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년에 친구 생일선물로 양말을 만들어보았으니 이제 난이도를 높여봅니다. 다영생일에 니트조끼를 만들어주겄다, 결심하고 인스타로 찜해놓은 도안을 Raverly로 구매했다(도안 개비쌈ㅠ.. 두벌 만들어서 뽕뽑아주겠다)

Raverly에서 결제하려면 페이팔이 필요한데 페이팔 로그인하고 보니 7년전에 중국 어학연수할 때 만들어둬서 자주 쓰는 메일과 연동시켜 놓았던 폰번호가 중국 전화번호였다. 맙소사; 그때 하도 그 번호를 입에 익숙하게 말하고 다녔더니 아직까지도 그 번호를 중국어 숫자세기로 말하면 입은 기억하고 있는 게 놀라웠다. 근데 번호 기억하면 뭐하냐, 그 번호는 이제 없는 걸... 결국 계정 없애버리고 새로 팠다. 아놔..

2.

친구 선물로 줄거지만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 ^_^; 흰 셔츠랑 이렇게 입으면 진짜 이쁠 거 같다. 사실 내가 자주 입는 스타일... ㅎ 인스타 아이디 hyggestrik을 쳐서 들어가면 이 분이 디자인한 더 많은 편물을 보실 수 있답니다~ 당연히 raverly에서 도안을 판매하는데 좋은 점은 영문도안은 물론 한국어도안도 판다는 점! 서술형 도안이다.

이렇게 도안 보고(다 떠먹여주는 영상 없이) 뜨는 건 처음이라 도안 사자마자 굿노트켜서 시뮬레이션 돌려가면서 공부했다. 물론 그렇게 해도 경사뜨기 부분 지금 이해 안가서 좀 불안하다; 몸통 뜨는데 백년 걸릴 거 같으니 그동안 저놈의 여깨와 목부분 어떻게 뜨는지 알아내야지 휴..

그리고 첨엔 당연히 한국어 도안만 봤는데 이해 안가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혹시나 하고 영문 도안 봤더니 영문 도안이 이해가 더 잘되는 부분이 많다. 한국어 도안은 번역하면서 왜인지 몰겠으나 일부는 생략하기도 했던데.. 영문도안 한국어도안 둘다 출력해서 같이 오가면서 보고 있다.

3.
지금까지 안온하게 패키지만 구입해서 뜨다가 처음으로 도안따로, 실따로 구매해서 해보려니 도안만큼이나 막막한 게 실 선택이었다. 도안에선 기본 실이랑 모헤어 실 합사해서 쓰던데 모헤어까지 사자니 금전적 부담이 꽤 큰 것도 문제였고 합사한 실은 '푸르시오'하면 개망할 것 같아서 합사는 포기했다. 대신 모헤어 합사한 느낌 나는 실을 찾아 헤맸다. 그런데 도안에 나온 게이지랑 바늘크기까지 생각하니까 딱 떨어지는 게 진짜 없었다ㅠㅠ
그래도 많이 사본 데가 익숙하다고 바늘이야기 실 코너에서 계속 뒤적이다가 '서틀 드리프터' 발견함. 4.0mm 바늘로 뜰 수 있고 후기에 이 실로 옷을 뜬 사람들이 많길래 선택했다.

서틀드리프터는 프리미엄 아크릭 69%, 코튼 25%, 울 6%. 아크릭 비율이 이정도 높은 것치고는 부들부들하다는 후기가 많았는데 실제로도 엄청 부드러웠다. 뜨기도 편했음. 오트밀색상으로 우선 4볼 사보았다.

4.
사이즈는 무려 6개나 있는데 친구가 날씬해도 키가 있어서 L를 뜰까 하다가 내가 산 실 게이지가 도안보다 좀 작아서 XL로 뜨고 있다. 밑단 코잡을 때까지는 L로 나온 코수 잡아서 떴는데 회사 갔다와서 맘 바뀌어서 다 풀고 XL 코수 다시 잡음. 다시 코 잡으면서 드디어 코수링을 이용해서 좀 편하게 뜸 ㅎ 맨날 100개 넘는 코 일일이 세보고 맞나 또 확인했다. 헿.. 도구를 쓸 줄 아는 사람이 되자.

5.
이 디자인의 핵심패턴은 뱀부 스티치(bamboo stitch)다. 한국어로 풀면 대나무 모양.

유툽에 bamboo stitch 검색하면 설명영상이 잔뜩 나와서 기법 배우기는 어렵지 않다. 다만 첨에 바늘비우기 할 때 실 돌리는 방향이 너무너무 헷갈렸음. 내가 산 도안은 시계반대방향으로 돌리라고 나오는데 유툽 영상 일부는 clockwise로 알려주는 영상이 꽤 있어서.. 결과물 보면 사실 어디로 돌려도 상관없을 거 같다. 뜰때마다 방향 왔다갔다 안하기만 하면 될 듯.

6.

0113
다영아 나 너무 지겨워....헝...

팩트: 다영이가 떠달란 적 없음. 내가 설친 것. '이거 떠줄게'하니까 '니 너무 힘들다ㅠㅠ'라고 대답한 그녀.. 그게 잇프제를 더 자극한단 걸 아십니까.

몸통 원통뜨기로 앞판 뒷판 코수 다 합하면 138+138(확실치 않음)=276코를 원통뜨기로.. 한단에 276코의 뱀부스티치를 넣으려니까 속도가 너무 안난다.
심지어 어제는 자기 전에 좀 더 할까하고 건방지게 엎드려서 하다가 겉뜨기 라운드에서 뱀부스티치 넣고 푸르다 잘못돼서 밑단 보면 뱀부스티치 없는 곳이 있당; 이제 진짜 더이상의 실수는 안된다. 푸르시오 해도 되는데 저만한 코 줍다가 다 풀게 될까봐 흐린눈으로 킵 고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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