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숲> 이후에 오랜만에 정주행 끝낸 드라마 <고백부부>. 물론 중간중간 지나치게 웃음을 유발하는 신은 도저히 못보겠어서 넘겨가며 봤지만 12화 마지막화까지 다 봤다. 배우들의 연기합도 좋았고, 눈물과 웃음의 요소도 적당히 핑퐁되면서 재밌게 볼 수 있었다. 다 보고 나면 엄마가 무지 보고 싶어지는 드라마다. 사실 그 점 하나 때문에 이 드라마에 빠져 봤다.

 

1. 엄마

2017년에 살던 마진주(장나라)가 99년으로 돌아가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10년 전 돌아가신 엄마와의 재회다. 특히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에 아들 서진이를 낳은 진주에게 엄마의 빈 자리는 더 컸다. 그래서 엄마를 보내야 했을 때 자신이 느꼈던 후회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버킷리스트까지 만들어가면서 하나씩 이행해 나간다. 특히 진주의 엄마역으로 나온 김미경 배우의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우리 엄마 같아서 더 슬펐다. 더욱이 언니가 있는 진주가 과거로 돌아와 언니에게, "세상에 너를 위해 토마토 껍질을 손으로 까서 갈아주는 사람이 세상에 엄마말고 또 있을 것 같아?"라고 던진 대사는 내 기준 명대사. 오로지 나를 위해 그렇게 헌신해줄 사람은 정말 엄마뿐이다. 이 험한 세상에.

 

2. 사학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학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99년도에도 취업 걱정을 하는 사학과..................................................... ㅂㄷㅂㄷ 아니 근데 사학과 설정은 남길 선배의 역사 스타 강사 설정 하나만을 위해서인가요 대체 왜.. 춘계, 추계 답사씬도 없었던 것 같은데 왜 사학과로 설정한거짘ㅋㅋㅋㅋㅋㅠ-ㅠ 진주의 취향이나 관심사, 미래와 전혀 연관이 없게 나오는데여..

 

3. 아쉬웠던 부분

진주는 과거로 돌아가 삶의 방향을 바꿀 기회가 생겼음에도 결국 아내, 엄마로서의 정체성 강화만을 이뤄냈다. 1화에서 진주가 서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대학 앞을 지나면서 여학생들의 모습을 부러운 눈빛으로 보내는 씬을 넣었다면 마지막화엔 그에 상응하는 장면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진주가 정말 단순히 '청춘'만을 부러워했던 것은 아닐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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