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보고 바로 공부하긴 싫어서 어제 끝낸 중드 포스팅하기)

 

환락송 커플이 고대로 주연으로 나온 '달팽이가 사랑할 때'(如果蜗牛有爱情). 웰드라마라고 소문이 자자했으나 포스터(+제목)보고 멜로느낌이 나 안 봤는데 (내가 완전 좋아하는 장르인) 수사물이였다. 게다가 16부작! 악명 높은 중국 드라마 회차와 달라 보기도 지루하지 않고 좋았다.   

1.

16부작이라 그런지 스토리가 루즈하지 않다. 보통 중드는 웬만하면 50,60화 심하면 70화는 기본으로 넘어가서 극에 중요하지 않은 인물의 관계성까지 보여주느라 극이 루즈해지는데 이 드라마는 그에 비해 콤팩트함. 잔가지가 되는 사건으로 극 초반이 시작되지만 이 모두는 그 배경이 되는 큰 사건으로 가기 위하 과정. 중요 사건이 16화까지 이어지니 마지막화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고 볼 수 있었다.

 

2.

요새 <전체관람가>를 봐서 그런지, 예전에 드라마 볼 때는 스토리만 봤는데 이제는 화면 하나하나에 눈이 간다. '달팽이가 사랑할 때'를 잘 보면 드론도 많이 쓴 것 같고, 화면과 화면 사이 배경을 잡을 때도 공을 엄청 들인 티가 났다. (과하게 느껴질 정도..) 

 

3.

흥미로웠던 부분은 중국 범죄자가 도망쳐 미얀마로 넘어가게 되자 지바이(왕카이), 쉬쉬(왕자문)을 비롯한 중국 경찰들이 미얀마로 넘어가 미얀마군과 공동 수사를 하는 점이었다. 우리나라는 섬은 아니지만 분단으로 사실상 외딴 섬이 돼 버려서 저렇게 육로로 도망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해서 그런가. 중국이 국경을 맞대는 국가만 해도 10개국이 넘으니 이 소재로만으로도 무궁무진하게 쓸 수 있겠다 싶었다.

미얀마 촬영 씬 역시 어마어마한 스케일이 느껴졌는데 열차를 타고 중국에서 미얀마로 넘어가는 장면이나 마지막 화는 마치 영화같았다.

 

4.

으악스러웠던 부분도 꽤 됐는데....

- 미얀마 군이랑 협조하는 중국 경찰이 중국산 핸드폰을 보여주면서 "니네 이런거 처음보지~ 중국에서 만든거야~~"라는 뉘앙스로 하는 대사.(폰으로 사진 찍는 법도 알려준다, 맙소사;) 아, PPL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넣은 장면이었다면 그냥 폰만 보여줄 것이지, 저 중화주의 사상에 쩔은 대사는 무엇이란 말인가.

- 쉬쉬 미얀마 수사할 때 치마입고 나오는데 이게 흔히 한드에서 말하는 민폐 여주인공 아닌가? 아무리 심리전문가로 참여하는 캐릭터라지만 세심함이 너무 부족한 듯하다. 여기에 더해 쉬쉬-지바이의 구도가 보호받고 일방적으로 보호해주는 구도라 흥미가 떨어졌다. 지바이가 모든지 척척, 부족함 없는 형사이자 남자로 나와서 되레 재미없는 캐릭터였는데 오히려 지바이가 쉬쉬가 잘하는 부분을 못해서 도움을 받는 장면이 나왔어도 좋았을 것 같음.

- 쉬쉬가 어느 순간 지바이를 짝사랑하는데 사실 존경에서 애정으로 넘어가는 특별한 계기가 잘 안드러난다. 극 후반부에 야오멍 대사로 쉬쉬 감정의 변화를 설명해주는 씬이 나오는데 극 전개에서 잘 안드러나니 작가가 캐릭터 입을 통해서 자기 의도를 설명한 거로밖에 안 보여였음.  

- 마지막 반전(?)은 너무 억지... 왜 공든 탑(공든 개연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나영ㅠㅠㅠㅠ

 

5.

하지만 재밌는 부분은 더 많다는 것!!

- 초반부 예씨 집안 사건을 풀어갈 때 몇 번 씩 형사들이 헛물을 켜고 나중에 진범을 찾게되는데 그 과정에서 시청자도 쫄깃했다.

- 심리전문가 쉬쉬가 사건을 해석하고 범인의 심리를 파악해 범인을 쫓는 씬은 당연 이 드라마의 백미. 환락송에서의 왕자문 캐릭터를 너무 싫어해서 왕자문까지도 비호감이었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거의 대척점에 가까운 캐릭터로 나온다.

- 조연인 야오멍-자오한도 좋았음. 야오멍 병원씬에서 나도 우럭따..ㅠㅠㅠㅠ흑.... 쉬쉬와 야오멍이 맺는 관계도 좋았고!

- 희대의 X년으로 나오는 배우분도 참 연기를 잘해서 나도 모르게 소름이 끼쳤다. 밑도 끝도 없이 악역이었는데 오히려 사연 부여를 안해서 좋았음!

 

+나중에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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