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서울에서 쓰는 블로그 일기. 집 근처에 자주 가던 카페가 장기휴업에 들어가서 방황하다 근처 이디야에 들어왔다. 이디야는 뭔가 맘 편히 책 읽거나 블로그하기는 쉽지 않아 내키지 않았건만..ㅠ 

 

휴대폰 갤러리도 정리할 겸 올해는 블로그 일기 자주 써야징>_<

 

새해 첫날은 집에 갔다. 시간으로 따지면 딱 하루정도 머물 수 있어서 고민 꽤 했지만 가기로 했다.

그런데 2022년의 마지막주 토요일.. 수서역에서 SRT가 잇달아 취소되고 난리 부르스가 나서 백년만에 동서울 가서 시외버스타고 울산에 갔다. 정말 지겨웠다만 미루고 미루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완독했다. 

 

'북적북적' 앱의 이 기능 하나가 너무 탐이나서 바로 다운받아 작년에 읽은 책을 하나둘 복기했다. 빠진 것도 있겠지만 대체로 다 떠올려냈다. 생각보다 정말 독서량이 저조했으며.. 그와중에 내 취향인 책만 골라읽었군, 싶은 기록. 

 

경기도로 이직한 친구가 놀러왔다. 참 볼거 없는 도시라 데려갈 데가 만만치 않은데다 우리집에서 먹을만한 식당은 차를 타야되는데 그럼 술을 할 수가 없어서.. 찾다찾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집근처 식당으로 모험을 감행했다. 하이볼과 안주 모두 낙제점..이었으나 분위기만은 좋았다고 위로해본다. 

 

담날은 갈릭님의 카페 아르스. 들어가는 길목이 '여기가 맞나?' 싶다는 후기를 많이 봐서 나도 '여기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어도 의심하지 않고 계속 내달렸다. 그러니 짜잔, 꽤 큰 규모의 카페가 나온다. 갈릭님 아는 체 하고 싶지만, 너무 부끄럽고, 갈릭님 좋아해서 카페 찾아온 구독자 상당수가 그런다고 브이로그에서 말씀하셨던 게 기억나고, 그게 나일줄 몰랐고.... 갓구운 저 케이크는 정말 맛있었다. 

 

민팁짱팬으로 안 쓸 수 없죠? 일력 배경화면. 일력은 책상 위에 두고 출근하기 전에 한장씩 뜯으며 좋은 문구에 찌르르~ 감동받는다. 

 

n년만에 크레마 파우치를 새로 샀다. 기존에 쓰던 파우치는 크기와 디자인, 튼튼함 모두 너무 만족한터라 사실 바꿀 이유가 없었지만 한번도 세탁하지 않고 쓴 탓에 너무 꾀죄죄했다. 세탁하고 새로 산 거랑 번갈아가면서 써야지. 이북리더기는 대학 졸업때 언니가 사준 크레마 카르타인데, 많이 안쓰기도 했지만 번잡한 기능 없어서 매우 만족하며 쓰고 있다. 물론 서브용으로 이북리더기 하나더 구매하고 싶은 마음을 품고 살디만..

 

구례에 추 ㅣ 재 하러 갔다. 인터뷰 끝나고 멀리 나온 겸 대나무숲길도 가고 목월빵집도, 내장탕이 맛있다는 식당에도 갔다. 대나무숲은 산책하기 좋았는데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산통 깨는 클래식이 너무 거슬렸다.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만 온전히 듣고 싶었는데 음악이 끊이지도 않고 부지런히 흘러나왔다. 

바나님은 인스타에서 뜨개 게시물 몇개 좋아요 누르다보면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게시물로 알게 됐다. 기성복처럼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의 편물을 뜨시는 걸 보고 팔로우 했는데, yes24에서 북펀딩하길래 얼른 참여했다.(yes24 플래티넘 회원의 위엄 아니겠읍니까..)

 

작가의 직업과 취미 모두 '짜다'라는 술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게 흥미롭다. 그래서 책 표지에 적힌 소개도 '낮에는 코드를, 밤에는 니트를 짜는 개발자'다. 이 책 리뷰는 따로 하고 싶어서 길게는 안적지만 작가가 꽤 최근에 뜨개를 시작한 편인데도 정말 깊숙하게 뜨개세계에 빠진 분이다. 엄청 밀도높은 에세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뜨개 관련 서적은 죄다 도안집인 출판시장에서 이런 에세이는 귀하다. 특히 나처럼 이제 막 뜨개에 관심을 막 기울인 사람에게는 실용서로서도 훌륭하다. 몰랐던 용어와 뜨개 꿀팁을 많이 알게됨.

 

재작년에 엄빠 모시고 간 하동에서 쓴 느린우체통 편지가 이제서야 왔다.

편지 내용은 그냥 아무말이었다.. 1년 후 나에게 보내는 편지에게 코로나19는 끝났냐고 물었는데 그럴리 없지.. 

엄빠 환갑잔치 준비는 좀 하냐고 물었는데 그 역시 그럴리 없디..ㅠ_^

간만에 동진옹 GV. 영화는 <라인>

 

작년부터 모녀 관계를 다루는 영화가 많이 개봉하는데 그때마다 부지런히 찾아 보고 있다. 모녀관계의 당사자로서 이 관계가 흥미로워 그런건가... 가장 최근에 본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허은실 시인님과 이동진 평론가의 합이 매우 좋았다. 다른 게스트와 함께 하는 동진옹을 꽤 많이 본 편인데 손에 꼽게 편해 보이셨다. 

 

 

예문 조차도 how can i stop her knitasia?.. 못멈춤다..

 

방탄 덕질은 뜨개보다 더 열심히 부지런히 하고 있다.

이제 거의 내 루틴처럼 자리 잡았기에 따로 말할 것도 없는 수준. 위버스에서 풀어준 작년 부산콘 리허설 사진인듯. (맞나?) 정구기 구여워.. 요새 라이브 많이 와줘서 할아미는 아주 행복하단다... 그래서 말인데 또 와주면 안돼? ㅠㅋㅋㅋㅋ

설에도 뜨개거리를 들고 갔다. 지금은 뒷판 다 완성하고 앞판도 고지가 보이는데 저때만 해도 몸통 원통뜨기를 했다. 진짜 개지겨운 구간.. 

설 연휴에 엄마가 싸준 김밥. 김밥 진짜 좋아하는데 그 중 최고는 단연 엄마가 싸준 김밥! 

주차하다가 기둥에 사이드브레이크를 박살냈다. 그 주차장에 과장 보태지 않고 100번 넘게 주차했는데 정말 무슨 일일까?ㅋㅋㅋㅋ이제 어엿한 드라이버로 거듭난 줄 알았지만 가끔 이렇게 황당한 사고를 낸다. 박살난 사이드브레이크를 어떻게 좀 만지니까 원래 자리로는 돌아왔는데 박살난 틈이 고속도로 달리면서 벌어질까봐 블루핸즈 찾아갔다. 에효... 땅에 돈을 버리는 사람 = ㄴr

 

회사에서 가까운 블루핸즈 중에 평이 좋은 연희점으로 갔고, 사이드브레이크 부품을 우선 주문할테니 다음날 다시 오라고 했다. 그리하여 연희동에 2번 간 사람 됨. 수리하는 김에 엔진오일도 갈고 기본점검도 받았다. 대기가 꽤 있어서 차키 맡기고 가보고 싶었던 바늘이야기 연희점에도 갔다옴! 블루핸즈에서 걸어서 10분도 안 걸렸다. 이게 운명? ㅇㅈㄹ하면서 신나서 갔다 왔다. 

 

뜨개인구가 우리나라에 100만 정도 된다고 어디서 본 거 같은데 최근엔 더 늘었을 것 같다. 나같은 신규유입자들도 추가한다면. 이를 방증하듯 바늘이야기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에어리코튼 2볼과 바늘 하나를 사고 2층 카페로 올라갔더니 뜨개거리를 손에 든 뜨개인들로 카페가 꽉 차 있다. 뭔가 대단해보였음.. 

휴대폰 거치대가 절실해져서 라인에서 쿠키 거치대를 샀다. 졸귀졸귀. 이거 차에 달아둔 밤에 정구기 몇개월만에 라이브 켜줘서 기분 더 좋았음(뭔 상관?) 

그런데 BT21과 방탄이들 계약은 끝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럼 난 순수히 이 캐릭터가 귀여워 산 사람이 되는 건가.... 

섹후땡 아자씨들 공연 보러 감. 유명한 노래 몇곡만 알지만 내한한다고 하니 가보고 싶었다. 

보컬이 워낙 독보적이라 라이브 역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케이랑 스윗, 아포칼립스는 전주 나오자마자 관객석에서 탄성과 고함이 나옴. 

공연 본 담날 완도 감. 하.... 

마감한다고 들어간 카페. 꽤 귀여움. 

목포역 부근에 유명한 김치찌개집에 가고 싶었는데 마감하고 나오니 영업시간이 끝나부렸다. 그래서 대안으로 찾아간 순두부찌개집. 엄청 맛있었다. 출입문에 적힌 문구가 꽤 아련함. 

요새 취미가 재밌는 뜨개 블로거의 글 정독하는 건데 즐겨찾기 해두고 보던 블로거가 소개한 JW 앤더슨 가디건. 브랜드에서 아예 뜨개 도안과 영상을 공개했다길래 대박대박!! 외치면서 200만원 가까이 하는 가디건을 몇만원어치 실만 사면 만들 수 있다고?? 해서 들떴는데. 사실 저 색상의 가디건, 누가 사줘도 안입을 거잖아요 이 무채색 인간아.. 

출판계의 뜨개 서적 강자 한스미디어에서 일본에서 유명한 뜨개 계간지를 번역해서 출간하기 시작했단다. 한스미디어는 이미 수많은 뜨개서적들로 이름을 익히 들어 알고 있는데 일본어로는 모사다마라고 불리는 <털실타래>가 궁금해 나도 가을, 겨울호를 사 보았다. yes24에서 사면 코수링도 사은품으로 준다. 졸귀ㅠㅠㅠㅠㅠ 

 

겨울호만 정독했는데 꽤 알차다. 한국어 버전이다보니 한국에 유명한 털실가게도 소개해주고 겨울 의류 뜨기 좋은 실도 소개해준다. 뜨개는 당연히 도안의 선택과 뜨개 실력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실을 보는 눈도 중요한데(색상과 성분) 이런 정보를 계속 접하다보면 어떤 성분이 많은지를 보고 대충의 촉감도 예측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근가방에 온갖자료랑 노트북, 주간지 넣어다니면서 털실타래도 챙겨 넣음. 

코비드로 중단했던 시네마리플레이가 몇년만에 재개했다.

상영 목록을 보다가 <매스>를 보고 싶어서 뒤늦게 취소표를 주웠는데, 그러고보니 <매스>에 관심이 간 계기도 동진옹이다. 파이아키아에서 소개해줘서... 

 

<매스>를 보면서 너무 울것같아 완전한 생얼로 극장에 갔는데 생각보다 더 오열하면서 봤다. 옆자리 관객에게 미안할 정도로 눈물을 훔치느라 정신이 나갈 지경. 피해자 어머니가 탁자에 앉아 입을 열 때부터 그냥 눈물이 흘렀다. whyrano... 

 

<매스>가 다루는 이야기는 이 블로그에도 꽤 길게 적었던 책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와 유사해서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총기사고를 일으킨 사람들의 범죄동기는 그 사람의 악함인가? 우울증과 같은 병에서 오는가? 

 

네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그만 잘해줘 제발..) 정신이 나갈 지경으로 눈물을 흘리고 동진옹의 gv시간에는 거으ㅣ 탈진한 채 누워있었는데요......

눈을 번쩍 뜨게 한 바로 이 수세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시네마리플레이 영화퀴즈는 내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수준이라 그냥 널부러져 있었는데(큐어를 문간 사진만 보고 맞춘 분이 계셨다) 수세미 당첨자로 내가 앉은 좌석을 부르는 순간 손을 번쩍!!! 들었다. 동진옹 어머니께서 만든 이 큐티깜찍한 토끼 수세미!! 귀하게 사용해달라고 하셨나? 그랬는데 당연햐죠 졸귀탱인걸요..

 

가방에 뜨개책 넣어다니는 뜨개인에게 이 코바늘 수세미가 오다니... 아직 코바늘로는 모자랑 가방 만들어본 게 다지만.. 수세미 촘촘히 보면서 뜨개고수의 향기를 느꼈ㄷr... !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에 누군가 가져다 둔 기타.

 

이런 거 보자마자 폐기물 신고하고 돈 내고 버려야 되는 거 아님???? 하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에게 서글퍼졌다. 팍팍하게 살지 말자.. 나자신아.. 

 

  마지막은 2월16일자 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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