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찾은 남해 금산을 이제서야 포스팅한다. T-20 들고 다니면서 사진 찍을 땐 너무 좋은데, 막상 포스팅할 때 사진 용량을 일일이 조정해야 해서 자꾸만 사진을 묵혀두게 된다..

아직 겨울 추위가 완전히 가시기 전에 남해를 찾았다. 

오, 진짜 기억도 안 나는 사진이다

아마 남해터미널에서 두모라는 곳까지 다시 가야했나 보다. 두모를 가기 위해선 다시 작은 공용터미널로 향해야 했다. 거기서 배차간격이 긴 버스표를 먼저 끊어두고 주변 던킨으로 향했다. 날짜를 보니 딱 친구 생일. 여기서 선물을 줬던 것도 새삼 기억이 난다. 친구에게 어울릴 립스틱의 색상을 상상하면서 나름 고심해 골랐는데 좋아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네이버맵이 알려주는 정류장에 내렸는데 주변이 허허벌판에 공사가 한창이라 놀랐다. 다행히 앞을 향해 주욱 걸어가니 등산로를 알리는 표지판이 나왔다. 

(갑분) 정상에 가까워진 풍경. 우리는 금산산장에서 하루를 묵을 계획이어서 오르는 데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오를 때 시간은 2시간 남짓일 걸렸는데 완만해서인지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인적도 드물었다. 그렇게 오르다 보면 어느새 이런 멋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아직 완연한 봄도 아닐 때라 어떤 옷을 입어야 할 지 도통 감이 오지 않았다. 결국 등산가는데 말도 안되게 롱패딩을 입었는데 한창 땀이 날 때는 더워서 벗어 던지고 싶을 지경. 그래도 이 롱패딩 덕분에 금산산장에서 살아나갈 수 있었지만...

부소암 바위

비교적 손쉽게 올라왔는데 풍경이 기대보다 근사하면 기부니가 좋크든요,, ㅎㅎ 이곳은 다음날 일출보는 장소이기도 했다. 

그리고 짜잔, 드디어 '금산산장'. 금산산장은 풍경맛집으로 인스타에서 꽤나 핫플이어서 그런지 젊은 사람들로 복작였다. 금산산장에 앉아 컵라면을 먹으며 내려다 보이는 풍경을 보는 게 나름 코스인데 처음에 든 ?의문?은 사람들 복장이었다. 대체 어떻게 저런 신발을 신고 여기까지 올 수 있는 건가, 하고. 우리는 준 등산인같은 차림에 땀이 막 식어서 꼬질꼬질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근처 보리암과 지상부를 오가는 셔틀버스가 있었다. 금산산장은 그렇게 즐겨야 했는데 우리는 왜 여기서 하루를 머물기로 한 것인가!!!

남들 한다는 건 우선 다 해보구여... 

 

해가 지기 시작하면 금산산장을 찾았던 관광객들은 하나둘 떠난다. 이날 금산산장에 묵는 사람들은 우리 뿐이었다. 

친구가 몇 주전에 미리 전화로 예약하고 입금까지 끝냈는데, 막상 가니 예약확인이 쉽지 않아 애를 먹었다. 주인 아저씨가 따로 예약명부를 만들어 놓지 않는 탓에 입금을 확인한다고 꽤 오래 서 있었다. 겨우 겨우 아저씨 폰에서 친구 이름으로 입금한 기록을 찾아냈고 무사히 방을 얻었다. 

 

금산산장에서의 숙박을 쉽게 추천하지 못하겠는데, 우선 시설이 너무 열악하다. 용변을 볼 화장실만 간신히 있고, 세면대나 샤워시설은 기대해선 안 된다. 또 이불이나 베개 위생이 좋지 못하다. 

금산산장의 밤

무엇보다 3월 중순에 찾은 금산산장은 어마무시하게 추웠다. 첨엔 방에 난방도 안되는 것 같아 친구와 진지하게 고민을 했었다. 여기서 자다간 입돌아간다고.. 다행히도 해가 지고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자 방이 따땃하게 데워졌다. 

그래도 산장에서 보는 밤의 풍경이 참 좋았다. 저 밑에 보이는 마을의 불빛들도, 하늘의 별도 산속에서 보니 괜히 더 좋았더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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