 속으로 소리질렀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때 이후 공연날까지 기분 안좋을 때마다 생각했다. "윤기 콘서트가 날 기다리고 있어.."

 

 

공연 전: 아니 이분들은 누군데 현수막에 걸림?

공연 후: 팀슈가 사랑해요♡♡♡♡♡♡

 

중국 아미들의 서포트는 매번 볼때마다 놀랍다.. 자본의 힘(물론 애정이 기반)

아우 이뻐 

곳곳에 걸린 윤기 사진 다 너무 이뻤다. 

서울콘에서 입은 발렌티노 특별 제작 의상 너무 멋졌다. 윤기랑 진짜 잘어울림.

서울콘은 2층 좌석이었어서 서두를 거 없이 공연장에 갔다.

아미존에서 나눠주는 포카도 운 좋게 마감 직전에 받았다. 아이돌 팬이 됐는데도 아직까지도 포카문화 잘 이해 못하지만 잘생긴 윤기 사진 받으니까 기분은 좋더라ㅎ... 

 

규모가 작은-방탄 기준- 실내 공연장이다보니 2층이었는데도 시야가 정말 좋았다. 양 옆에는 일본인 아미들이 앉았는데 두런두런 대화할 수가 없어서 아수웠다 흑.. 

 

공연 시작전까지 폰에 다운받은 응원법 가이드 계속 보면서 연습했다. 이렇게 열심히라니. 이건 찐사랑이야. 이런 생각 987321번 할 때쯤 공연이 시작됐다.

 

주변에 응원을 그렇게 미친듯이 하는 아미들이 없었는데 내가 그 미친아미가 되어보자 싶어서 정말 열심히 따라불렀다. 떼창 열심히 했더니 공연의 재미가 진짜 배로 커졌다. 이날 게스트로 싸이가 나왔는데 무대에 나오는 순간 공연장 함성이 너무 커져서 귀가 멍해졌다. 댓댓 따라부르는 재미 진짜 미.쳤.음. 정구기가 왜 허구한날 댓댓 불렀는지 알 것 같았다. 

 

대취타랑 해금으로 시작한 공연은 사람과 사람팟투를 부를 때는 서정적인 분위기가 흐르다가 다시 어거스트디의 진한 랩핑을 느낄 수 있는 곡들로 채워졌다. 욱! 할 때는 진심 신나서 페스티벌 온 줄... 

 

공연 막바지로 갈 수록 윤기가 하도 '마지막' '마지막'을 강조해서 이 앙큼고양이 또 뭘 준비한거야.. 했지만 그대로 공연이 끝나버려서 진짜 마지막인데 마지막을 강조한거야? 하고 허탈했다. (담날 공연에서 파이널 공연 공지함) 너무 재밌게 놀았다보니 공연이 끝나고 공연장이 환하게 불이 켜졌을 때 "난 이제 놀 준비된 거 같은데 다 집에 간다고??"의 심정이었다. 

 

2. 

8월5일 디데이 파이널콘서트

 

서울콘서트로 디데이콘서트의 재미를 안 이상 파이널콘서트는 무조건 가야했는데 정말 험난했다. 이번 공연처럼 처참하게 티켓팅을 망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ㅠ

 

이날 퇴근하자마자 가방 싸들고 피씨방에 가서 앉았다. 넉넉하게 시간 끊어두고 앉았는데 게임도 안하니 피씨 켜두고 폰으로 내내 딴짓했다. 근데 오픈시간 딱 되고 어버버하다가 몇 초 늦게 선예매 눌렀떠만 순서가 엄청 뒤로 밀렸다. 그때부터 쎄했다. 내 뒤에도 아미로 추정되는 애기들이 앉았는데 내가 아직도 만번대에 머무를 때 슬쩍 보니 네자리 숫자가 화면에 떠 있더라. 그분들은 티켓팅 여유롭게 성공해서 나가는데 나는 아직 좌석도 못보는 상황. 겨우겨우 기다려서 접속하는 순간 로그인이 풀렸다고 날 내보냈다.............미쳤나 인팤 기준 몬데 모냐고... 

 

이거 완전 내 상황이었음. 왜 난 정직하게 티켓팅을 하는 아미인데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티켓팅 선예매도 망해버리고

다음날 일반예매도 망하고

그 다음날 넘어가는 새벽에 한 취켓팅도 대차게 망해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쏟은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무조건 어떻게든 가야되는 상황이었음( 우냐? 울어?)

 

이때쯤의 내 루틴

- 기상 후 인팤 접속

- 마감 후 인팤 접속

- 퇴근 전 인팤 접속

....

취소표가 하나둘은 계속 뜨는데 예매하려고 들어가면 눈밭이 상황이 끊임없이 반복되어서 심신이 아주 너덜너덜해졌다. 아 그냥 포기하고 스트리밍볼까?라는 마음이 점점 더 커져갈 때쯤, 여느때처럼 눈 뜨자마자 인팤에 들어갔고 일반석에 자리가 꽤 많이 풀려서 들어갔더니 포도알 하나가 보여 냅다 예약하고 예약 확인 카톡 받음!!!!!!!!!!!!!!!!!!!!!!!!!!!!!!!!!!!!!!! "일찍 일어나는 새가 좋은 장점 = 슈가 티켓팅 취소표 주울 수 있다"

 

폰으로 보다가 결국 출력함

첫날 정국이가 게스트로 나왔다.

이 소식 듣고 속으로 울었다 ㅠ 정구가..... ㅠㅠㅠ 너무 이쁘다 정구기 

디데이콘서트 굿즈를 기념으로 하나 갖고 싶었는데 맘에 드는 게 티셔츠였다.

굿즈 사려면 현장 가서 바로 사거나 올공 반경 2.5km 안에서 예약한 후 가서 찾으면 되는 시스템. 울 집은 당연히 택도 없고 올공 근처 사는 친구한테 혹시나하고 부탁하니 친구집이 2.5km 안에 들었다!!!(만세!!!) 굽신굽신하면서 10시 땡하면 사달라고 읍소... "집에서 누워서 샀다"는 친구 말에 또 혹해서 기타피크도 사볼까? 했지만 이미 솔드아웃됨. (하지만 우리 윤기는 콘서트 이후에 기타피크 주문제작으로 내줬지요-)

진짜 더웟따

2시간 내내 서있더라도 스탠딩석보다 좌석이 조은데

그런 거 따질 형편 안되고 취소표 나오는 대로 주웠던 나는 일반석 스탠딩존, 그것도 거의 끝번호였다. 4시부터 집결해서 입장한 후 6시 공연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스케줄. 콘서트 보러 이렇게 공연시간보다 훨씬 일찍 나온 것도 처음이었다. 스탠딩은 천막 밑에 집결할 때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다. 내 번호가 너무 뒷번호여서 천막 없는 땡볕에서 30분가량 서 있었다 ^_^ 

스탠딩인데 시야 진짜 안좋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파이널콘서트에 올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자 

이번 공연은 아미들이 전보다 더 미쳤다(좋은 의미로)

엄청난 떼창. 

그걸 믿고 공연을 진행하는 윤기도 참 편해보였다

내가 간 날은 자만이가 나왔지롱~

사실 이미 리허설 공연으로 지민이가 올 거 같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막 놀랍지는 않았지만, 화면에 뜬 지민이 얼굴 보고 놀랐다. 진짜 예쁘게 생김.. 

막콘의 막날에는 석지니 호비가 관객석에, 남주니가 게스트로 섰지요. 

아미가 만든 이 멋진 사진 흑흑 ... (지금은 X가 되어버린) 트위터에서 주웠습니다. 

 

파이널콘서트에서는 기존 셋리에 어땠을까를 추가했다. 어땠을까는 어거스트디 노래를 각 잡고 듣기 전에 먼저 접했던 윤기 솔로곡이었는데 곡이 갖는 의미도 의미거니와 좋아하는 노래여서 더 좋았다. 

 

마지막 날에는 윤기가 중간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는데 후련함도 일부분 느껴지는 눈물이어서 그렇게 슬프지만은 않았다. 혼자서 이많은 공연을 해낸 네가 정말 대단해. 아미의 자랑이자 사랑, 입대 전까지 잘 쉬고(라이브도 켜주라...) 건강하게 다시 무대에서 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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