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교육을 받으러 갔다.

집과 1km 남짓 떨어진 곳이라 센터를 가는 버스를 쉽게 탈 수 있었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에 울산에서 과외하던게 다인가? 

신문사에서 후배들 교육하는 과정도 '가르친다'의 과정에 속하긴 하겠지?


지역센터에 교육을 받으러 가기 이전엔, 내가 가르치게 될 학생 성적을 어떻게 올리지?하는

완전한 '과외 선생님' 모드를 하고 갔다. 문법은 뭘 가르치고, 어휘는 얼마나 외우게 하지? 등등의.

내가 공부해왔던 방식 그대로를 그 아이에게 해주면 될 줄 알았다. 내 나름의 성적을 올려주겠다는 목표도 갖고 갔다..!!:p


하지만, 난 학원선생님이 아니라 지역센터에서 봉사를 해주는 '선생님'이었다. 잊고 있었나보다. 아니 몰랐다.


나의 성장과정에 있어서 교육이나 학습 면에서 부모님은 언제나, 든든하게, 대학에 온 지금까지도

"공부할 때 필요한 돈은 언제든지 써도 된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물질적, 정신적으로까지 많은 지원을 해주신다.

이런 지원에 감사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은 늘 마음 속에 갖고 있으면서도

이게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잊었당. 이 지역센터에 오는 아이들은 배우고 싶은 것이 있어도 마음껏 배우지 못하는 환경에서 자라왔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초,중,고 12년 동안 나름 주변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이 늘 칭찬해주는 '모범 학생'인 나는

공부를 못하거나 성적이 낮은 칭구들 혹은 집중을 못하고 늘 엎드려 자는 칭구들을 보면서 '개인의 의지'라고만 생각했었다. 

나는 보고 싶은거, 놀고 싶은거, 하고 싶은걸 다 참으면서 공부에 집중을 하니까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받는 거라고만 생각했다. 


교육을 받고 집에 온 후에도 과외선생님처럼 어떻게 성적을 올려줄까?라는 마인드는 여전하다.

다만, 내가 앞으로 한 학기 동안 가르칠 학생이 학습 수준이 떨어져도 위와 같은 생각은 하지 않을 것 같다. 


한 학기 동안 '다름'을 이해할 수 있는 내가 됐음 좋겠다. 머리만 이해하지 말고 마음으로도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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