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에 계속 관심이 간 이유는 단순했다. 내가 입고 싶은 옷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어서였다. 한철 입고 버리는 옷말고, 내 취향 가득 담은 옷을 만들면 오래오래 입지 않을까 싶었다. 근데 대바늘로는 겨우 목도리, 코바늘로 기껏해야 가방과 모자를 만든 내가 옷을 만든다? 도안도 제대로 못읽는데? 

 

그래서 우선 바늘이야기 가방처럼 동영상이 포함된 패키지 세트를 구매했다. 

http://www.banul.co.kr/shop/shopdetail.html?branduid=10339374&xcode=142&mcode=005&scode=&type=Y&sort=regdate&cur_code=142005&GfDT=aGZ3UF0%3D

 

송영예의바늘이야기 [[DIY] 울리울리 키치 브이넥 조끼(동영상)]

송영예의바늘이야기 [[DIY] 울리울리 키치 브이넥 조끼(동영상)] + 작품색상: 울리울리 011번(그레이프소다)+ 착용 사이즈: L   + 제품구성(사이즈 XS 기준): 울리울리(색상선택) 4볼 + 도안   + 사용

www.banul.co.kr

바로 이거! 

 

바늘이야기 패키지 중에 종종 cast on부터 시작해 편물 하나를 완성할 때까지 그 과정 전체를 보여주는 동영상이 포함돼 있는 게 있다. 입문자에게는 이보다 좋은 게 없다. 게다가 바늘이야기는 뜨개 기법을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기로도 유명하다. 

 

급한 성격 때문에 나는 택배가 오자마자 바로 영상켜서 따라하기 바빴지만 ㅠ 사실 제대로 하려면 영상 전반을 빨리 넘겨보면서 옷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실과 같이 동봉돼 오는 도안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면서 편물의 어떤 부분을 만드는 건지를 좀 이해하고 시작해야 한다.(고해성사)

 

지금 사이트 사진에는 보라색 실로 만든 편물을 모델이 입고 있는데, 내가 구매했을 때는 초록색 실로 만든 조끼였다. 그 색이 워낙 독특하고 이뻐서 사진 보자마자 끌렸는데 나는 왜인지 검은색실(레이니던)을 샀다. 무채색러버.. 

 

울리울리 실은 부드럽고 편물로 떠놓으면 단단한데 털날림이 심하다. 뜨개 몇시간하고 있으면 의자 밑에 털뭉치가 모여 있다;ㅠ 대신 색이 워낙 독특해서 이 조끼처럼 단순한 디자인에도 개성있는 결과물이 나온다. 

 

밑단 고무단뜨기할 때 쓴 바늘 6.5mm를 제외하면 몸통 전체는 7.0mm로 뜨는데 당시에는 겉뜨기 지옥에 빠져 죽을 거 같았다만.. 블로그 글을 쓰는 지금 3.5mm와 4.0mm로 니트조끼를 뜨고 있는 터라 7.0mm는 다시보니 선녀일뿐.. 그런데 개인적인 취향으로 굵은 바늘로 뜬 편물은 '나 뜨개옷~~' 티가 많이 나 촌스럽다고 생각하는데 울리울리가 여러 색이 섞인 실이 아니었다면 완성물은 그렇게 마음에 안들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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