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여행을 다녀왔다. 12월 초 라오스는 겨울로 들어가는 길목이라지만 한낮은 한국의 여름마냥 더웠다. 저녁도 쌀쌀하다고는 했지만 송글송글 땀이 맺히는 날도 더러 있었다.

3박 5일을 패키지로 다녀왔는데 패키지는 영 꽝이었다. 불친절한 가이드, 효율적이지 못했던 동선, 지나친 쇼핑, 라오스에서 (굳이) 먹은 한식 등등.. 동행 모두가 마냥 편한 사이가 아닌지라 모두가 큰 불만을 겉으로 표하진 않았지만 패키지 투어 자체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특히 히비스커스, 노니, 커피 등 쇼핑샵이 여행 일정의 상당부분을 차지해 짜증이 났다. 저렴한 패키지가 아니라 정말 누가 봐도 적절한 값을 치렀기 때문이다...ㅡㅡ

비엔티안에서 방비엥으로 가던 길에 찍은 사진들.

비엔티안에서 방비엥까지는 차로 4시간이 걸린다. 가는 길의 상당수가 비포장도로여서 차 맨 뒷자리에서 상당히 고역이었다. 지겨워 잠을 잘라해도 덜컹거리는 탓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고속도로가 아닌 덕에 즐길 수 있었던 것은 길가의 상점, 일상을 즐기는 라오티안, 유유히 걸어다니는 여러 소 따위의 풍경.

평일 오후를 한가로이 즐기는 라오스 사람들을 보며 경쟁하지 않고 현재에 만족해보이는(속내까지 알 수 없으니) 삶이 편해보였다. 한국만큼이나 치열하게 경쟁하고 남들과 비교당하고, 비교하는, 성장에 집착하는 사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흔히 말하는 (가난해도)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로 꼽히는 부탄 등 동남아 국가들의 사람들은 성장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비물질적인 데서 행복을 느끼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거리에 보이는 건 영어 표지판, 중국어 표지판, 그리고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한국어 표지판. 라오스라는 국가가 그 자체로만 존재할 수 있다면 이네들의 행복이 유지될 수는 있어도 주변국과 연결될 수 밖에 없는 이 시대에선 자본, 성장이 없으면 오롯이 그 행복을 누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게다가 라오스 내부에서도 군부 등 상류층의 비위가 심하다는 가이드의 설명까지 곁들여지니 평온해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도 있는 그대로 보이지만은 않았다.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라오스가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독립기념문. 1954년에 독립했지만 완공은 중국의 도움을 받아 2002년에 이뤄졌다.

기념문을 안내하는 설명문에도

"中国政府和人民赠给老挝政府和人民的礼物(중국 정부와 인민이 라오스 정부와 인민에게 드리는 선물)"라고 돼 있다. 한 국가의 독립기념문을 다른 국가의 도움을 받아 완공했다니, 뭔가 모순이 느껴졌다. 자본을 무기로 라오스에 힘을 뻗치는 중국은 라오스 지역 곳곳에 그 흔적을 드러내고 있었다. 대표적인 게 중국에서 라오스 방비엥으로 이어지는 철도 공사였다. 중국이 자본을 대고 있었다.

라오스는 동물 천국. 소는 물론 강아지, 고양이도 어느 하나 묶어있지 않고 자유로이 돌아다녔다. 그덕에 나같은 쫄보는 움찔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풀어 자라 그런지 몰라도 사람에게 달려들거나 하는 경우가 전혀 없었다. 오죽했으면 강아지(!) 사진을 내가 대담하게 찍었을까!

가장 좋았던 블루라군. 물에 둥둥 떠있는 기분이 좋았다. 당연히 저 나뭇가지에서 다이빙은 안했다.ㅋㅋㅋㅋ 짚라인 만으로도 1년치 무서운 체험은 다 한 셈이었다. 심지어 올해 짚라인 두번이나 했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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