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다 봤다. 중간 견환과 과군왕의 러브스토리는 점프... 

과군왕의 캐릭터는 이 드라마에서 유일무이하게 노매력;;;;인지라 볼 수가 없었다.




후궁견환전의 주인공 '견환' 


중국 여배우 '손려'를 확실히 각인시킨 역할 '견환'. 이 드라마는 궁중에서의 견환 성장기라고 봐도 될 정도로 견환의 성장이 돋보인다. 이 '성장'의 의미는 청소년 드라마에 나오는 '성장'과는 의미가 좀 다르다. 청소년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어렸던 사고와 미숙한 행동, 깨닫지 못한 감정들을 극복하고 제대로 된 성인으로 나아가는 '성장'을 한다면 후궁견환전에서의 성장은 옳고 그름, 진정한 사랑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던 '견환'이 궁중에서의 암투를 겪으며 누구보다도 궁중 내 일인자로 곧추서게 되는 것을 가리키다.


견환은 1화에서 자신의 낭군과 일평생 행복하게 살게 해달라고 바란다. 그런데 후궁으로 간택되면서 그 꿈을 절대 이뤄질 수 없는 것이고.. 옹정제의 총애를 처음 받을 때는 황제를 낭군이라 생각하며 그 총애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 기대하지만 그럴 수 있나.. 견환은 총애를 받을 수록 다른 후궁들의 계략에 놀아나고 중심을 지켜줄 황제마저 그리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우리의 옹정제. 후궁견환전을 처음 보려했을 때 내 머릿속 옹정제의 모습과 너무 달라서(지나치게 현실적인 모습) 망설여졌다. 예전에 본 보보경심에서 오기륭이 맡은 옹정제는 얼마나 멋졌는가....


그래도 이전 황제들의 초상을 보면 진건빈이 맡은 옹정제가 지극히 현실적이고 사실적이다. 뿐만 아니라 중반부가 넘어가면서 이상하게 황샹에게 정이들고 친근감이 느껴진다;;


그래도 친근감과는 별개로 이미 죽은 순원황후에 대한 황제의 지나친 집착은 얼마나 많은 여성들을 불행하게 하는가,를 생각해보면 결코 정이 가지 않는다. 화비냥냥은 물론 황후냥냥도 결국 이 인간때문에 얼마나 악독해졌는가!!!!!!




최종보스 황제와 그냥 보스 황후냥냥...

황후는 보면서 진짜 밉고 독하고 잔인하다 생각했는데 자신의 친언니에 가려지고 자신의 아이를 잃었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을 얘기하는 이 순간은 약간의 연민은 느껴졌다. 그와중에 황제는 순원황후때문에 여전히 빡쳐 있는 상황..ㄷㄷ (순정최고다) 



안릉용!!!!!!!!!!!!

내가 제일 싫어하는 캐릭터이면서 가장 동정이 가는 캐릭터다.

따지고보면 견환덕분에 후궁에 간택될 수 있었고 견환과 미장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보살핌과 도움을 받았던가. 그런데도 스스로의 열등감과 자괴감에 빠져 시비를 제대로 못따지고 황후쪽에 붙어버린다. 아, 너무나 얄밉다. 제일 얄미운 이유는 화비냥냥처럼 대놓고 '나 너 싫다' '나 계략 쓴다'고 하는 게 아니라 겉으로는 생글거리면서 뒤에선 온갖 술수를 짜고 있다는 거다. 릉용이 제일 잘 다루는 '향'으로 견환의 아이도 없애고 여러 인물을 제거하지만 결국 그 향에 자신도 당한다. 자업자득이란 말이 뭔지 알게 해 주는 인물.


견환은 자신의 능력에 맞춰 살아야 하는 것이고 욕심을 부리는 순간 망하는 거라고 릉용에게 말하는데 한편으론 타고난 미모와 지성을 가진 견환이 무엇을 알겠는가 싶었다. 순원황후와 닮은 외모인 견환은 처음엔 외모로, 그 다음에는 똑똑함으로 황제를 사로잡았고 별다른 계략을 쓰지 않아도 황제는 매일밤 견환을 찾았다. 반면 릉용은 처음 시침하는 날 두려움에 부들부들 떠는 바람에 다시 처소로 돌려보내지고, 화비냥냥은 이를 두고 '미개봉반납'이라는(번역 자막이 너무 웃펐다) 별명을 지어주며 비웃었다. 

게다가 미장과 견환은 어릴적부터 친했던 동무이고 자신은 그 사이에 껴 있는 모양새인데다 자기는 매번 도움을 받기만 하는 입장인지라 주눅들고 자신감없고 자기 안으로 계속 파고 들기만 할 뿐이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릉용의 위치가 어쩌면 더 보편적인 사람들의 위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도 자기한테 그렇게 잘해준 견환 뒤통수 때리는 건 네버 동의할 수 없다.



견환 다음으로 호감 인물 '심미장'


처음부터 끝까지 줄곧 견환의 곁을 지켜준다. 중간에 하도 견환 배신하는 인물이 많아서 미장마저 배신하는 거 아닐까 했지만 역시나 좋으시다. 한결같아. 엉엉.

견환이 처음 후궁이 되고 아파서 오랫동안 황제를 보지 못해 총애를 얻지 못하는 반면 미장은 타고난 미색과 여성스러움, 차분함으로 황제에게 가장 먼저 총애를 얻는다. 그래서인지 화비냥냥의 제1타겟이 되어..... 우여곡절을 제대로 겪는다. 화비냥냥이 지독했지만 견환과 제대로 fighting한 건 별로 없는 반면 심미장에겐 제대로 죄를 뒤집어 씌운다. 그래서인지 심미장의 최대 원수가 화비냥냥. 견환과 처음 사이가 벌어진 것도 화비냥냥 제거를 두고 였으니 말 다했다. 


믿었던 황제마저 결국 남의 말 한마디에 쉽게 돌아서는 사람인 걸 깨달으면서 미장은 황제에게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고 꿋꿋이 궁에서 버텨간다. 그래도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낳으면서 미장에겐 어느정도 위로가 됐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미장을 죽인 것도 결국 릉용때문이었다ㅂㄷㅂㄷ. 



지고지순 온실초. 견환에게 청혼한 후 까였지만 궁 생활 내내 견환을 지켜준다. 온실초를 보면서 궁중에서 살아남으려면 어의 한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겠구나라고 절실히 느꼈다. 견환이 처음에 사람들 눈을 속이고 아픈척을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출궁 이후 건강을 지킬 수 있었던 것도, 뒤에 이어진 임신에서 아이를 지켜낼 수 있었던 것도 다 '온실초' 때문이었다. 글만 보면 온실초는 매우 호감가는 인물이지만 이상하게 그렇지는 않다. 


이미 후궁이 된 견환에게도 미련을 질질질 남기는 모습을 보이는데 자기가 그러는게 견환을 죽일 수도 있다는 건 전혀 모르는 지 경솔해보였다. 실제로 위험에 빠질 뻔 하기도 했다. 미장과 러브러브를 나눌 때도 자신의 마음이 미장으로 기우는 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도 망설이고, 미장이 죽는 순간에도 '사랑한다'는 말 한번 시원하게 해주지 않으니 보면서 무척이나 답답했다. 이 인간아!



최애 캐릭터 '근석' 


견환의 너무나 든든한 심복이다. 근석이 있었기에 견환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짜 차분하고 조언도 조곤조곤하게 잘 말해주고 무엇보다 견환을 위해선 모든 다 한다. 출궁 이후에 소배성을 이용해 돌아올 수 있었던 것도 다 근석덕분이고, 이후에 근석과 소배성의 '대식관계(환관과 궁녀가 부부관계처럼 지내는 것)'로 근석이 신형사에 가게 되는데 이 와중에도 견환을 전혀 원망하지 않는다. 소배성과 대식관계를 맺은 것도 다 견환의 회궁을 위해서였는데 말이다. 이처럼 멋진 언니가 주인으로 모시는 견환 역시 근석을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둘다 넘나 멋진 것... 


유주와 완벽(친정시녀)들보다 더 좋은 시녀였다. 유주는 너무 안타깝게 죽고 완벽(견환의 배다른 동생)은 은근히 보는 사람 빡치게 하는 짓을 많이 해서 견환을 지켜줄 순 없었지만 근석은 견환이 쇄옥헌에 들어온 순간부터 태후가 될 때까지 옆에서 든든하게 지켜준다. 출궁 때에도 견환과 함께 해 고생을 같이 겪는다. 



난 흑화한 견환이 너무 좋다ㅎㅎㅎㅎㅎㅎ


이전의 견환은 똑똑하긴 해도 무른 구석이 있어 계속 적들한테 당했는데 흑화한 견환은 쉽게 안당하고 자기가 되려 계략을 쓰는 모습까지 보여주니 통쾌하기 그지 없다. 넘 멋진 언니. 

그리고 자신의 계략으로 상대가 폐위되고 죽어도 결코 그 앞에서 웃지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궁에서의 삶이 지겹고 무서운 듯한 표정을 짓는데 그게 더 매력적이다. 견환이 상대를 죽이고도 웃는다면 견환의 편이 되긴 힘들테니까 말이다.


한국제목으로는 '옹정황제의 여인'이라는데 정말 후궁들 사이의 암투가 장난이 아니다. 이 속에서 화려하게 사느니 차라리 먼 변방에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사는 게 훨씬 행복한 삶일 거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후궁 사이의 일은 더 이상 후궁만의 일이 아니라 조정의 일과 엮어지면 어제 존경받던 후궁도 오늘은 바로 냉궁에 가게 되는 게 이 시대 후궁들의 처지였으니.. 개인적으로 황제와 시침하길 바라는 후궁들의 모습에선(초반부에 굉장히 많이 나옴) 황제가 소름끼치게 싫은 정도로, 시침 한 번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전근대 시대가 너무 야만적이고 잔인하다고 느껴졌다. 


물론 위에는 옹정제를 욕했지만 이 황제도 참 연민이 느껴지는 인물이다. 황제라는 자리를 향한 탐욕으로 형제들을 죽이고, 그렇게 얻은 권력에 대한 집착은 황제위에 올랐어도 계속돼 후궁을 의심하고, 관리를 의심하고, 병이 들어 누워있어도 상소를 계속 읽게 만든다. 마지막에 '내가 이룬 것들은 모래알처럼 다 사라져버렸다'고 말하는 황제의 말처럼 영원한 건 없다. '권력'이란 놈은 더할뿐. 


그리고 후궁견환전을 보면서 드는 딴생각은,

내가 이때 태어났으면 후궁이 될 리는 당연히 없고 이 후궁을 돕는 시녀?가 될 수 있었겠짐 하면서 시녀가 되면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였다.ㅋㅋㅋㅋㅋ근석처럼 좋은 주인을 만나면 나도 충성을 다할테지만 황후나 화비냥냥같은 애들을 만나면 같이 안좋은 일에 동참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죽거나 그럴터이니, 이 후궁들보다 더 불쌍한 것은 소윤자, 소하자, 유주, 송지와 같은 이들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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