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고 벼르던 나쁜남자를 이제서야 다봤다

지난 중간고사 기간에 안쓰던 엠피를 오랜만에 꺼내 들었는데

정엽이 부른 '가시꼿'이 귓가에 들리면서 바로 <나쁜남자>가 생각이 났다. 

예전에 한 5화인가? 6화인가?까지 정도만 보고 멈췄었는데

문득,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나서

셤끝나자마자 다운받았는데 이제서야 다 봤다ㅎ.ㅎ 



(김남길 엄청엄청 멋있다ㅠㅠ)


1. 나쁜남자 줄거리 

해신그룹과 해신그룹의 일가에게 복수하고자 하는 심건욱(김남길 역)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 드라마에서 무려 3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심건욱의 본명은 '최태성'이다.

 말 못하는 아버지와 따뜻한 어머니 밑에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자라오던 최태성은

해신그룹 회장이 밖에서 낳은 자식으로 밝혀져, '홍태성'이란 이름으로 해신그룹의 가족의 일원이 된다.

원래의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차츰 옅어졌을 때쯤,

유전자 검사 결과, 홍 회장의 아들이 아님이 밝혀져 비오는 날 길거리로 쫓겨나게 된다. 

하지만 어린아이 태성은 다시 엄마와 아빠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신나서 비를 맞으며 기다리지만 오던 중, 그의 부모님은 교통사고로 죽고 만다. 


20년 후, 심건욱은 복수를 위해 의도적으로 해신그룹 일가에 접근한다.

해신그룹의 막내딸 홍모네에게 다가가 해신그룹에 침투될 수 있는 길을 마련하고

홍모네 뿐만이 아니라, 장녀인 홍태라(오연수 역), 홍태성(김재욱 역)에게도 차츰 차츰 접근한다. 


2. 한가인-김남길 & 오연수-김남길

서로가 서로에게 진심이었던 커플은 '한가인-김남길'이겠지만

뭔가 더 자극적이고, 아찔하고, 보는 내내 심장이 쫄깃했던 커플은 연수-남길 커플이다.

해신그룹의 장녀라는 명목하에

일생을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왔던 새장 속의 태라에게

건욱이라는 존재는 설렘과 사랑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었기에

해신과 가족과 돈을 모두 버리고 택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각본이나 연출을 떠나서,

'오연수'라는 40대 배우의 아우라가 너무 대단해서 볼때마다 감탄했다. 


3.  <나쁜남자> 스토리 자체가 탄탄한 건 아니다. 

주연배우 김남길, 한가인, 오연수의 합이 스토리를 뛰어넘어서 흡인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면 김남길의 연기, 김남길이 출연하는 작품을 처음봤는데

왜 연기력이 좋다고 하는지, 눈빛이 좋다고 하는지 알겠더라. 

자신이 복수해야 할 대상인 해신그룹 일가와 붙는 장면,

자신이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문재인과 붙는 장면,

문재인 동생으로 나온 심은경과 붙는 장면에서 

눈빛이나 말투, 표정이 모두 달라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그 '다름'을 되게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사실 한가인-김남길도 잘어울리는 커플이다. 뭐랄까, 되게 현실적인 커플의 모습이랄까?

한가인이 맡은 문재인이라는 인물이 내숭이나 가식, 비현실적인 여주의 모습이 아니라서 좋았다.)


4. 극 초반부와 결말은....^_ㅠ

1,2회는 인물에 대한 소개나 인물 간의 관계를 보여준다는 면에서 쉽게 지루하다고

느낄 수는 없지만, 그 이후의 3,4,5회는 좀 지루한 면이 없잖아 있었다. 

이번에 보기 전에 예전에 보다가 끝까지 보다 만 것도 아마 이 고비?를 넘지 못해서이다.

심건욱이 홍모네에게 접근하고 홍태라에게도 다가서는 모습을 계속 반복해서 보여주는데 지루했다.

일본에서 촬영한 그 이후의 회차에선 문재인이 유리가면을 구하러 가는 스토리였는데... 

너무 길게 끌었다는 느낌이 없잖아 있어서 아쉬웠다.


근데, 10화부터 14회까지는 또 긴박하게 전개되고

앞에서 깔아둔 복선들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해서 집중력있게 볼 수 있다.


하지만............. 17회 결말은 정말ㅠ^ㅠ 

16,17화에서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고 했던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인물 간의 관계를 꼬고, 또 꼬아서 보여준다. 

이전 화에서 그 복선을 잘 깔아둔 것에 비해

그 사실이 드러나는 것은 뭔가 부자연스럽고 너무 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마지막화의 마지막 10분은 정말 얼토당토;;

이 드라마에서 악마같은 신여사보다도 더 짜증나는 캐릭터인(나에게는)

홍모네가 왜 심건욱을 총으로 쏘는지 너무 매끄럽지가 않다.

이미 모든 인물들이 서로 오해를 풀고 관계를 회복하는 시점에서

왜 이 망할 홍모네가 여전히 심건욱에 대해 오해한 채로 화를 내는지가...?

심건욱이란 인물이 너무 안타깝게만 나와서

재인이랑 붙는 장면 몇몇을 제외하고는 웃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그 인물이 너무 안타깝다 에구구구ㅠㅠ 



덧. 손예진, 김남길 주연의 <상어>를 봐야겠다!고 결심했다ㅋㅋㅋㅋ

김남길은 뭔가 사연있고 애절한 인물을 표현하는데 적합한 눈빛과 마스크를 가진 것 같다ㅠ^ㅠ


덧. 지성과 최다니엘 이후, 오랜만에 화보나 사진을 찾아서 폰에 마구마구 저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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