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일본영화.

칸영화제에서의 수상 탓인지, 우리나라에서도 꽤 이름을 알린 것으로 알고 있다.

꽤나 많은 독립영화상영관에서도 이 영화를 상영했었었다. 


영화이름에서도 느껴지듯이 아버지의 성장, 아버지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끔 하는 영화구나..

라고는 생각했지만 120분 되는 러닝타임을 보고나면 꽤나 무겁고 묵직한, 메세지를 느꼈다.


영화에는 두 아버지와

두 아이가 나온다.

똑똑한 머리, 훤칠한 외모, 책임감있는 일솜씨를 가진 '료타'

료타의 아이인 '케이타'


전기상회를 운영하고, 오십이 넘은 나이를 보여주는 듯한 벗겨져가는 머리, 세아이를 둔 '유다이'

그리고 그의 아들 '류세이' 


두 아버지의 스타일, 외모, 성격이 모두 딴판이듯이

아이들을 기르는 방식도 딴판이다.

목욕같은 건 혼자해야 하는 료타의 가정과 세 아이와 아빠가 함께 좁은 욕조 안에서 목욕을 하는 유다이의 가정은 큰 차이가 있다. 




평화로웠던 관계의 료타와 케이타

케이타는 아버지에게 칭찬받기 위해 열심히 피아노를 치고

사립학교 면접에선 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바쁜 아버지와는 주말 저녁조차 함께 먹을 순 없지만 케이타는 참 아버지를 좋아한다.



어느날, 케이타가 태어난 병원에서 연락이 온다. 전화로는 하지 못하고 직접 만나서 전화해야 할 말이라면서.

료타 부부가 함께 찾아간 산부인과에서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한다. 아이가 바뀌었다는 것.

DNA 검사를 통해 병원이 전한 이야기가 사실이 됐다. 6년을 키운 아이를 진짜 내 피가 섞인 아이와 바꾸어야 한다?


이에, 료타와 유다이 가족은 만나는 빈도를 늘리고

일주일에 한번은 아이를 서로 바꿔 데리고 있는다. 


사실, 료타는 케이타와 류세이 두 아이를 모두 키우려고 한다.

료타의 생각으론,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자신이 아이를 키우기에 더 적절해 보였기 때문이다.

유다이에게 아이를 맡기기에는 아이의 미래가 없어보인다고 그는 판단했다.


그런데 과연??? 

이런 사건을 겪은 후에도, 료타는 여전히 회사일로 바쁘고 류세이와 보내는 시간은 손에 꼽을 정도다. 

반면, 유다이의 집은 케이타가 와도 여전히 시끌벅적하고 왁자지끌한 분위기는 계속된다. 

케이타가 엄마, 아빠를 그리워하면서도 유다이의 집에 점차 익숙해지는 것과 달리

류세이는 같이 놀 동생들도 없고, 뛰어놀 수 없는 도시 한 복판에서 외로움을 느낀다. 




결국 아이를 교환하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가족사진을 찍는다. 


6살짜리 아이가 아무리 어려보여도 엄마,아빠와 지냈던 6년의 기억은 쉽게 잊지 않는다.

류세이는 왜 료타를 아빠라고 불러야하는지 이해하지 못했고

혼자 목욕해야 하고, 영어공부를 해야 하고, 피아노를 쳐야하는 새 가족의 룰을 이해하지 못한다.

심지어는 엄마 몰래 집을 나가 원래의 집인, 유다이의 집에 가기도 한다. 


뒤늦게 류세이가 유다이의 집에 갔다는 소식을 들은 료타가 서둘러 유다이의 집으로 달려가는데

여기서 유다이의 부인, 유카리의 말이 인상적이다.

"저희는 류세이, 케이타 둘 다 키울 수 있으니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저희에게 맡겨도 된다"고 료타에게 말한다.

영화 초반부에만 해도 료타는 자신이 류세이와 케이타 두 아이를 모두 키우겠다고 자신만만해했다. 

그런 자신감의 근거는 '좋은 아버지'에서 나온게 아니라 잘 키울 수 있는 여건, 경제력 등이 된다는 것이였다.


영화 틈틈이 나오는, 료타의 '파더 컴플렉스'는 현재 료타가 가지고 있는 아버지상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료타의 아버지는 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았고, 이 영화에서 '연날리기'로 상징되는 아버지와의 놀이나 추억은 료타에게 없었다. 

반면, 유타이는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조금은 가난할 지는 모르지만 아버지와의 추억이 있었고

유다이의 아버지의 모습은 현재 유다이라는 아버지의 모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류세이와의 관계가 전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던 료타는 우연히 카메라를 보다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본다. 료타가 회사에서 지쳐서 돌아와 자거나 누워있는 모습을

케이타가 찍어 놓았던 것. 이 사진을 보고 료타는 엉엉 운다. 자기가 평소 따뜻하게 대하지 않았던 케이타가, 

6년의 정, 사랑보다는 핏줄을 택한 료타 자신을 이렇게 아껴주고 사랑해주었다는 것.

그리고 자기 스스로도 몰랐지만 자신 역시 그런 케이타를 매우매우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 




그 길로 유다이의 집에 달려가 케이타를 껴안는 료타.

케이타에게 그동안의 미안함을 전한다. 그리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자고 말한다. 



아직 내 자식이 있지도 않고, 아이를 갖기에는 현실적으로 10년? 이상이 남은 나이이지만

좋은 아버지, 어머니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드는 영화인 것 같다.

사실 료타와 같은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나도 많기에, 유다이와 같은 아버지의 모습은 너무도 적기에 현실적이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유다이와 같은 아버지가 바람직하고 옳다는 것은 알아도 쉽지는 않다는 사실도 슬프고.


자식을 키우는 데 있어서 '핏줄'이라는 게 정말 무엇인가 싶기도 하다.  

핏줄에 끌린다는 말이 아직 어떤 것인지 감도 안오는 나이이기도 하지만 '자식'이라는 것은 정말 어떤 존재인가. 

핏줄이 기른 정을 뛰어넘을 수 있다면, 입양되는 아이들이 부모들에게 받는 사랑은 무엇이란 말인가..

부모와 자식을 이어주는 끈은 생물학적인 '피'가 아니라 

얼굴을 부비고 살을 맞닿는 수만큼, 오해하고 미워할 때도 있지만 그 속에서 쌓아가는 사랑, 정이 아닐까 생각했다. 


결국, 료타는 좋은 아버지가 될 것이다.

좋은 아버지가 되는 성장통을 겪으면서 좋은 아버지로 나아가지 않을까.

유다이처럼 좋은 아버지를 두어서, 좋은 아버지 상의 힌트를 얻을 수는 없지만

영화에서 나오는 과정을 통해, 때때로는 케이타에게 상처를 줄 수는 있겠지만,

좋은 아버지가 무엇인지 배우며 성장할 것 같당. 

아버지를 정말 정말 좋아하는 케이타는 여전히 아버지를 사랑할 것이고 료타가 좋은 아버지가 될 때까지 계속 아버지를 사랑할 것 같다. 


+덧. 료타 역을 맡은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외모가 너무 멋있게 나온다. 언뜻, 정우성이 보인다^_^




엄훠;;; 69년생 아죠씨인데 왜 설레냨ㅋㅋㅋㅋㅋ

찾아보니까 용의자 X의 헌신에 나온 그 물리학자라고 한다!!

이거 고딩때 봤을 때도, 물리학자 역의 배우 참 멋있고 지적여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우왕 ㅋ.ㅋ

네이버 프로필사진이 너무 이상한 사진으로 나와서 뭔가 슬프지만

엄청엄청 멋있는 아즈씨구나 싶다. 연기도 잘하시구..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케이타가 몰래 찍어놓은 자기 사진을 보고 눈물 뚝뚝 흘리는데 어찌나

슬프던지ㅠ^ㅠ 아즈씨 나온 영화 또 볼게여;;;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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