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에 계속 관심이 간 이유는 단순했다. 내가 입고 싶은 옷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어서였다. 한철 입고 버리는 옷말고, 내 취향 가득 담은 옷을 만들면 오래오래 입지 않을까 싶었다. 근데 대바늘로는 겨우 목도리, 코바늘로 기껏해야 가방과 모자를 만든 내가 옷을 만든다? 도안도 제대로 못읽는데?
그래서 우선 바늘이야기 가방처럼 동영상이 포함된 패키지 세트를 구매했다.
바로 이거!
바늘이야기 패키지 중에 종종 cast on부터 시작해 편물 하나를 완성할 때까지 그 과정 전체를 보여주는 동영상이 포함돼 있는 게 있다. 입문자에게는 이보다 좋은 게 없다. 게다가 바늘이야기는 뜨개 기법을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기로도 유명하다.
급한 성격 때문에 나는 택배가 오자마자 바로 영상켜서 따라하기 바빴지만 ㅠ 사실 제대로 하려면 영상 전반을 빨리 넘겨보면서 옷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실과 같이 동봉돼 오는 도안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면서 편물의 어떤 부분을 만드는 건지를 좀 이해하고 시작해야 한다.(고해성사)
지금 사이트 사진에는 보라색 실로 만든 편물을 모델이 입고 있는데, 내가 구매했을 때는 초록색 실로 만든 조끼였다. 그 색이 워낙 독특하고 이뻐서 사진 보자마자 끌렸는데 나는 왜인지 검은색실(레이니던)을 샀다. 무채색러버..
울리울리 실은 부드럽고 편물로 떠놓으면 단단한데 털날림이 심하다. 뜨개 몇시간하고 있으면 의자 밑에 털뭉치가 모여 있다;ㅠ 대신 색이 워낙 독특해서 이 조끼처럼 단순한 디자인에도 개성있는 결과물이 나온다.
밑단 고무단뜨기할 때 쓴 바늘 6.5mm를 제외하면 몸통 전체는 7.0mm로 뜨는데 당시에는 겉뜨기 지옥에 빠져 죽을 거 같았다만.. 블로그 글을 쓰는 지금 3.5mm와 4.0mm로 니트조끼를 뜨고 있는 터라 7.0mm는 다시보니 선녀일뿐.. 그런데 개인적인 취향으로 굵은 바늘로 뜬 편물은 '나 뜨개옷~~' 티가 많이 나 촌스럽다고 생각하는데 울리울리가 여러 색이 섞인 실이 아니었다면 완성물은 그렇게 마음에 안들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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