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칭여행 3일차엔 교외에 위치한 '우롱'으로 떠났다. '우롱'은 충칭시의 한 구(区)의 이름이고 보통은 우롱구에 위치한 선녀산 혹은 천생삼교를 보러 많이들 간다. 참고로, 선녀산은 국가지정 AAAA급, 천생삼교는 AAAAA급 관광지다.

우롱구는 충칭 시내에서 거리가 상당한 데다 저 둘 관광지는 고도가 높은 지형이라 철도나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이 쉽지 않다. 대부분 일일 투어를 신청해서 가는데 나 역시 그 방법을 택했다.

내가 머문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충청 여러 교외지역 관광지 일일 투어를 신청받고 있어, 비교적 손쉽게 신청할 수 있었다. 스탭은 인원이 많은 대규모 투어, 소규모에 숙소 앞으로 픽업해주는 투어 두 가지가 있다고 설명해줬는데 그땐 돈이 뭐가 그리 아까웠는지 나는 인원이 많인 투어를 신청했다. 가격은 300위안 정도가 차이났다. 투어 자체 비용은 기억이 안난다..ㅎㅎ;

게스트하우스는 투어를 직접 운영하는 게 아니라 모객을 도와주는 차원인지라, 자세한 사항은 투어 가이드에게 전달받아 웨이신을 통해 대신 전달해주는 식이었다. 

아침 7시까지, 지정된 장소에 모여 0618번 번호판의 관광버스를 타라는 게 주 내용인데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신분증을 꼭 챙겨야 한다. 관광지에서 표를 끊을 때 신분증이 필요하기 때문(대체 왜...?)

그리고, 관광지가 모두 고도가 높은 곳인만큼 당시 기온이 3~5도까지 떨어질 수 있어 외투를 꼭 가져오라고 당부했다.

대망의 우롱여행 당일!!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ㅠ_ㅠ 날씨 복을 전날에 다 몰빵한 탓인가. 비도 내리는 데 바람까지 불어 관광버스를 기다리는 데만 옷이 다 젖었다. 혹시나, 놓칠까봐 약속시간보다 훨씬 일찍 나갔던 탓인가. 버스를 기다리는 데 다른 사람들이 오지 않아 불안했는데 약속시간이 다 되어갈 때쯤 다른 여행객들도 약속 장소에 모이기 시작했다. 7시가 넘어서자, 관광버스가 여러 대 오는데 전날 웨이신으로 알려준 번호판을 꼭 확인하고 타야했다. 다른 버스들도 우롱여행을 목적지로 하는 경우도 많아서 헷갈릴 수가 있다.

버스에 탄 후, 예약자명과 신분증 확인을 한다. 내가 기다린 장소뿐만 아니라 집결지가 더 있었는지, 두세군데를 더 들린 후 본격적으로 가이드의 안내가 시작된다. 우선, 여행객들의 신분증을 죄다 수거해간다. 관광지 매표를 할 때, 여행객 신분증 넘버를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가이드가 신분증을 걷어간 후 일괄 등록한다. 중국인은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지 않은 경우, 신분증을 찍어 둔 사진으로 대체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외국인은 반드시 실물 여권을 챙겨야 하는 것 같았다.

또, 오디오 가이드같이 생긴 기계를 하나씩 나눠주는데 가이드와 무선으로 연결된 이 기계를 귀에 꽂으면 가이드가 멀리서 마이크에 대고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 관광지에 도착하니 가이드가 몇분까지 어디로 모이세요 등의 안내를 이 기계를 통해 했다. 나한텐 외국인이라고 어차피 못알아듣는 거 아님????하면서 안주려고 하더니... 안 받았으면 미아될 뻔했다;

교외라고는 하지만, 우롱현까지만 충칭 시내에서 4시간이 걸린다. 가는 도중에 먹었던 점심. 원탁에 둘러 앉아 먹는데, 가이드가 한명씩 넘버를 부여해 몇번부터 몇번까지는 어느 방에 들어가서 먹어라~ 지정해준다. 놓칠까봐 귀 쫑긋... 엄청 맛있진 않았지만, 그래도 뭐든 잘 먹고요?

점심을 먹고 나오니 가이드가 우비를 하나씩 나눠 줬다. 비가 더 거세게 오고 있었다.

본격적인 관광지에 들어서기 전, 아래가 다 보이는 스카이워크 같은 곳(?)을 갔다. 갈 사람은 30위안을 추가로 내고 들어가고, 아닌 사람은 밖에서 기다리는데 비 맞고 꼼짝없이 서 있기 싫어 들어갔다. 높은 데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비가 쏟아져 스카이워크 아래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전방에 보이는 전경이 너무 멋있어 사진 몇 장 찍다가, 우산과 사람에 치어 금방 나왔다..(헬의 시작)

정말 멋있는 산세와 풍경이었지만, 쏟아지는 비 때문에 제대로 앞을 보기 힘들었다. 심지어 어떤 구역은 물이 범람해 들어가지 못하게 할 정도. 이날 내가 포함된 단체팀이 마지막으로 천생삼교 관광구에 들어온 팀이었다. 폭우로 위험할까봐 더 이상 여행객을 받지 않았다는데, 아니 가이드 슨생님.... 우리는 괜찮나여......

우산 안걸리는 사진을 찍기도 힘들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폭포도 장난 아닌 세기와 속도로 떨어졌다. 중요한 건 저 옆으로 지나가야 한다는 점.. 사람들 다 소리지르면서 >_< 표정으로 지나갔닼ㅋㅋ

나름의 관광 포인트. 딱 ㅁ 모양으로 빛이 들어와서 손가락 하나를 대면 '날 일(日)', 두개를 가로로 대면 ‘눈 목(目)'이 만들어진다는 가이드의 설명. 다른 관광객들은 신났지만, 응~ 나 한국인~.

가이드 설명대로 몇 번 따라하다가 그냥 손가락 자랑하기.

천생삼교 관광구역 내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면 도보, 혹은 사진에 보이는 차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가이드는 마음대로 하시라~고 했는데 이런 궂은 날,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누가 걸어가나요. 다들 차를 타고 이동했다. 저 표를 사는데 10위안이었나? 투어 비용에 포함돼 있지 않아 따로 지불해야 했다.

그 후론 또 저마다 자유롭게 이동했다. 사진을 오랜만에 다시 꺼내보니 새삼 절경이었는데 저때는 시야를 비가 가려서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여행의 맛은 날씨가 70%는 좌우하는 듯. 모이라는 시간에 늦을까봐 직진만 했더니 제일 먼저 도착했다. 출구로 나오면 저렇게 좌판에서 고구마, 옥수수 등 간식을 파는데 아무것도 안 산 게 너무 아쉬웠다. 알고 보니 우롱현은 고구마로 유명한 곳. ㅜㅜㅜㅜ

아, 저 맞은편에는 천생삼교 관련 기념품을 파는 곳도 있다. 거기서 천생삼교 사진이 담견 엽서 몇 개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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