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보고싶었는데 국내 개봉도 안하고 도저히 자료를 구할 수 없어서 켄 로치 감독의 유명한 작품 가운데 하나인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봤다. 우연한 선택인데도, 보고 나서 한참이나 깊은 여운에 빠졌다.

 

2.

한때, 한국은 동양의 아일랜드라고 불렸단다. 왜? 그런지는 이 영화 한편만 봐도 감이 온다. 먼 나라의 독립투쟁과 내전을 다루는데도 기시감이 들기 때문이다. 어설프고 조악해보이지만 마음 간절히 기적을 바라게 되는 독립군,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대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점령군, 독립의 방향과 국가방향을 두고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는 독립군의 내분은 우리 근현대사 교과서에도 나온다. 영국군의 극악무도함엔 자동적으로 감정이 이입돼 화가 날 지경.

 

3.

'조국이란 게 이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무언가에 반대하는 건 쉬워도 무언가를 찬성하는 지 아는 건 어렵다'

 

정말 조국이란 건 뭘까. 내 집과 내 언어를 자유롭게 쓸 수 있으려면 조국이 존재해야 하는데 이들에게 조국은 도저히 손 닿을 수 없는 머나먼 것인 듯하다. 점령군 1명을 죽이면 그 배 이상으로 내 동료와 민족이 앙갚음을 당하는 상황. <암살>에서 이정재가 '독립이 올 지 몰랐다'는 변명도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에겐 어쩌면 변명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무기조차도 점령군 몇 명을 총살하고 나서 훔치는 수준이고, 눈 앞에서 점령군에게 희롱과 위협을 당하는 사람을 보아도 총알이 다 떨어져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수준에서 과연 독립은 가능한 것이었을 런지. '가능성' '현실성' '이성' '효율성' 이라는 근대사회가 낳은 기준들에 따르면 제국주의 국가로부터의 독립은 난망할 뿐이 아닐 수 없다.

 

4.

자신들을 숨겨준 아주머니를 윽박지르고 함께 독립운동을 했던 동생을 제 손으로 죽일 만큼 아일랜드 내전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보다 더 치열하고 끔찍하다. 왜, 이런 빌미를 안겨준 이들이 아닌 고통을 당한 사람들이 더 고통을 당하고 마는 걸까. 우리나라도 분단의 원인을 우리가 제공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동족상잔의 비극이라는 한국전쟁을 겪고 분단상황은 한국에 끊임없는 갈등과 분열을 가져온다. 지금만 해도 사드배치로 난리이지 않는가.. 한미동맹 덕에 우리가 안전하게 살 수 있다지만 애초 냉전시기 남북을 갈라놓는 원인은 미소의 세력 다툼 아닌가.

 

시리아 내전만 해도. 제국주의 시기에 역사와 문화를 무시하고 서구가 갈라놓은 경계선 때문에 내전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고통은 고통을 받은 사람들이 이어 받는다. 국제관계에서 어떤 정의나 도덕은 없다지만, 역사는 너무 잔인하고 아이러니하다.

1. 최장집, 김우창 교수의 대담 - 더 많은 혹은 더 작은 민주주의를 찾아서

 

- 다른 대안적인 가치를 좇게 하는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의 지금의 결과가 됐다. 신자유주의가 들어와 민주화되는 시점과 만나면서 나쁜 방향으로 가속화됐다.

- 국민 위에 군림하고 싶고, 전체를 대표하고 싶어하고, 자신을 지지했던 정당의 정책 프로그램이나 방향을 신경 쓰지 않고 대통령 자신의 이해와 의지를 일방적으로 전체 국민의 것으로 규정하고 밀어붙인다면, 그건 전체주의에 가깝습니다. 민주주의는 누구도 국가와 역사를 대표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이 스스로 전체 국민과 역사를 대표한다고 말하면서 정책을 풀어나가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나 국가의 이익을 강조하지요. 신문도 부문 이익들이 표출되고 강조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도덕적인 질타를 많이 하지요.

- 냉전 반공주의의 가장 큰 유산은 노동 세력을 정치적으로 조직화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국 민주주의의 가장 큰 수혜자는 자본이었고, 한국 사회의 시민성이 시장화된 시민성으로 재조직되는 과정에서 부동산이나 투기에 대한 열망이 확산되었습니다.

- 독일에선 토론이 한없이 진행됩니다. 전체의 문제가 아니라 극히 작은 세부의 문제에 대한 토의지요. 신문에 그 퇴의 진행 과정이 자세히 보도됩니다.

- 하버마스가 현대 산업사회의 한 효과로서 '일상생활의 식민지화'라는 말을 쓴 일이 있습니다. 경제와 정치의 큰 조직이 보통 사람의 삶을 잠식해 들어가는 현상을 말하지요. 그간의 급격한 변화들이 사적인 삶의 영역을 완전히 없애버렸어요.

- 국가 일등, 아니 세계 일등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고 작은 세계에서의 인간적인 관계, 평등하면서도 구체적인 의미에서 존경할 수 있는 사람과 제가끔의 업적을 지닌 , 그러한 인간 관계의 사회를 찾아야 한다.

 

2. 김두식 교수 - 아직 끝나지 않은 노래

 

- 추억이란 늘 양날의 칼과 같아서, 같은 추억을 가진 사람들의 결속을 강화하는 만큼, 같은 추억을 공유할 수 없는 사람들을 배제하는 벽도 만듭니다.

 

'일상 >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쁜 뉴스의 나라>, 조윤호  (0) 2016.12.12
<지식인마을> 시리즈  (0) 2016.07.25
김종인 <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  (0) 2016.07.04
읽는 습관  (0) 2016.07.04
레이 황 - 1587년 아무 일도 없었던 해  (0) 2015.12.08

1.

EBS 포켓중국어를 매달 듣고 있다가, 일본어도 한번 들어볼까 싶어 '초급일본어'를 5월부터 듣기 시작했다.

월화수 일주일에 3일, 20분씩 라디오 강의가 진행되는데 회화&문법&단어가 골고루 잘 배분돼 있다. 복습만 제대로 한다면 실력이 쭉쭉 늘 것 같다.

 

초급일본어를 듣다가 일본어에도 '악센트'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중국어와 달리 성조가 없어 무작정 발음해도 다 되는 줄 알았건만;; 절망 두둥...

 

같은 발음이라도(당연히 한자는 다르지만) 악센트가 다르면 뜻이 다른 단어도 있는 걸 알고는 거의 멘붕. 일본어 악센트는 규칙도, 원리도 없으니 그저 많이 듣고 많이 발음해보는 수밖에 없다. 대체 누가 일본어 초급은 쉽다 하였는가!!!!!!!!!

 

5,6월 두달째 듣고 있는데 2달이라도 꽤 공부할 내용이 쌓인다. 문법을 짚어주는 부분은 특히 좋고, 예문도 많아 통째로 외우려고 노력 중이다.

 

2.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초기엔 항상 공부법, 공부자료를 얻으려 검색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일본어 관련 검색을 하다 '일본어저널'이란 잡지를 발견했다.

월간지인데 가격은 1만원이 조금 넘지만 내용은 꽤나 알찬 것 같아 사볼까 하다, 샘플로 과월호를 준다는 정보를 보고 당장 신청했다.(이거 신청하는 데 정신이 팔려 jlpt 시험 보러가는 중에 지하철 한 정류장을 더 갔다는 슬픈 이야기...) 내일이나 모레쯤 도착할 것 같은데 어서 보고싶다 으하하하핳핳... 

 

좋으면 달마다 사 봐야지

 

 

경제민주화에 대한 공부겸, 김종인이란 인물을 알고 싶은 호기심 해소 겸 선택한 책.

4.13 총선 전, 이 인물의 행보를 두고 얼마나 말들이 많았나. 일부에선 새누리당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자리를 옮긴 것을 두고 비판을 했지만

김종인이란 인물이 추구하는 정책이나 국가의 방향은 정권에 상관없이 일정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경제민주화 조항이라고 일컬어지는 헌법 119조 2항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한 사람.(이 조항의 별칭자체가 김종인 조항이니...)

 

3월부터 읽어보려고 메모장에 적어놨다가, 이제서야 읽게 됐다.(제발, 은정아ㅠ)

 

책을 펼친 순간, 오잉@-@ 본문 글씨가 여타 서적들보다 커서 기분이 좋았다(??)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았고, 책 중반부에 나오는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과 얽힌 이야기들이 꽤 흥미롭다. 당시에도 경제정책에 있어 일조하셨던 분이 2016년 지금에도 힘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놀랍다.(이 분의 생각이 오늘날에도 유효하다는 점 & 체력관리 등등..)

 

 

1.

우파적 성향과 좌파적 성향을 동시에 드러낸다.

 

우파적 성향이 있다고 느낀 이유는 이 분은 확실히 '엘리트주의'를 믿는 듯한 느낌. 대중, 민중, 시민들이 직접 들고 일어나 변화를 요구하는 상황을 최악의 상황이라 가정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민중봉기를 막기 위해서라도 정치권에서 먼저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데 굉장히 우파적 색이 짙다.

 

언뜻 드러나는 대의제에 대한 입장 역시 마찬가지다. <좌우파사전>에서 우파들이 대의제를 바라보는 생각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국민이 다음 선거에서 최종 의사를 표현하기 전까지는 정치 엘리트 다수의 자율적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선거에서 당선된 엘리트는 자율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선거에서 확인된 민의를 반영할 책임이 있다. 선거 이후의 직접적인 시민 집단 행위는 국민주권의 대표자들에 대한 업무 방해라 여긴다" 이 책에서 김종인 씨가 직접적으로 대의제에 대한 의견을 이렇다고 제시한 건 없지만 전반적으로 위에 언급한 논조 그대로를 따른다.

 

그렇다고, 완전히 보수적 성향의 인물도 아닌 것이 비정규직 문제를 다루면서 '정규직 과보호'를 이야기하지만 그렇다고 '정규직 과보호'가 비정규직의 근본 원인이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딱 잘라서 성향을 정의하기 어렵다.

 

2.

경제민주화를 재벌해체, 재벌개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재벌과 중견기업, 중소기업이 상생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언급한다. 하지만 나는 경제민주화가 사실상 재벌해체가 아닌가 생각한다. 재벌이 진정한 의미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따르려면, 경영과 소유를 분리해야 하지 않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을 지키지 않는 이유도 적은 지분으로도 전체 계열사를 손에 쥐려 하기 때문이고 이는 즉 대를 이어 기업을 소유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김종인이 말하는 '공정거래법만 잘 지켜도 경제민주화는 이뤄지는 것이다'는 장기적으로 경영과 소유의 분리를 의미하고, 이는 곧 재벌의 해체와 이어진다. 경제민주화가 재벌해체가 아니라고 말하는 이유는 재계의 반발 회피용 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

 

3.

이 분도 독일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어 그런지 좋은 모범 사례로 독일을 자주 언급한다. (독일은 대부분의 분야에서 정말 선진적이다. 독일어를 배워 독일로 이민을 가고 싶어지는 요즘@.@)

 

4.

보육&교육 정책을 복지 정책이 아니라 경제 정책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 인상적이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2016년인 지금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5.

주관적인 느낌이지만 책을 읽으며 지은이 스스로 자신의 생각과 방향에 굉장한 자신감과 믿음, 어떤 부분에선 고집까지 느껴지곤 했다. 신문에서 접하는 김종인의 이미지와 참 잘 맞는다는 생각;;ㅋㅋㅋ

 

 

 

누가 안시켜도 알아서 읽는 문학류 서적들 말고

의식적으로, 의무감에 읽는 사회과학 서적들을 읽고 적는 카테고리!

일주일에 2번 이상은 이 카테고리에 글을 쓸 수 있길 바란다. @.@

윤종신 작사가 콘서트 2(부제: 특강)에 다녀왔다. 3일간 열린 콘서트의 막공을 찾았다.

콘서트 소식이 들렸을 때 얼마나 기뻤던지, 더운 6월이 기다려지는 유일한 이유였다.

이번주중에 서류합격 발표가 나서 일요일에 필기시험이 있단 걸 안 순간은 조금 찜찜했지만-

너무 기다렸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메세나폴리스에 있는 롯데카드 아트센터에서 열렸다.

공연장 좌석이 폭력적이란 얘기는 들었지만 실로 그러했다. 즐거운 공연이 아니라면 엉덩이 배기는 데 더 집중할 지도 모른다 ㅠㅠ

 

 

티켓팅에 실패해 오른쪽 사이드에 앉았다. 3열이었는데도 거의 웬만한 공연장 1열만큼 무대와 가까웠다. 사이드만 아니면 좋으련만... 딱딱한 좌석에 엉덩이는 배기고 목은 계속 왼쪽을 향했더니 오른쪽 어깨가 뻐근했다(흡)

 

'특강' 형식이라 어떻게 작사를 하고 어떤 감정을 담는지 등을 위주로 토크를 했다.

사실 토크는 양념일 뿐 이전 콘서트보다도 토크 시간은 더 적은 것 같다는 느낌(행벅...)

 

이번 콘서트에선 듣고 싶었던 노래를 정말 많이 불러줬다. 그리움 축제, 나의 안부, 치과에서, 오랜만에, 잘했어요 등등등.... 윤종신 버전의 라이브를 내 귀로 들을 수 있다니 넘나 행복.. 노래가 소개될 때마다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만세만세!!)

 

그리고, 위로라는 주제로 '오르막길' '탈진' '지친하루'를 연달아 불러줬을 땐 우울한 취준생은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고......ㅋ.... '탈진'은 왜이렇게 좋은지 작년에 월간으로 나왔을 땐 막상 안들었던 것 같은데 어제 콘서트 다녀오고 한 곡 반복으로 계속 듣고 있다.

 

+) 윤종신 7집 앨범을 중고로 구매해야 겠다

중국 현대극을 30화 이상 보는 경우가 잘 없었는데 '환락송(欢乐颂)'이 내 첫 완결 중드 현대극이 될 것 같다 엉엉ㅠㅠ

캐릭터 한 명 한 명이 그냥 허투루 쓰이지 않고, 설득력 없는 캐릭터가 없어서 더 좋았다. 다들 매력 넘침!

한국엔 여배우들이 중심이 된 드라마나 영화가 매우 드문데 중국드라마지만 여배우들이 통통튀는 드라마가 너무 반가웠다.

 

 

상해의 환락송(欢乐颂)이란 아파트 22층에 다섯 명의 여성들이 모여 살면서 그리는 이야기다. 같은 공간에 살지만 직장도, 성격도, 연애스타일도, 삶의 가치관도, 심지어는 경제적 상황도 천차만별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류타오와 왕자문이 22층에 이사오면서 시작되는데 당연히 처음부터 서로에 대해 선입견과 편견으로 가득하다.  특히, 한 집을 세 명이서 빌려 살고 있는 우리, 2202호의 주인공들은 비슷한 나이대에 집을 갖고 있는 류타오와 왕자문에 대한 부러움과 약간의 엄청난질투를 보인다.

 

 

다섯명의 주인공들이 다같이 첫대면하는 순간. 대표적 富二代(푸얼다이)인 왕자문은 이사온 집에서 밤 10시가 넘었는데 파티를 벌인다. 2202호의 꽌꽌, 장흔(화비냥냥), 양자(본격 실명과 극중 이름 섞어쓰기)는 집주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큰 소리를 내지 못한다.(중국에선 집주인이 아니면 이럴 때 나서지도 못하나?하는 생각이 든 부분... 이후의 씬에도 집주인과 월세자(혹은 전세자)들이 아파트 직원들한테 상당히 차별대우를 당한다) 그때, 짜잔! 앤디=安迪=류타오가 경찰에 신고하며 멋있게 등장. 안하무인 성격의 왕자문은 안디에게 버럭버럭 대들지만, 앤디는 이른바 층간소음 규정을 들면서 조목조목 반박한다.

 

 

앤디 역을 맡은 류타오. 고아로 복리원에서 자라다 입양된 이후 쭉, 미국에서 공부하고 직장생활을 하다 복리원 시절, 기억에 있는 남동생을 찾으로 중국에 온다. 어린시절부터 총명하고 똑부러지는 성격이었지만 복리원 시절의 영향인지 다른 사람들과의 교제를 어려워하고 교제에 관심도 없다. 동성이든 이성이든 간에 악수나 포옹과 같은 간단한 스킨십에도 질색한다. 하지만 금융권에 종사하면서 일적인 분야에선 그 능력을 톡톡히 인정받으면서 많은 스카웃 제의도 받는다. 미국에서의 유일한 친구였던 담종명의 소개로 중국에선 그의 회사에서 일하는데 직장에선 끝없는 회의와 완벽주의로 밑의 직원들은 상당히 피곤해한다.

 

환락송에 이사온 후 집 문 앞에 직접 CCTV를 달아서 2202의 처자들의 호기심을 매우 자아내기도 했다. 왕자문 파티사건이 있기 전까진 2202호와 일면식도 없었지만 엘레베이터 사건(계속 사건.....) 후 조금씩 22층의 이웃들과 가까워지고 몇몇 일들을 겪으면서 완전히 마음을 연다.

 

류타오가 무척이나 매력적이고 예쁘게 나와서 이 드라마에서 처음 본 듯했으나 중국에 있을 때 본 영화 咱们结婚吧에 출연했었다(헐?) 스타일이나 화장법이 바뀌었는지 그 영화에선 그다지 인상에 남지 않았었는데 이 드라마에선 엄청 매력적이게 나온다. 물론, 앤디 역이 가진 캐릭터의 힘이 가장 크다. 처음에는 이웃들에게 딱딱하고 무관심으로 대했으나 점차 이웃들, 다시 말해 생애 첫 친구들 일에 발 벗고 나선다. 꽌꽌과는 직장이 비슷한 방향에 있어 아침마다 앤디가 꽌꽌을 차로 데려다 준다.(2202호의 세 주인공만 차가 없어 늘 지하철을 탔었다) 꽌꽌은 앤디를 아예 자신의 삶의 멘토로 삼고 상담을 자주 받는데, 이때 앤디가 해주는 충고들이 참 좋다. 항상 真话还是安慰话 둘 중에 어떤 말을 듣고 싶냐고 묻는데, 이 모습마저 넘나 멋있는 언니....

 

 

우리의 화비냥냥. 장흔, 뽠지예(樊姐)...!!!!!!!!!!

환락송을 보면 다섯명의 캐릭터마다 조금씩 나와 비슷한 부분이 있구나,는 생각으로 보는데 장흔 캐릭터는 나랑 겹치는 면이 전혀 없지만 가장 신경쓰인이는, 아픈, 여린 캐릭터다ㅠㅠ올해 서른이 되면서 결혼에도 조급해한다. 결혼에 급한 것과는 별개로, 장흔은 차와 집은 자가로 소유하고 있는 잘생긴 남자가 아니면 쳐다도 보지 않는다. 예쁜 외모로(사실 다섯 명 다 예쁘지만 장흔은 드라마 상에서도 가장 예쁜 외모를 가진 캐릭으로 나온다) 2202호 동생들의 부러움과 질투를 받으면서 2202호의 왕언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특히 연애 상담전문인데 '너도 서른이 되면 알거야'를 입버릇처럼 말한다. 극 초반부에는 예쁜 옷과(아 화비냥냥은 진짜 넘 예쁨) 장흔 본인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대사를 찰지게 치는데 정말 내가 남자라면 바로 넘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환락송 초반부엔 왕언니답게 연애, 직업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 워너비처럼 나오지만 24,5부 이후로 가면서 이 언니의 짠내나는 사연이 하나둘씩 공개된다.

 

외국계 기업 인사팀에 꽤 오랫동안 다녔음에도 여전히 20대 동생 둘과 집에 세를 들어 산다는 점, 지나칠 정도로 남자친구의 부에 집착하는 모습, 극 중간중간 오랫동안 직장에 다녔어도 전혀 돈을 모으지 못했다는 대사, 부자는 아니지만 좋은 가정에서 자란 꽌꽌을 부러워하는 모습 등등.... 수많은 복선들이 우리 뽠지예의 짠내나는 사연을 가리킨다. 장흔 배우가 연기를 얼마나 잘하시는지 나도 몰입해서 울면서 봤다(ㅠㅠ) 아직 결말까지 다 못봤지만 이 언니 행복했으면 한다. 정말.

 

 

(나랑 성격이 제일 비슷했던 꽌꽌ㅋㅋㅋㅋㅋ 정말 날보는 줄 알았다.. 괜히 정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회계 관련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꽌꽌은 2202호에 세들어 사는 세 명 중 한명. 고향은 상해가 아니지만 상해에서 살아남기 위해 평일 야근에 주말 출근을 당연시 한다. 그렇다! 꽌꽌도 정규직 전환 조건의 인턴을 하고 있다(헬중국!!!!ㅠㅠ) 자신 빼고 다른 인턴 동기들 모두 명문대 출신이기에 항상 불안해하고 이것에 대한 자격지심도 상당하다. 하지만 영어에 능통하고 제 일을 훌륭하게 해낼뿐만 아니라 업무에서 실수나 자신의 안 좋았던 태도에 대한 반성이 빨라 상사한테서도 점차 인정받는다.(꽌꽌, 마지막화에선 정규직 되어랏..) 동갑내기 친구 왕자에 비해 조용하고 내향적인 편이지만 눈치가 빨라 환락송 22로우 이웃들 관계의 중재자 역할을 도맡는다. 극중에서 아직까지(현재 38화 보는 중) 뚜렷한 러브라인이 나오지 않은 유일한 캐릭터. 사실 러브라인이 나오지 않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인물이다. 고향을 떠나 외지에서 자기 기반을 다져가고 이웃들과 관계를 맺고, 직장에서 자리잡아가는 모습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극 중에서 존재감을 보여주기 때문.

 

+) 어학연수할 때 본 중국 여대생들의 평균적인 모습과 너무 비슷해서 깜노..ㄹ.... 미용실에선 커트만 하는 저 긴 생머리와, 안경과, 마른 체형과 저 옷 스타일까지.....

+) 꽌꽌과 왕자는 동일한 옷을 몇 번씩이나 입고 극 중에 출연하는데 드라마가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쓴 것 같아 좋았다. 20대 중반의 사회초년생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듯! (PPL이라고 컨셉과 다르게 비싼 옷 입히는 여타 드라마와는 다름!!!!)

 

 

2202호의 분위기 메이커? 사고뭉치? 사실상 제일 순하고 정이 많은 왕자!

 

극 초반엔 왕자의 연애가 극 중심에 놓이는 줄거리인데 왕자가 너무 막무가내인지라 이 캐릭터는 왜이렇게 매력없게 만든거지, 생각했지만 전혀 아니었다. 실연, 강제 퇴사를 겪으면서 인생의 바닥을 치는듯한 경험을 하지만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이겨낸다. 물불 안가리는 성격 탓에 앤디, 왕자문과 크게 부딪히는 일이 발생하지만 자기가 잘못한 것을 알고는 먼저 달려가 사과를 할 줄 아는 멋있는 여성이다. 장흔이 짠내나는 가족사정으로 매회 울면서 등장할 때마다 이를 가장 안타까워하는 귀여운 덩생ㅠ^ㅠ  

 

 

부잣집 딸. 미국에서 수년째 유학했지만 노느라 간단한 영어조차 구사할 줄 모르는 철 모르는 캐릭터! 인 것 같지만 의외로 생각이 깊고 불의를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는, 환락송 22층에 가장 늦게 입성한 왕자문. 돈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왕자문은 환락송에 살면 아빠가 불쌍히 여길 거라고 생각해서(옆집엔 그 집을 3명이서 나눠 사는데?ㅋㅋ) 이 곳에 들어온다. 첫 화에서 왕자문이 걱정돼 따라온 왕자문의 엄빠가 이런 좁은 곳에서 어떻게 살거냐는 걱정을 해대는 탓에 그걸 들은 2202호 처자들은 굉장히 허탈해한다. 왕자만큼이나 막무가내에 물불 안가리는 성격이고 하고 싶은 말은 꼭 하고 넘어가는 성격 탓에 왕자와 장흔과는 꽤 크게 사이가 벌어지기도 하나.. 종반에는 22층에 빠져서는 안 될 인물이 된다.

 

 

앤디의 유일한 친구였던 담종명. 생각보다 비중이 작은데 후반에선 치고 나올 지 궁금..?

 

 

 

아, 류타오 너무 예뻐ㅠㅠ

 

 

저 물 상표는 대체 뭐인지.. PPL이 엄청나다. 특히 맨날 앤디만 저 물을 마시는데 류타오가 모델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

앤디가 가끔씩 여는 앤디 냉장고엔 저 물밖에 없다;;....(털썩....)

 

 

장흔의 남자!

 

 

으아, 왕자의 渣男。。呜呜

 

 

류타오의 남자? 곧 바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2202호의 세 명이 제일 좋다ㅠㅠㅠㅠ 제일 친근해 ㅋㅋㅋㅋㅋ

 

 

왕카이?!

사실 환락송에서 비중은 적은데 인기가 많은지

환락송을 네이버에 치면 왕카이 나온다!!!는 내용이 많다.

어디 나와서 이렇게 인기가 많은거지?????

 

 

 

 

에디 레드메인이란 배우가 궁금해지는 영화다.

영화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이 보는 편인데 포스터를 보더니 친구가 '진짜 여자같지 않냐'고 한 말에 충격받았다.

<캐롤>과 마찬가지로 성적 소수자들에 대한 인권? 아니 이들에게 인권을 적용한다는 발상조차 불가능한 때를 살아가던

소수자들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싶었다.

 

 

퀴어영화가 아니라 그냥 로맨스 영화다. 퀴어 영화라고 해서 그들의 사랑의 맥락이 보통의 사랑과 다를리 없다는 걸 제대로 각인시켜준 영화다.

극장을 나오면서 케이트 블란쳇에 나도 반한 기분이었다.

 

영화에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의 계급적 차이가 암시되는 부분이 조금씩 나오는데

이 부분에 약간 불편했다. 지금의 사랑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이 때 역시 재력이나 신분에 따라 연인 사이의 우위가 점쳐지는 기분이랄까.

하여튼...

 

 

대중과 평론가의 갭을 뼈저리게 느낀 영화.

물론 서기는 아름답고 배경이 된 지역의 풍경도 더없이 아름다웠다.

 

 

영화관가서 볼걸, 하고 후회한 영화.

영풍문고에서 이벤트하는 책을 사고 받은 DVD가 있다는 걸 청소하다 발견하고는 노트북으로 보는데

평범한 멜로영화인 줄 알았다가 뒤통수 어마어마하게 맞았다.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오겡끼데스까 와타시와 겡끼데스' 장면보다는 여주인공이 자신이 누군가의 첫사랑임을 알고 울듯 말듯한 표정을 짓는 마지막 장면이

베스트였다. 영화를 보고 다른 일을 하는데 한참이나 마지막 장면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마음 아파서 편지를 못보내겠어요'라고 말한 것처럼 나도 '마음 아파서' 쉽게 다시 꺼내 보지 못할 것 같다.

 

 

많은 이들의 인생영화로 꼽히는 영화 <쇼생크탈출>

'쇼생크탈출 안 본 눈을 찾는다'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았다.

 

CGV 2월 재개봉 영화로 뽑혀서 운좋게 영화관 가서 보게 됐다.

나한텐 인생영화까진 아니었지만 극본, 영상, 음악 모든 부분이 정말 말그대로 탄탄했다. 스포쩌시는 제목 번역빼고

 

개봉 후 20년이 지났음에도 촌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이영화를 보고 내가 씁쓸했던 이유는

아마도 내가 앤디보다는 레드, 혹은 브룩스에 가까운 인간유형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감옥으로 설정된 하나의 사회, 규율, 관습에서 그 속에 무사히 정착하길 바란다, 나는. 매우 레드스럽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