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열심히 챙겨보던 수목드라마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이 끝났다. 16부작으로 종영했는데 야구중계, 청룡영화제로 결방을 두번이나 해서

체감은 더 오래 방영된 것 같은 느낌이다. 


미스테러나 추리물을 좋아하는 편이라 티저만 보고도 봐야겠다는 충동이 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무서운 창면은 또 엄청 덜덜 떨면서 보는지라

'마을' 군데군데 나오는 소름끼치는 장면들은 소리지르며 봤다;;


극 중에 나오는 배우들은 주조연 할 것 없이 연기가 참 좋았다. 시청자가 보기에 과하지 않고 주연이라고 튀려 하지 않았다. 육성재라는 배우는 아이돌 출신이라는데 연기가 참 안정적이다. 지상파 드라마 주연까지 올라올 수 있는 데는 그의 연기력이 큰 몫을 했을 것 같다. 문근영 역시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알려져 있어서 걱정도 안했다. '마을'에선 기본적으로 침착하고 차분한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상황에 따라 윽박지르는 연기를 보여줄 때도 있었다. 갠취로는 다른 상대역(대부분 신은경)과 맞설 때 연기가 더 좋았다. 흥분하지 않으면서도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그리고 좋았던 두 명은 '장혜진'과 '신은경'


1화에 둘이 머리를 잡고 싸우고 뒹굴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마을'은 아마 이 두 분을 위한 드라마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장혜진이란 배우가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지는(예쁜건 딱봐도 보이니까 논외) 마을을 보기 전에 몰랐다. 사실 마을을 보기전에 그의 연기를 볼 기회가 없었다는 게 더 정확할 터. 출연한 작품들을 이전엔 보지 못했는데 '마을'에선 정말 제 역을 만났다 싶었다. 여리여리한 이미지 때문인지 그 처연하고 구슬픈 듯한 표정이 정말 김혜진같았다... 가끔 흰 원피스를 입고 귀신(?)으로 나오는 장면에선 애처로우면서도 정말 귀신같아서 무서웠다.


'신은경'은 '마을'의 원탑. 어쩜 그리 독하고 악랄한 연기를 잘하는지 모른다. 욕망의 불꽃에서 신은경이 맡았던 역할도 보통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런 류의 연기를 참 잘한다. 마지막화에서 보여준 연기는 신은경이 '마을'의 진정한 주인공이란 생각을 들게 할 정도였다.  마지막화가 방영될 즈음 여러가지 구설수에 올라서 더 아쉽다. 이 정도 연기면 연말에 상하나 받을 만한데 아마 폭로된 스캔들때문에 시상식장에도 참석하지 못할 것 같다. 그녀의 사생활과 별개로 '마을'에서만은 정말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이런 좋은 연기력을 계속 보고 싶은 한 사람으로서 개인적인 일 잘 해결하시길...




얽히고 얽힌 이 세명의 여자들. 


*대강의 줄거리

문근영이 맡은 '한소윤'은 캐나다에서 외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었다. 외할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혼자가 된 한소윤은 우연히 죽은 줄로만 알았던 언니에게서 온 편지를 발견한다. 소윤의 가족은 소윤이 5살일 당시 교통사고로 죽었다, 는 것이 소윤이 지금껏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일자리를 찾으러 직업상담을 받다 우연히 '아치하라'라는 마을의 학교에서 원어민 선생님을 구한다는 것을 보게 된다. '아치아라'는 소윤의 언니가 보낸 편지에 찍혀있던 우체국 소인에서 본 곳이었다. 끌리듯 아치아라로 가게 된 소윤은 도착한 날부터 호두 비비는 소리를 내는 의문의 남성에게 쫓긴다. 알고보니 소윤이 찾아온 이 마을 일대는 비오는 수요일 저녁, 여자들을 죽이는 연쇄살인사건으로 발칵 뒤집어진 상태. 


낮에는 원어민 선생님으로 남는 시간에는 아치아라라는 마을에서 언니의 흔적을 찾으려고 하지만 '한소윤'이라는 여자가 마을에 들어온 흔적은 없었다. 이 작은 마을에 외지에서 찾아온 인물이 있으면 마을 사람들이 기억도 못할 리 없다. 


그러던 중 소윤은 우연히 백골 사체를 발견하고 그 사체는 이 마을에서 3년 전, 여러 사람들과 좋지 만은 않았던 관계를 맺은 '김혜진'이란 여자였다. 소윤은 이때만 해도 자신이 발견한 김혜진이란 여자가 자신의 언니 한소정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어떻게 자신의 언니 한소정이 김혜진이 되고, 김혜진이 무슨 연유로 이 마을 최고 부자인 서창권윤지숙 부부와 연결되었는지, 왜 마을 사람들은 '김혜진'이라는 이름 석자만 들어도 답을 피하는지 소윤은 끈질기게 추적해나간다. 


* 김혜진의 의문의 죽음을 둘러싸고 육성재, 문근영가 힘을 합쳐(극 중 육성재는 경찰이다) 마을의 비밀을 파헤쳐간다. 그래서인지 이 두 남녀 주인공은 드라마의 중심에 있기보단 관찰자, 어쩌면 시청자와 같은 입장에서 이야기를 보고 알아간다는 느낌이 강하다. 


* 드라마 초반에는 한회(60분가량)마다 사람을 놀래키는 장면이 하나씩은 있었다. (스포지만) 문근영 집 앞의 인형이나 성당 벽의 빨간색 페인트로 칠해진 낙서, 장혜진이 신은경이 운전하는 차 유리창을 두드리는 것(이게 진짜 최고인듯), 연쇄살인을 당한 여자가 웃은 채로 죽어 있는 모습... 등등.. 유리창 두드리는 것은 진짜 보고나서 온갖 욕이 나왔다. '아 미친무슨이렇게무섭게23#%%!#@.....'


* 드라마를 보고 항상 마을 갤 눈팅을 겁나게 했다. 다들 추리왕인지 같은 드라마를 보고도 작은 부분까지 캐치를 해낸다. 갤에서 나온 추리가 맞을 때가 많아서 드라마 속 반전에 엄청 놀라지는 않았지만 나름 추리해보는 과정에서 드라마 60분이 끝나도 드라마를 더 길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 그렇게 추리하면서 나도 드라마 전반부에 뿌려진 복선이나 여러 요소들이 어떻게 해결될 지 궁금했다. 그런데 후반부에 가선 진실을 밝혀내는 데 대부분의 시간이 쓰이다 보니 세세한 부분에서 궁금한 점이 풀리지 않았다. 마을2를 기대해볼까?ㅎㅎ 


* 쨌든 올해 본 드라마 중에 킬미힐미에 이어 드물게 끝까지 본 드라마다. (그예ㅠㅠㅠ) 이런 류의 드라마, 많이 만들어졌으면.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후기**

1. 뽀리네 아줌마가 너무 불쌍하다. 가영이마저 잃으면 뽀리네에게 너무 가혹한 결말은 아닐런지


2. 마성의 미술쌤은 그래서 마을에 남은건가? 초반 매력을 뿜었던 미술쌤이 후반부에 가선 너무 적게 출연했다.

비슷한 이유로 온주완이 많은 서기현 역도 약간은 아쉽. 소윤을 도와주는 역이라는 점에선 제 몫을 다했지만

온주완이란 배우가 이렇게 적게 쓰여지는 게 아쉽다.


3. 도대체 노회장 일은 어떻게 된 것일까. 신분세탁설이 맞는 건가


4. 소윤 가족의 교통사고 기사는 왜 오보난 것인가. 소윤소정까지 다 죽은 것처럼 적혀있었는데. 


5. 바우는 왜 이제마 스터디 학원에서 촬영했나ㅋㅋㅋㅋ? 후반부에 하도 안나와서 이미 기숙학원에 간 줄 알았다.


6. 한경사와 소윤 아버지의 이름이 비슷한 건 그냥 우연인가? 먼 친척이든가 해서 소윤 뒤에서 도와주고 그런 거 일줄 알았는데

더불어 왜 한경사는 잘나가던 형사직을 그만두고 작은 고향으로 돌아와 파출소에 있는가!!!


7. 목재 이 쓰레기...ㅂㄷㅂㄷ 


8. 아가씨도 쓰레기.... ㅂㄷㅂㄷ 살인은 살인일뿐. 


9. 서창권 너도 쓰레기.... ㅂㄷㅂㄷ 


10. 유나와 윤지숙과 소윤과 우재는 행복하게 살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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