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먼에 도착하니 다들 멋쟁이들이었다.

그랬다.

샤먼은 우리로 치면 부산과 같은 도시였다!

다들 휴양을 즐기러 오는 곳, 밀짚모자에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은 여자들이 많았다.

나는 그와중에 내 몸만한 배낭을 메고 캐리어를 들고 시내버스에 탔다

'아, 뭔가 배낭여행객이 올 곳이 아닌갘ㅋ'


그만큼 샤먼은 관광도시이고 정말 아기자기한 도시다.

아기자기한 도시라는 느낌은

공항에서 가져온 지도덕분이다.

샤먼 전체를 보여주는 지도가 너무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그려져 있어서

도시 전체에 대한 인상이 그렇게 머릿속에 뿌리내렸다.



참 예쁘고 귀여운 지도.

첫날은 의욕에 넘쳐 짐을 풀고 숙소에 앉아

형광펜까지 꺼내 가고 싶은 곳을 체크해봤다...

샤먼에서 내 몸이 어떨지는 전혀 예상도 못한 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날!

샤먼은 남쪽 of 남쪽 도시인데

햇살이 내가 갔던 도시들 중 가장 뜨거웠다. 그만큼 더웠다.

샤먼에서 유명한 샤먼대학을 제일 처음에 찾아갔다.

유명한 드라마에 나와서 유명해졌다는데

드라마 덕도 있지만 대학교 자체의 풍경이 이국적이다

무려, 열대수가 자라는 대학교다!






샤먼대학은 관광객들이 하도 많이 몰려들어와

아예 인원을 통제하는 방식을 택했다.

한국의 대학처럼 내부에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는게 아니라

샤먼대학 정문에서 줄을 서서 신분증을 검사받아야 한다.

사실 정문 외에도 출입할 수 있는 문은 있어서 굳이 정문을 택하지 않아도 되긴 하지만

난 정문밖에 모르므로...

그리고 정문에서 줄을 서 있으면 이렇게 샤먼 대학 지도를 파는 사람들이 있다.

보면 손수 다 그린 거다. 글자며 그림이며...ㅋㅋㅋ

안사려다 왠지 기념품의 일종이라 한장 구매했다.



끼이잉...어마어마하잖아

우리 학교도 나름 예쁘다고 자부하는 편인데...




지도를 보지 않고 무작정 걷다가 발견한 선물같은 장소

되게 우연히 발견한 곳인데 겉으론 숨겨져 있어 짜잔!하고 나타난 기분이었다.






그리고 저녁에 찾아간 호수


샤먼은 해안도시라 무역이 발달해 여러 기업들도 많이 들어와 있다고 한다

샤먼 시내에는 이렇게 길쭉길쭉한 빌딩들이 많다...


이렇게 나름 알찬 하루를 보낸 후, 나는 샤먼에서 정말 극심한 복통을 앓았다ㅠ

이유를 추측해보건대

숙소 근처에서 망고를 사면서 아저씨가 손수 껍질까지 벗겨줘 깎아주었는데

그 씻지도 않은 칼이 아닐까? 혹은

숙소 앞에서 먹은, 허름한 식당에서 먹은 볶음면이 문제가 아닐까...?

......


샤먼에서 꼭! 가야할 구랑위마저 못갔다

선착장에까지 갔는데 배가 정말 손으로 움켜쥘 만큼 아파서

거의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다시 돌아왔다.

물만 먹어도 화장실로 달려가 ㅅㅅ를 하는 지경이라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기 전날에는

꼼짝없이 방에만 누워있었다.

떠나기전 친구가 챙겨준 소화제나 복통약을 먹어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샤먼에 도착한 날, 그리고 떠나는 날을 포함해 총 5일이나 있었음에도

샤먼은 내게 정말 아쉬움 가득한 도시가 돼 버렸다.

마지막을 여유롭게 보내고자 비교적 작은 도시임에도

여유롭게 일정을 잡았지만 그 여유가 독이었는지

혼자 도미토리 침대에 누워 땀을 뻘뻘 흘리던 때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웃긴 건,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그 복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는 것?


어쨌든 여행의 마무리가 다소 아쉬웠지만

그래도 샤먼에서 여행을 잘 끝내고 그렇게 한국에 돌아왔다.

대한항공을 타고 돌아오는데

샤먼공항에서 체크인할 때부터 들려오는 한국어에

겉으론 무표정했지만 속으론 엄청 반가웠다.


*

졸업을 한학기 남기고 떠난 중국 어학연수에서

진짜 짧은 시간에 더 많이 보고 배우려고

빨빨거리며 여행도 많이 다니려고 했고 엄청 돌아다녔다.

어학연수 후 떠난 이 여행도 그런 마음에서 계획된 것이었고.


작년에 여행블로그를 보면서 운남여행을 한 부부의 포스팅을 봤는데

그 포스팅을 보는 순간 와, 정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온 마음에 퍼졌다.

하지만 역시나 부모님은 혼자 가는 것에 반대하셨고

아쉬움에 그냥 친구들과 짧게 북경에 다녀왔다.

그런데 작년, 여름이 지나 갑작스럽게 내가 어학연수를 결심했고

그렇게 올해 상반기 여학연수를 다녀왔고

어학연수 중간에 내몽고와 상해,항주,소주,남경

그리고 여름엔 배낭여행으로 운남, 사천, 계림까지 이렇게 열심히 중국을 다녀왔다.


일년 전에 정말 바랐던 일이 결국 이뤄진 셈이었다.


*

중국에서 친해진 중국인 언니와 얘기를 하면서

어릴 적 엄청 열심히 보았던, '황제의딸' 뒷얘기를 들었다.

이 배우는 어떻고, 저 배우는 어떻고


어릴적에 친언니와 주말에 시간이 되면 채널 8번을 틀어

앉아가지고 엄청 열심히 보았고

초딩 친구랑은 서로 역할을 정해 황제의 딸 놀이까지 했었다(귀엽?)

그런데 십년후에 내가 중국에 와서 그 드라마의 뒷얘기를

중국어로 듣게 되는 순간이 오다니.

황제의 딸을 보던 꼬맹이가 커서 중국에 오다니 말이다.

이제는 황제의 딸의 그 황제가 청나라 건륭제였다는 것도 안닼ㅋㅋ


이렇게 생각해보니 앞으로 십년 후에는

또 얼마나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질까 싶었다.

지금 당장은 십년 후에 내가 무슨일을 할지 가늠도 하지 못하겠지만

다만 그 방향이 좋은 방향이 될 수 있게

정말 조금씩조금씩 나아갈 뿐이다. 

'비일상 > 해외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충칭여행 ABC  (0) 2018.08.26
충칭여행  (0) 2018.08.15
[중국23일여행] 계림 요산과 노적암  (0) 2015.11.01
[중국23일여행] 다시 계림, 그리고 다시 혼자  (0) 2015.11.01
[중국23일여행] 양삭 이강 유람  (0) 2015.11.0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