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맞춰 중국 충칭에 4박5일 여행을 다녀왔다. 충칭은 베이징, 텐진, 상하이와 함께 중국 4대 직할시지만 내륙에 위치한 터라 다른 직할시 만큼 한국인이 많이 찾는 여행지는 아닌 것 같다. 나 역시 충칭하면 '임시정부가 마지막으로 머문 도시', 혹은 그 유명한 왕가위 영화 '중경삼림' 정도의 키워드가 떠오를 뿐이었다. (아, 훠궈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 짧게 다녀온 충칭은 정말 볼거리, 먹을거리가 가득한 도시였다. 4박5일이 한 도시만 보기에는 길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교외의 볼거리까지 꼼꼼하게 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한 도시에 보름 정도 머물면서 여행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1. 항공권

서울(인천공항)에서 충칭까지는 직항 기준 3시간30분이 소요된다. 대련이 1시간 남짓 걸리는 걸 생각해보면 충칭은 한국에서 꽤나 거리가 먼 도시라는 걸 새삼 느꼈다. 그만큼 충칭으로 가는 비행기는 그 수가 적고, 가격도 저렴하지 않다. 

여행가기 한달 전, '스카이스캐너'에서 항공권을 구입했다. 항공사는 에어차이나(중국국제항공), 갈 때는 직항, 올 때는 제남을 경유했다. 가격은 수수료 포함 46만원 정도했다. 아시아나*직항도 있었지만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 고민하지도 않고 포기할 수 있었다:)... 

중국 항공 괜찮을까 우려가 된 것도 사실인데 생각보단 괜찮았다. 지연 출발도 전혀 없고!

그런데! 한국에 올 때는 에어차이나와 코드쉐어를 하는 중국산동항공을 타고 왔다. ㅎㅎ 코드쉐어를 하는 지도 몰랐는데... 산동항공은 항공권 찾을 때마다 초초초 저렴한 가격으로 떠 알고는 있었는데 어떤 블로거가 쓴 분노의 후기를 읽곤 고개를 절레절레.. 난 절대 안타야지 했으나! 이번 여행에서 두번(충칭-제남, 제남-인천)이나 탔다. 인생사.. 

1-1. 중국공항

먼저, '충칭공항'

충칭공항의 정식명칭은 충칭장베이(江北)공항이다. T2 터미널은 국내선, T3 터미널은 국제선으로 알고 있어 제남으로 경유해 가는 것이니 당연 T2로 갔는데 이 터미널에선 중국 자국의 엄청 작은 규모의 항공사만 있었다. 샤먼이나 기타 등등의 지역명을 딴 항공사들. 에어차이나는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중국에선 동방, 남방 다음으로 큰 규모의 항공사인지라 중국 여타 지역으로 가더라도 T3 터미널로 가야한다.

캐리어가 너무 무거워서 공항까지 택시를 탔는데, 당당히 T2(티얼!)을 외쳤다. ㅎㅎ... 아무리 봐도 내가 타야 할 항공편이 안뜨길래 봤더니 T3에서 체크인을 해야 하는 거였다.  

나처럼 헷갈리는 사람이 많은지 T2와 T3이에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배차 간격도 10~20분 정도로 기억한다. T2에서 T3으로 바로 가는 게 아니라 중간에 2~3개 정류장이 더 있었다.

사실 이런 시간낭비를 안하려면, 바이두에 항공편명만 쳐도 어느 터미널인지 나온다ㅋㅋㅋㅋㅋㅋ

(뒤늦게 안 사람...)

경유했던 '제남공항'

제남공항은 규모가 엄청엄청...작아서 국내너미널과 국제터미널이 같은 건물에 있다. 특이한 건, 국제터미널은 체크인 시간이 항공별로 정해져 있어 그 시간대에만 문을 개방한다는 점이다. 그 시간 전까진 승객들이 캐리어들고 세월아네월아~ 밖에서 기다린다, 문이 열리기만을. 시간이 되면 문이 열리고, 특정 항공편 승객들만 체크인하러 들어가 출국심사를 맡는다. 경유 안해야 겠다고 결심한 부분;

2. 숙소 

지하철 4번 출구에서 나오면 맞은편에 바로 이 건물이 보인다.

이 건물 중에 4,5층이 게스트하우스다. 4층 일부가 카운터, 공용공간이고 5층 전체가 객실.

숙소로 올라가는 벽면에 충칭 외곽 관광지가 안내돼 있다. 적힌 곳 모두가 1일투어를 운영한다.

숙소는 부킹닷컴에서 위중구에 위치한 瓦舍国际青年旅舍(호스텔)을 예약했다. 4인 여성 도미토리, 4박을 예약했는데 선수금은 없었고 당일 도착해 340위안을 지불했다. 당시 환전했을 때 1위안이 172원이었으니 6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으로 굉장히 저렴했다. 

이 숙소의 특장점은 바로 위치. 충칭은 시내 볼만한 관광지들 대부분은 숙소가 위치해 있는 위중구에 있다. 임시정부, 해방비, 홍야등 등 충칭하면 꼭 가봐야 한다고 여겨지는 관광지들이 걸어갈 만한 거리에 있다. 

특히 충칭 지하철 1호선 较场口 역 4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있는 데다 숙소 주변에 버스 정류장이 많아 이동하기에도 편했다. 어느 관광지를 가도 숙소에 바로 올 수 있는 지하철, 버스가 있었다. 

但是。。。

4인실로 예약했으나 이틀이 지나고는 6인실로 방을 바꿨다. 왜냐... 방에 대왕 바퀴벌레가 나왔기 때문이다;;;;;;;; 밖에 나갔다 잠시 쉬러 들어왔는데 바퀴벌레가 레이더 망에 포착된 것. 너무 커서 안볼라고 해도 안 볼수가 없었다. 사실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이미 부킹닷컴의 여러 후기 가운데 한국어로 적힌 후기에서 바퀴벌레에 대한 글을 읽었기 때문. 순간, 아 그냥 나가게 둘까.. 싶었지만 그 크기와 날아다님(?)을 견딜 수 없어서 바로 데스크로 가 바퀴벌레의 출현 소식을 알렸다. 

그러니 스탭들도 익숙한 지 바로 비어있는 룸을 파악해 방을 바꿔줬다. 

대응은 좋았지만, 

첫째, 바퀴벌레가 나온 그 4인실 도미토리에 당시 나만 머문 것도 아니고 외출해 있는 다른 게스트도 있는데 바퀴벌레를 잡는 시늉이라도 했어야 했고

둘째, 숙소에서 바퀴벌레가 나오는 게 하루이틀 아닌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아 보였고

셋째, 4인실 돈을 냈는데 그보다 저렴할 6인실로 바꿔줬다

는 점이 뒤늦게 아쉬웠다. 새로 키 받아들고 다시 바퀴..가 있는 방에 들어가 짐을 부랴부랴 싸느라 정신도 없었던 데다 (이상하게) 6인실이 4인실보다 쾌적해서 당시에는 아무 생각이 안들었지만 말이다. 

4층 카운터, 5층이 객실인데 엘레베이터가 없다. 첫날, 캐리어 들고 올라가는 게 꽤나 힘들었다. 후기 봐도 'no elevator'가 빠지질 않는다! 1층 벽면에 전화를 하면 짐을 옮겨주겠다고는 적혀 있지만,, 'free'라고도 돼 있지만,, 유심 전화 안되고요?,,,

3. 교통

고덕지도(高德地图)를 한국에서 미리 다운받아서 숙소, 관광지, 맛집 등을 별표 표시해뒀다. 꽤나 유용했다. 길찾기도 틀리지 않게 잘 나오고, 버스 도착 예정시간도 잘 맞았다. (유심을 한국에서 사서 따로 vpn을 깔지 않아도 구글지도도 켜지긴 했다.)

충칭 시내 관광지는 대중교통만으로도 충분한데 지하철보단 시내버스를 더 많이 타고 다녔다. 버스요금은 거리 상관없이 2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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