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기 전에 마무리해보자)


저녁에 숙소 체크인을 한 다음 대강 짐정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예약한 숙소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 저녁을 먹으러 해방비에 갔던 여행 첫날엔 버스를 탔는데 타자마자 내려 다음에 갈 때부터는 줄곧 걸어갔다.

해방비(解放碑). 공식명칭은 '인민해방기념비'인데 충칭을 대표하는 건축물 중 하나라고 한다. 항일전쟁 승리를 기념한 국가기념비인데 1940년에 세워졌다.

충칭시의 랜드마크같은 느낌. 해방비 주변으로는 명품샵, 백화점, 야시장 같은 먹자골목이 즐비해 있어 평일 저녁, 주말엔 사람으로 북적였다. 해방비만을 보러간다기 보다는 해방비 주변, 충칭 시내 가장 번화가를 구경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여행 둘째날 찾은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중국 여행을 꽤 했음에도 중국에 있는 여러 임시정부 가운데 직접 가본 건 충칭이 처음.

이곳도 숙소에서 도보로 이동이 가능했다. 임시정부 뒷편에서 내려오는 길을 택해서였는지 주변에서 길을 좀 헤맸다. 일찍 숙소를 나선 탓인지 관람객은 거의 없었다. 한국인 가족, 그리고 중국인 관광객 두어명 정도.

 

 

임시정부는 생각보다 전시가 부실했다.

물론 비행기로 한국과 4시간이 떨어진 이 머나먼 이국 땅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애썼을 분들이 몸담았던 곳이라 하니 그 생각만으로도 가슴 뭉클해졌지만. 임시정부가 충칭으로 옮겨야했던 배경이나 중국 내부에서 임시정부의 이동 경로 등을 설명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

2층 전시를 보고 1층으로 내려오던 내게 한 중국인이 윗층은 좀 다르냐고 물을 지경. 전시랄 게 없고 당시 그 공간을 그대로 재현, 가구를 배치해둔 수준이었다. 중국에 있는 곳인만큼 현지인인 중국인들도 이 곳이 자기네들 땅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당위, 의미를 느끼고 돌아가면 좋지 않을까.   

 

다 보고 나와 뒤돌아보니 임시정부의 전경이 보였다. 주택, 아파트 단지 사이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모습을 보니 괜히 울컥? 저 시절과 관련된 일엔 죄다 울컥한다.

임시정부에서 삼협박물관을 향해 가는 길. 시내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이동하면 되는 거리였다. 정류장으로 걸어가는 길에 찍은 가로수들. 항주랑 묘하게 비슷한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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