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장커의 스틸라이프


2006년도에 나온 이 영화는 상업영화라기 보다 다양성영화에 가까운 영화인데

지아장커라는 감독의 영화가 볼만한다고 하여 영화를 찾아보다가 발견한 이 영화는

현대 중국의 산업화의 뒷면을 정말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댐을 만들기 위해 수몰된 마을로 한 도망간 부인을 찾으러 온 남자와

남편이 이곳의 개발자가 되어 집에 돌아오지 않자 남편을 찾으러 온 여자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평범한 중국인을 대변하고 있다


북경이나 상해가 배경이 아니라서 화려한 중국의 모습은 안 나오고

런닝차림의 남자들이나, 역 앞에서 돈을 벌기 위해 여행객들을 노리는 사람들,

배 안에서 여행객들에게 돈을 뜯는 사람들, 엄청난 빈부격차....

매일매일 막노동을 하며 삶을 이어가고, 그런 공사현장에서 사람이 죽어가는 것이 일상이고

이런 모습들이 러닝타임 내내 계속되는데

어쩌면 중국에 대한 편견을 가진 이들이 이 영화를 보면 그 편견은 더 심해질 수 있겠다 싶었지만

사실 영화 속 모습은 한국도 70,80년대에 우리네 아버지들의 아버지들이 겪었을 모습이기에

나는 이입하면서 볼 수 있었다. 


영화는 술, 담배, 차 등 4개의 파트로 구분되는데

어떤 영화 해설을 보니 중국에서 이러한 4가지는 가정에 꼭 있어야 할 요소라고 한다.

부인을 찾으러 온 남자는 고향에서 술을 들고 와 부인의 오빠에게 건네고

남편을 찾아온 여자는 항상 손에 찻병을 들고 다니며 남편을 수소문한다 


결국 마지막 즈음에는 그리던 아내와 남편을 만나지만

함께 가정으로 돌아가지는 않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마무리된다


*

이 영화의 인상적인 부분은

남자 주인공의 행동이나 말이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느리게 묘사되어 있는데

처음에는 나만의 착각인가 싶었지만 영화를 보면 볼수록 손짓과 말, 행동이 전부

의도적으로 느리다는 느낌이 든다. 매일매일 달라지는 도시의 모습과 대조되는 일개 시민들의

삶을 대조적으로 보여주려 그러한 것인지 모르겠지만은..


**

영화 내용 중에는

10위안 뒷면에 나오는 협곡이 사라졌다는 내용이 나온다

엄청난 개발 붐이 일면서 자연을 파괴해 그 협곡은 이제 지폐에만 남아 있다고

마침, 내 지갑 속에는, 환전하지 못하고 남은 10위안이 남아 있어

영화를 보면서 꺼내 보았는데 마음이 이상했다.


***

중국의 부호는 우리나라 전 인구수보다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사실은 부호가 아닌 사람들은 정말... 엄청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평범하디 평범한 사람들은 국가가 시행하는 정책에 이리저리 휩쓸리고 마는구나..

요새 읽고 있는 모옌의 <개구리>를 봐도 국가란게 무섭게 느껴졌는데

이 영화도 그런 느낌을 보여주었다. 

'5일의 마중'이라는 영화를 봤다.

내일부터 정말 시험공부해야 하니ㅠ-ㅠ 

오늘 보지 않으면 뭔가 너무 뒤늦게 영화를 보게 될 것 같아서

영화관으로 고고고!!했다. 

KU시네마트랩에선 오늘이 5일의 마중 개봉일이었다.

덕분에 도장도 두개나 쾅쾅 찍어주고!!! 


중국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많이 알려졌다..

그 이유는 바로! 



장위안이 이 영화 홍보를 맡았기 때문이 아닐까?ㅋㅋㅋㅋ

비정상회담 멤버들도 영화 홍보 조금씩 도와준 거 같기도 하고:)

나도 물론 장위안 인스타보면서 더 기대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영화 자체를 알게 된 건 


'차라, 중국을 만나다'

http://blog.naver.com/twinksoe/220127687539

라는 블로그에서다. 


이 블로그는 내가 매일 염탐하는 블로그 >_<

중국영화와 드라마 등을 번역하시는데

중국과 관련된 각종 소식들을 매번 올려주신다.

중국영화나 드라마는 다른 외국드라마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유명한 한 두개에 대한 정보만 인터넷에 즐비한 경우가 많은데

이 블로그는 다양한 류의 영화나 드라마를 소개해주신다.

게다가, 중국노래나 중국 서적도 소개해주셔서

포스팅을 읽으면서 나도 곧잘 다운받고 찾아보곤 한다.


이 블로그를 보면서

'5일의 마중'과 '황금시대' 두 중국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한다는 걸 알고는 꽤 기대했었다.

탕웨이 주연의 '황금시대'는 16일 개봉이라

아마 시험 끝나고 나서야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한국에서 볼 수 있는 포스터 :)



바이두에서 찾은 포스터.

원제는 

'归来(귀래)'

돌아온다는 뜻의 제목이다.

간체자가 아닌, 번체자로 쓰여있다.


한국의 제목이 좀 더 영화의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1966년부터 1976년까지 중국 문화대혁명을 배경으로 이 영화는 시작한다.

루옌스(진도명)는 문화대혁명으로 인해, 가족과 강제로 떨어지게 된다.

강제로 떨어져 수용소에 갇혀 강제 노역을 해야만 했던 그는

삼엄한 감시를 뚫고 탈출해 가족들을 보기 위해 집을 향한다.


하지만 이미 아내 펑완위(공리)와 딸 단단(장혜문)은 

탈출한 그를 보면 즉각 신고를 해야 한다고 단단히 주의를 받은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루옌스는 몰래 탈출해 집 앞까지 왔지만

펑완위는 문 열기를 순간 망설여 결국 만나지 못했다. 

딸 단단은 자신의 아버지를 신고하기에 이른다.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루옌스는 죄가 없음이 증명돼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20여년 만에 만나는 아내는 마음의 병으로 순간순간 기억을 잃는다.

더욱이, 20년 만에 돌아온 남편 루옌스를 알아보지 못한다.



루옌스는 아내의 기억을 되살리려고 여러 방법을 써보는데

그 와중에 자신이 돌아오기전 썼던 편지가 뒤늦게 도착한다.

그 편지에는 5일, 자신이 집에 돌아간다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이 편지를 펑완위가 읽고 기차역에서 만난다면

자신을 알아보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으로 기차역에 나가지만

바로 얼굴을 맞대고 있어도 펑완위는 전혀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 수많은 방법 중에서도

혼자사는 아내를 돌볼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이 수용소에서 썼던 많은 편지들을 모아 모른척, 아내에게 보내주는 거였다.

눈이 침침한 펑완위는 자연스레 루옌스에게 편지읽기를 부탁하고

매일매일 편지를 읽어주면서 펑완위 곁을 지키게 된 것이다. 


念信的人

루옌스는 펑완위에게 그저 편지 읽어주는 사람으로 기억될까 두려워

편지 읽어주는 것을 그만두려고도 생각했지만

매일 자연스럽게 지켜봐줄 수 있다는 생각에 계속 이어나간다.

또 남편으로서 직접 해주고 싶은 말을 

편지에 계속 적으면서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도 한다.


그렇게 매년 매달 5일,

펑완위는 기차역에 나가 이미 돌아온 남편을 기다리고

루옌스는자신이 기차역에서 나오길 기다리는

펑완위를 바로 곁에서 보살펴준다. 



공리와 진도명의 연기가 빛났던 영화.

집단광기의 역사라고 비판받는 문화대혁명 시기에 겪었던

루옌스의 가족의 이야기는 

조정래 소설 한강을 떠올리게 했다.

이 소설에서도 극히 이분법적인 사회

한 가족이 얼마나 파괴되고 숨막히게 사는지를 보여주었는데

이 영화 역시, 그런 사회가 얼마나 한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서 가슴이 먹먹했다. 


이름은 몇 번 들어봤지만 잘 몰랐던 장예모 감독은

찾아보니 주로 문화대혁명 시기에 중국인들이 겪어야 했던 아픔을 

영화로 표현해냈다고 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라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휴일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쿠트랩은 학교 안에 있어서 원래 학생만 한가득인데

부모님뻘되는 어른들도 많이 보러 온 것 같았다.

영화 중간중간에는 훌쩍이는 소리도 많이 들리고

뭐.. 나도 훌쩍이곸ㅋㅋㅋㅋㅋ


그리고 또 뭔가 기분좋았던 건..!

중국어 들리는 게 꽤 많았다는거?케케케

물론 자막을 보면서 들으니 더 잘들린 거긴 하지만..

나중엔 어렵고 호흡이 긴 문장도 잘 알아들어서

자막없이 영화 한 편을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트3

6월달부터 간간이 본 영화들.

다운받아서 본 영화도 더 있는 거 같은데 기억이 안남... 

기억나는 영화들로, 그때의 감상을 떠올리면서 


1. 영화 <그녀>



호아킨 피닉스 주연. 

남자 주인공의 중후함과 사만다 역으로, 목소리만 출연하는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가 매우 매력적인 영화.

색감도 정말 좋고, 예쁜 영화. 호아킨 피닉스가 입고 나오는 셔츠의 색과 바지의 색마저 매력적인 영화.

인공지능과 사귀는 남자주인공에 대한 영화라고 하면, 이상할 것 같고 말도 안 될 것 같지만

그 이상함을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마치 우리도 미래에 인공지능 연인이 있을 것만 같은 상상을 심어준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지쳐 나를 온전히 위로해주고 나만을 위한 달콤한 말을 매일 해주는 인공지능이

어떤 경우에는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영화끝나고 잠깐 하게 됐었다.

이 영화를 본 친구는 "너무 사실적이어서 씁쓸했다"고 평가를 하기도ㅋㅋ 



이 장면은 정말 멋있어서 한동안 계속 카톡 프로필로 해놓았었다 




2. 강동원만 보이던 <군도>



가족들이랑 함께 본 영화.

내가 명량보다 군도를 더 보고 싶다고 바득바득 우겨서 본 건데 

줄거리가 전개될수록 엄빠 눈치보면서 보게된 ㅋㅋㅋㅋㅋㅋ

하정우, 강동원 모두 연기도 잘했고 조연들도 눈에 익은 배우들이었고

개그포인트도 간간이 있고 괜찮았는데 뭐랄까;

이런 류의 사극영화에 익숙해져서인지 관객들? 그러니까 보는 사람들의 눈이 높아진 것 같기두 하다

<최종병기활>을 볼때는 확실히 재밌다고 느꼈는데 말이다. 

<군도>가 만약 몇 년 전에 나왔다면 더 극찬을 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너무나 익숙한 플롯전개. 주인공이 어떻게 행동하겠네- 하는 게 뻔히 보여서 아쉬웠다.

누가 결국 살지, 죽을지도 예측이 가능한 영화였다 ㅠ ..


물론.. 강동원은 사랑입니다ㅎ 




3. 프랑스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가장 최근에 본 영화다

한 편의 동화같은 영화

나오는 인물들의 연기가 어색하게 느껴질지라도

참 예쁜 영화였다는 생각. 

마담 프루스트가 만든 차와 마들렌을 한 입 베어물면 내가 기억하지 못했던 기억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마법같은, 동화같은 이 영화의 컨셉도 동화를 떠올리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일테다.

마지막의 작은 깜짝 반전도, 작은 반전이라고 적었지만 난 입을 딱 벌리고 봤다.

또, 외국영화를 이상하게 번역해서 제목을 다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 제목은 참 적절하고 좋은듯!

포스터마저 얼마나 예쁜가! 영화 내내 나오는 소품 하나 하나의 색감이 참 곱다 



향수가 묻어있는 물건에서 나오는 멜로디를 들으면 과거의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궁금했던 건, 주인공 폴의 잃어버린 목소리는 언제 돌아오게 되는 것일까 하는.





4. <시절인연>, 베이징에서 시에틀을 만나다 



내용에 앞서서 <시절인연>이라는 제목 진짜 마음에 안든다...

으으.. 한국어인데도 무슨 의미인제 제대로 확 와닿지도 않고

중국식 제목을 그대로 직역만 해도 느낌이 잘 살았을 거 같은데 그런 부분에서 참 아쉽... 


우선, 탕웨이가 나와서 선택한 영화. 영화 예고편을 보면 탕웨이가 그간 자신이 맡았던 배역과는 달리

여주의 성격이 매우 독특하다고 하는데 정말 그렇다. 처음에는 약간 노답?캐릭터? 

무례하고 개념없고, 돈이면 다 되는 줄 아는 중국 부호의 아내로 나온다.

중국에선 시민권을 얻기 위해서 미국으로 원정출산을 가는 사례가 많은데, 

탕웨이도 이러한 이유로 시애틀을 찾는다.

극이 흘러갈수록 탕웨이의 속사정이 드러나면서 예상외의 전개가 시작된다!


이 영화를 보면서 탕웨이를 왜 예쁘다고 하는지 백프로 이해했다. 정말 예쁘다.

흔한 로맨스 영화보다는 좀 색다른 내용이기도 하고 시애틀의 풍경도 자주 나와서 보는 맛도 있던 영화.



5. <무지개여신>



본 영화중에 가장 오래된 영화.

우에노 주리가 나왔다길래 봤다.

그냥 로맨스일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무겁다 이영화

첫장면부터 한 사람의 죽음이 나오고, 장례식 장면의 연속이라

창을 닫을까 하다가 우에노 주리는 언제 나오나... 하고 계속 보았다.

전혀 꾸미지 않고, 자연스런 모습의 우에노 주리는 대학생의 모습으로 나오고

영화 감독의 꿈을 키우는 당찬 여대생... 


이 영화는 우에노 주리가 대학시절 찍었던 영화와

실제 영화의 내용이 번갈아가면서 나오는데,


영화 내용이 얼마나 매끄럽냐를 떠나서 

건축학개론의 풋풋한 첫사랑의 이야기가 아닌

색다른 모습의 첫사랑 이야기를 담아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아오이 유우도 우에노 주리의 여동생으로 나온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일본영화.

칸영화제에서의 수상 탓인지, 우리나라에서도 꽤 이름을 알린 것으로 알고 있다.

꽤나 많은 독립영화상영관에서도 이 영화를 상영했었었다. 


영화이름에서도 느껴지듯이 아버지의 성장, 아버지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끔 하는 영화구나..

라고는 생각했지만 120분 되는 러닝타임을 보고나면 꽤나 무겁고 묵직한, 메세지를 느꼈다.


영화에는 두 아버지와

두 아이가 나온다.

똑똑한 머리, 훤칠한 외모, 책임감있는 일솜씨를 가진 '료타'

료타의 아이인 '케이타'


전기상회를 운영하고, 오십이 넘은 나이를 보여주는 듯한 벗겨져가는 머리, 세아이를 둔 '유다이'

그리고 그의 아들 '류세이' 


두 아버지의 스타일, 외모, 성격이 모두 딴판이듯이

아이들을 기르는 방식도 딴판이다.

목욕같은 건 혼자해야 하는 료타의 가정과 세 아이와 아빠가 함께 좁은 욕조 안에서 목욕을 하는 유다이의 가정은 큰 차이가 있다. 




평화로웠던 관계의 료타와 케이타

케이타는 아버지에게 칭찬받기 위해 열심히 피아노를 치고

사립학교 면접에선 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바쁜 아버지와는 주말 저녁조차 함께 먹을 순 없지만 케이타는 참 아버지를 좋아한다.



어느날, 케이타가 태어난 병원에서 연락이 온다. 전화로는 하지 못하고 직접 만나서 전화해야 할 말이라면서.

료타 부부가 함께 찾아간 산부인과에서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한다. 아이가 바뀌었다는 것.

DNA 검사를 통해 병원이 전한 이야기가 사실이 됐다. 6년을 키운 아이를 진짜 내 피가 섞인 아이와 바꾸어야 한다?


이에, 료타와 유다이 가족은 만나는 빈도를 늘리고

일주일에 한번은 아이를 서로 바꿔 데리고 있는다. 


사실, 료타는 케이타와 류세이 두 아이를 모두 키우려고 한다.

료타의 생각으론,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자신이 아이를 키우기에 더 적절해 보였기 때문이다.

유다이에게 아이를 맡기기에는 아이의 미래가 없어보인다고 그는 판단했다.


그런데 과연??? 

이런 사건을 겪은 후에도, 료타는 여전히 회사일로 바쁘고 류세이와 보내는 시간은 손에 꼽을 정도다. 

반면, 유다이의 집은 케이타가 와도 여전히 시끌벅적하고 왁자지끌한 분위기는 계속된다. 

케이타가 엄마, 아빠를 그리워하면서도 유다이의 집에 점차 익숙해지는 것과 달리

류세이는 같이 놀 동생들도 없고, 뛰어놀 수 없는 도시 한 복판에서 외로움을 느낀다. 




결국 아이를 교환하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가족사진을 찍는다. 


6살짜리 아이가 아무리 어려보여도 엄마,아빠와 지냈던 6년의 기억은 쉽게 잊지 않는다.

류세이는 왜 료타를 아빠라고 불러야하는지 이해하지 못했고

혼자 목욕해야 하고, 영어공부를 해야 하고, 피아노를 쳐야하는 새 가족의 룰을 이해하지 못한다.

심지어는 엄마 몰래 집을 나가 원래의 집인, 유다이의 집에 가기도 한다. 


뒤늦게 류세이가 유다이의 집에 갔다는 소식을 들은 료타가 서둘러 유다이의 집으로 달려가는데

여기서 유다이의 부인, 유카리의 말이 인상적이다.

"저희는 류세이, 케이타 둘 다 키울 수 있으니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저희에게 맡겨도 된다"고 료타에게 말한다.

영화 초반부에만 해도 료타는 자신이 류세이와 케이타 두 아이를 모두 키우겠다고 자신만만해했다. 

그런 자신감의 근거는 '좋은 아버지'에서 나온게 아니라 잘 키울 수 있는 여건, 경제력 등이 된다는 것이였다.


영화 틈틈이 나오는, 료타의 '파더 컴플렉스'는 현재 료타가 가지고 있는 아버지상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료타의 아버지는 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았고, 이 영화에서 '연날리기'로 상징되는 아버지와의 놀이나 추억은 료타에게 없었다. 

반면, 유타이는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조금은 가난할 지는 모르지만 아버지와의 추억이 있었고

유다이의 아버지의 모습은 현재 유다이라는 아버지의 모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류세이와의 관계가 전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던 료타는 우연히 카메라를 보다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본다. 료타가 회사에서 지쳐서 돌아와 자거나 누워있는 모습을

케이타가 찍어 놓았던 것. 이 사진을 보고 료타는 엉엉 운다. 자기가 평소 따뜻하게 대하지 않았던 케이타가, 

6년의 정, 사랑보다는 핏줄을 택한 료타 자신을 이렇게 아껴주고 사랑해주었다는 것.

그리고 자기 스스로도 몰랐지만 자신 역시 그런 케이타를 매우매우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 




그 길로 유다이의 집에 달려가 케이타를 껴안는 료타.

케이타에게 그동안의 미안함을 전한다. 그리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자고 말한다. 



아직 내 자식이 있지도 않고, 아이를 갖기에는 현실적으로 10년? 이상이 남은 나이이지만

좋은 아버지, 어머니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드는 영화인 것 같다.

사실 료타와 같은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나도 많기에, 유다이와 같은 아버지의 모습은 너무도 적기에 현실적이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유다이와 같은 아버지가 바람직하고 옳다는 것은 알아도 쉽지는 않다는 사실도 슬프고.


자식을 키우는 데 있어서 '핏줄'이라는 게 정말 무엇인가 싶기도 하다.  

핏줄에 끌린다는 말이 아직 어떤 것인지 감도 안오는 나이이기도 하지만 '자식'이라는 것은 정말 어떤 존재인가. 

핏줄이 기른 정을 뛰어넘을 수 있다면, 입양되는 아이들이 부모들에게 받는 사랑은 무엇이란 말인가..

부모와 자식을 이어주는 끈은 생물학적인 '피'가 아니라 

얼굴을 부비고 살을 맞닿는 수만큼, 오해하고 미워할 때도 있지만 그 속에서 쌓아가는 사랑, 정이 아닐까 생각했다. 


결국, 료타는 좋은 아버지가 될 것이다.

좋은 아버지가 되는 성장통을 겪으면서 좋은 아버지로 나아가지 않을까.

유다이처럼 좋은 아버지를 두어서, 좋은 아버지 상의 힌트를 얻을 수는 없지만

영화에서 나오는 과정을 통해, 때때로는 케이타에게 상처를 줄 수는 있겠지만,

좋은 아버지가 무엇인지 배우며 성장할 것 같당. 

아버지를 정말 정말 좋아하는 케이타는 여전히 아버지를 사랑할 것이고 료타가 좋은 아버지가 될 때까지 계속 아버지를 사랑할 것 같다. 


+덧. 료타 역을 맡은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외모가 너무 멋있게 나온다. 언뜻, 정우성이 보인다^_^




엄훠;;; 69년생 아죠씨인데 왜 설레냨ㅋㅋㅋㅋㅋ

찾아보니까 용의자 X의 헌신에 나온 그 물리학자라고 한다!!

이거 고딩때 봤을 때도, 물리학자 역의 배우 참 멋있고 지적여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우왕 ㅋ.ㅋ

네이버 프로필사진이 너무 이상한 사진으로 나와서 뭔가 슬프지만

엄청엄청 멋있는 아즈씨구나 싶다. 연기도 잘하시구..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케이타가 몰래 찍어놓은 자기 사진을 보고 눈물 뚝뚝 흘리는데 어찌나

슬프던지ㅠ^ㅠ 아즈씨 나온 영화 또 볼게여;;;ㅠㅠㅠㅠㅠ 





遇到另一种生活

another kind of life 

张峻宁厉娜 주연의 중국단편영화


한글식의 제목을 붙여본다면, '다른 삶을 만나다' 정도 아닐까?

20여분 정도 되는 러닝타임이라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유튜브에 중국어나 영어 제목만 치면 쉽게 영상도 찾을 수 있다.

아쉬운 건,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화질이 별로 좋지 않아서

이 영화의 감상포인트인 大理시의 멋진 풍경을 선명하게 볼 수 없는 점?


또한, 장편영화처럼 잘 짜여진 스토리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이 단편영화는,

大理시에 사는 여주인공이 웨이보에 大理시에 관한 사진과 글귀, 설명 등을 올리는데,

자신의 삶에 지쳐있던 남주인공이 이를 보고 大理시로 여행을 오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만남을 缘分(인연)이라고 여기는 남자 주인공.

실제로 이 영화의 남자주인공은 이 영화를 직접 제작한 감독까지 겸하고 있다. 

여자주인공은 중국에서 가수 겸 배우라고 하는데

극중에서 남자주인공을 위해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p



三个月后 삼개월후, 

大理시에 'Dolphin Books'라는 서점(아마?)을 차린 남자주인공.


내용이나 극의 긴장감을 다 떠나서

영화 초반부에 이어지는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짧은 시간에 한 편의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좋고, 

한국어자막은 아직 없는 것 같지만 내용이 복잡하지 않아서

사전 몇 번만 찾아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작년에, 마카오국제영화제에서 수상까지 했다니

(수상할 정도의 영화인가?는 잘 모르겠지만)

시간은 없고, 중국영화는 보고 싶은 분들이 보면 좋을 것 같다!!ㅎㅎ 




'우리가 잃어버릴 청춘'(致我们终将逝去的青春)


나에게는 제비로 기억되는 황제의 딸의 주인공 조미가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참여한 영화

우리나라에는 중국판 건축학개론, 중국의 청춘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사실 이 영화 보기 전에 이것저것 검색하면서 '좀 가벼운 영화겠구나-' 했는데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다.


사실, 중국영화나 드라마는 아쉽게도 내 취향과 잘 맞지 않는다ㅠ-ㅠ 

중국어 공부 삼아 드라마를 보려해도 보통 35편에 이르는 중국드라마를 매번 다 끝내지 못해서 대신 중국영화를 몇 편을 다운받은 적이 있었다.

이 영화도 그 중 한편인데 중국에서는 개봉 이후 대박을 쳤다하고 우리나라에도 꽤 잘 알려져 있는 모양이다.

중국어공부 삼아 패기있게 한글자막 없이 봤다. 그래서인지, 정지하고 사전뒤지고, 다시 발음듣고, 재생하다가 또 정지하고 단어 뜻 찾는다고 두시간이 채 안되는 이 영화를 꽤 오랫동안 봤다;;

안들리는 단어도 많고, 모르는 단어도 너무 많고... 

새로운 언어를 배워서 그 언어로 만들어진 영화 한 편 이해하기가 이렇게 어렵다니... 중국어가 새삼 어렵다는 걸 또 느꼈다 흑흑 

이건 편안한 영화감상이 아니라.. "내 중국어 실력은 아직 형편없구나"를 깨닫는 교훈의 시간이었달까..ㅋㅋ큐ㅠㅠㅠㅠㅠ 




漏网之鱼 louwangzhiyu

: 그물을 빠져나간 물고기 


阮의 첫 등장에서 많은 남학생들이 눈이 띠용띠용해서 바라보다가

남자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저렇게 말한다. 표현이 참 재밌당~.~ 

영어번역이 의미하는 것처럼 '우린 이미 늦었다!' 정도로 의역하면 될 것 같다. 




厮 si 놈, 자식(사람을 낮추어 이루는 말)


阮의 남친을 바라보는 두 남학생이 하는 말

"这厮谁呀?”

우리말로는 "저 시키 누구야?"


眼疾手快 yanjishoukuai 동작이 신속하고 눈썰미가 민첩하다





宝贵的青春 就这么糟蹋了

baoguideqingchun jiuzhemezaotale

귀중한 내 청춘을 너무 낭비하는 것 같아 


糟蹋 zaota 낭비하다, 손상하다, 파괴하다 


대학교 시절 이런 생각은 누구나 가지는 건가.

요새 내가 자주하는 생각과 너무 비슷해서 폭풍공감!! 




隐藏 yincang 숨기다, 감추다, 비밀로 하다


비밀이 꽤 많다, 너! 


이 시점부터 둘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루안을 질투했던 장웨이는 자신에게 맥주를 권하는 루안에게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놓는다. 






你们换个创意好不好?

第一个用这种方法的是天才

接着用的是蠢材。 


좀 더 창의적인 걸로 바꿀 순 없냐?

그 방법도 처음 써야 똑똑한 거지,

너희는 蠢材 chuncai 바보, 미련한 놈 이다!


풋-했던 장면. 한번에 다 알아들으려면 좋으련만

웃으라고 넣은 장면도 蠢材 찾아본다고 또 정지해놓고 다시 봤다ㅋㅋㅋㅋㅋㅋㅋ










남주와 여주가 처음에는 이렇게 사사건건 부딪힌다.

사실 사사건건 부딪히는게 아니라, 철없는 이 여주인공이 지가 잘못해놓고 계속 남주한테 사과 안한다고 계속 일방적으로 화내는 상황이다.


你想玩 很多人陪你玩

但是别来烦我

我没有你那么多无聊的时间和精力

也没有条件像你一样把一碗饭随便浪费掉

你这样真的很令人讨厌


천샤오정이 정웨이에게 말하는 이 대사가 천샤오정이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선택의 이유가 아닐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천샤오정은 정웨이만큼 대학생활을 놀고 즐길만한 시간과 여유가 없으니까




 他喜欢独处 不善于人际交往

걔(=천샤오정)는 혼자인걸 좋아해,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잘 못하던데? 





루안의 남자친구가 술김에 같은 과 여자친구를 임신시킨다;;;

루안은 그 여자의 수술비용까지 자기가 책임지고 남친에게 괜찮다고 애써 말하는데

학교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저렇게 펑펑운다..


이때는 이 장면을 보고 저 나쁜시키... 이정도로만 생각했는데

극이 전개될수록 롼의 남친은 저..저...... 어떤 욕도 모자란 나쁜 놈이 된다.






천샤오정에게 불같이 화를 내던 정웨이는 자기가 천샤오정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실 이부분이 이 영화에서 가장 매끄럽지 않은 감정선?이라고 해야 될까? ㅠㅠ 

천샤오정의 어떤 모습이 정웨이의 마음을 바꾸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정말 몇 초 만에 갑자기 정웨이가 천샤오정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온다


쨌든,

그 이후로 정웨이는 천샤오정을 계속 졸졸졸 쫓아다니면서 자기 마음을 표현하고

천샤오정은 학교에서 나름 인기녀?인 정웨이가 자칭 아싸인 자기에게 표하는 관심이 부담스러워서 피하다가

결국 자기도 호감이 있음을 고백한다. ^_^ 

둘이 저렇게 웃으면서 나오는 장면이 영화에서 몇 안된다. 둘다 훈남훈녀라 그런지 투샷이 참 바람직하다!! 




那你就是想把它带在身边睹物思人


睹物思人 duwusiren 헤어진 사람의 물건을 보고 그 사람을 생각하다 


정웨이의 생일날, 친구들이 정웨이에게 갖가지 선물을 준다

그중에서도 정웨이를 짝사랑해오던 한 남학생(이라고 적고 찌질남이라 읽는다)이 딱봐도 비싸보이는 시계를 선물한다

(이 남자가 왜 비호감인지 알고 싶다면 영화를 보세여;;)

이걸 지켜보던 천사오정은 자기가 준비한 선물이 너무 초라해보여서

아직 덜 쓴 페이퍼가 있다면서 서둘러 돌아가려고 하는데, 눈치 백단 정웨이는 천샤오정을 붙잡고 선물을 달라고 한당

천샤오정의 몸 속에서 직접 만든 귀여운 조각품? 인형?이 나오는데

츤데레의 대표주자인 천샤오정은 '니꺼 아닌데?'라고 맞받아친다.

그 말을 들은 정웨이가 하는 대사가 바로 캡처한 화면에 나오는 대사다.


나는 중국어 자막을 보고 "옛 애인 생각하면서 갖고 다니는 물건이냐?"고 이해했는데

영어 자막을 보니 "나(=정웨이) 생각하려고 갖고 다니는 물건이야?"로 이해해야 하는 건가??






보이쉬하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이 친구가 가게에서 도둑누명 받는다.

솔직히, 이 장면 말도 안된다...ㅠㅠㅠㅠㅠㅠㅠ 진짜 근거도 없이 어떻게 여자몸을 막 뒤질 수 있냐..... 

그리고 왜 경찰관인지, 대학교 경비원 같은 나쁜놈은 왜 슈퍼주인한테 뭐라 안하고 이 칭구한테 머라하냐.....


결국, 이 친구는 여차저차해서 학교를 떠나게 된다..ㅠㅠ 

(영화엔 생략됐긴 하지만 당시 대학교의 관리원, 경비원?들은 굉장히 보수적인데다가 불친절하고 권태롭기 짝이 없게 나온다. 

그래서 이 친구는 자기가 억울한 일을 당해놓고도  학교를 떠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별의 시작.

알콩달콩하게 잘 사귀어오던 이 커플에게 시작된 위기.

천샤오정에게 외국유학의 기회가 주어지지만 천샤오정은 이를 정웨이에게 알리지 않는다.

결국, 전교생이 천샤오정의 외국유학을 다 안 후에야 가장 마지막으로 정웨이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


천샤오정이 영화 내에서 이런 말을 한다. 

자기는 큰 건물(=천샤오정이 생각하는 성공이겠지?)을 쌓는 것처럼 한단계 한단계 노력을 해오는데

한치의 오차도 범하지 않으려고 늘 긴장하면서 살아오고 있다고 말이다. 

이 말을 들은 정웨이는 장난스럽게 "내가 니 인생의 한치의 오차 아니야?"라고 웃으면서 답했었다. 


결국엔, 천샤오정의 말대로 천샤오정은 정웨이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자기가 세운 자기 인생의 길, 계획을 포기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정웨이가 화가 나는 이유는 미래를 선택하는 대신 자신을 포기한 천샤오정이 미워서가 아닌 것 같다.

유학사실을 정웨이가 안다면 자신이 그 기회를 놓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웨이에게 그 사실을 숨긴 천샤오정의 그 마음이 미운 것이당. 


其实你一早告诉我 我未必会阻挠你

니가 나한테 일찍이 그 사실을 말해줬으면 내가 널 가로막진 않았을거야 





碰到爱情

每一个女人有智商


사랑에 빠졌을 때

똑똑한 여자는 없어 


롼의 이 말을 포스팅하면서 다시 보는데 자신의 운명에 대한 복선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이 장면 이후, 시간이 지나 이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영원할 것 같았던 청춘이 끝나고 어엿한 직장인이 된다.

정웨이도 나름? 높아보이는 직함을 달게 되고

천샤오정은 티비 뉴스에 나올 정도로 유명한 건축가가 되서 다시 중국에 돌아온다. 

천샤오정과 헤어진 후에도 계속 그를 그리워하던 정웨이와는 반대로 천샤오정은 외국인 아내와 귀여운 딸까지 둔 남편이 돼 나타났다. 






没有人知道我一直爱着你

아무도 내가 널 줄곧 사랑해왔다는 사실을 모를거야 


이전 내용으로 돌아가보면

롼은 자신의 남자친구를 너무 사랑하지만 남자친구 부모의 반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결국,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자에게 프로포즈를 받아 결혼하기로 마음을 먹지만

마지막으로 같이 콘서트에 가자는 전 남자친구의 연락에 역시나 마음이 흔들려 승낙을 하고

콘서트에 가던 중 교통사고로 하늘나라로 가고 만다. 

그 이후에 롼의 대학동창이었던 한 남자가 롼의 묘비에 찾아와서 저렇게 말한다.


지금까지 널 사랑해왔고, 마음속에 숨겨둔 보물이어서 함부로 꺼내서 볼 수 없을 정도로 자신에겐 너무 귀한 존재였다고..






정웨이 역시 롼을 찾아와 

자기에게 처음 맥주 마시는 법을 가르쳐준 롼에게 맥주를 건넨다. 







그리고 다시 정웨이와 천샤오정으로 돌아와서..


사실 천샤오정 역시 정웨이를 계속 그리워했었다. 

외국인 부인을 둔 것은 영주권 绿卡를 얻기 위해서 였을 뿐이었고..

자기가 살이있다고 느끼게 해준 사람은 정웨이 뿐이었다고 고백한다. 


我还能重新爱你吗?

我们一起度过了青春

谁也不亏欠谁的

青春就是用来怀念的


천샤오정- 내가 너를 다시 사랑해도 될까?

정웨이- 우리는 청춘을 함께 보냈어. 질질 끌지 말자. 청춘은 기억돼야 할 것이니깐. 


그리고, 정웨이도 천샤오정에게 한가지 질문을 던진다.

천샤오정이 유학을 가기전, 수족관에서 본 돌고래를 정웨이가 매우 좋아하자 천샤오정은 사육사에게 달려가서 무언갈 얘기한 후

정웨이가 돌고래를 직접 만질 수 있게 허락을 맡는다. 

그때, 천샤오정이 사육사에게 무슨말을 한 건지에 대해 정웨이가 묻는다. 








我今天想问她求婚

可是我没有买钻戒

她最喜欢海豚了

能不能让她摸一下

算是我送给她的礼物


오늘 제가 저기 보이는 저 여자에게 청혼하려고 하는데요

제가 다이아몬드 반지를 살 돈이 없네요 

그녀는 돌고래를 제일 좋아해요

여자친구가 돌고래를 한번 만질 수 있을까요?

제가 그녀에게 주는 선물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 어쩌면 사육사에게 했던 저 말들이 천샤오정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일들은 아니었을런지 



가벼운 영화가 아니었다.

영화 후반부는 정말 어두침침한 분위기의 울적하기도 하고 

현실과 이상 가운데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건 1980년대 대학생이나 지금의 대학생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이다. 

사실, 천샤오정이 오직 정웨이만을 생각하고 공부에만 집중해서 다시 중국으로 돌아와 정웨이와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식의 결말이겠거니

생각했는데, 끝까지 현실적이다. 

그러고 보면 이 영화에서 현실적이지 않은 부분은 천샤오정과 정웨이가 서로를 좋아하게 되는 그 부분이 아닐까 싶다. 

쨌든, 나중에 다시 한번 더 봐야 겠다. 좀 더 잘 들리는 중국어로 좀 더 잘 이해하게 될 수 있을 때쯤 말이다. ^-ㅠ!!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노예 12년' 

작품상을 수상했다는 것도 그렇구, 노예제를 어떻게 그려냈을지가 궁금했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가벼운 영화가 아니다. 어쩌면 찜찜한.. 영화이기도 하다. 

노예제가 북부에선 폐지되고 남부에선 여전히 성행하던 1800년대 초반 미국의 모습을 그렸다.

주인공인 노섭은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는 노예가 안인 freeman이다. 파티에 초대되어 가기도 하고 예쁜 부인도, 아이들도 있는 어엿한 가장이다. 


어느날, 노예 불법매매상의 꾐에 넘어간 노섭은 노예 신분으로 추락하고 만다. 이름도 더이상 노섭이 아닌 '플랫'이다. 노섭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면 등에 핏자국이 선명하도록 매질을 당하고 만다. 아침 일찍 일어나 일을 하고, 할당량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면 나무 기둥에 묶여져 채찍질을 당하는 날들의 연속이 계속된다. 


영화에서 인상깊었던 장면은, 

1) 노예를 사고 파는 장면. 노예들을 홀딱 벗기고 노예를 사는 사람들은 마치 물건 다루듯 노예들을 만진다. 저 흑인들도 여자나 남자로서의 인권이 있다고는 전혀 생각치 못하는 당시 생각을 잘 보여주는 듯하다.

2) 노섭의 두번째 주인은 지독하게 악질인 사람이다. 그 주인이 아끼는 한 노예는 노리개처럼 주인에 의해 희롱당한다. 조금이라도 싫은 표정이나 뉘앙스를 풍기면 매질이 돌아온다. 그 주인이 한번은 노섭에게 매질을 하라고 채찍을 넘기는데 그 장면이 너무 끔찍했다ㅠㅠ 


언뜻 기사로 보니, 이 영화가 미국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다고 한다. 미국에겐 부끄러운 과거이겠지만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미국의 미래가 될 어린애들도 이러한 사실을 가감없이 알 필요가 있다. 





'천지가 죽었다...'


우아한 거짓말은 만지(고아성 역)의 이 대사로 출발한다. 만지와 천지는 자매이지만 성격은 딴판이다. 속깊고 웃음많고 적극적인 천지와 시니컬하고 덤덤한 성격의 만지. 


천지는 같은 반 친구 화연에 의해 반에서 은따를 당하고 있었다. 겉으로는 친근한 척하지만 화연은 뒤에서 천지의 뒷담화를 하고 있었고 천지도 이를 알고 있지만 그렇게라도 다가와주는 친구는 화연뿐이었다. 엄마와 언니에게 자신의 속을 털어놓고 싶어도 그럴 수는 없었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속 시원히 털어놓을 수 없는 존재가 가족이기 때문에??

마냥 길게만 뜨던 뜨개질로 만든, 그냥 직사각형 모양의 목도리도 아니고 이도 저도 아닌 것을 천지는 풀고 다시 뜨고 풀고 또 다시 뜬다. 그 실은 결국 천지가 목을 매는 수단이 되고 만다. 


천지는 그 전까지 엄마와 언니에게 수많은 힌트를 준다. 학교에 가기 싫다, 친구의 일이라는 핑계로 자신의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어느날 밤, 공부가 싫었어도 공부를 잘해야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준다던 천지의 속사정... 등등 말이다. 김희애의 연기도, 고아성의 연기도, 김향기의 연기도 매우매우 좋았당

김유정도 영화 보는 내내 머리 한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얄미운 연기를 잘했다.. 정말 엄마같았고 정말 언니같았고 그랬다. 


'잘 지내'라는 말처럼 정말 우아한 거짓말이 어디 있을까?

이 한마디로 서로를 안심시킬 수 있을 것이니까 말이다. 엄청난 스토리나 반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번쯤 보면 정말 좋을 영화다. 나도 내 가족의 '우아한 거짓말'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덧. 

+ 이 영화는 <완득이>처럼 김려령 작가의 작품을 영화화한 것이다. 유아인도 깨알같이 나오는데 완득이를 본 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는 코믹요소가 나온당. 유아인이 이 영화에 처음 등장할 땐, 왜 저렇게 무리수 캐릭터를 뒀나..고 생각했는데 보면 볼수록 나름 ~.~ 재밌게 나온다. 영화 후반부엔 만지에게 천지의 진심이 무엇인지 전달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해준다. 

+ 만지의 친구로 배우 천우희가 나온다. 천우희라고 하면 잘 모르지만, 영화 <써니>의 그 본드걸이다! 영화보면서 아,,, 저 배우 누구지?누구지?.... 하다가 이내 본드걸이랑 매치가 됐당. 천우희라는 배우, 마스크가 꽤 인상적이다. 예쁜데 예쁜게 다가 아닌 느낌? 좀 강렬한 느낌이다! 좋은 작품에 많이 많이 출연했음 좋겠다!! 




오랫동안 묵혀뒀던 영화 파일을 켰다. 앤 해서웨이, 짐 스터게스 주연의 원데이(One Day).

한국 영화관에서도(물론 적은 수의 상영관이지만) 개봉했을 때 보고 싶었었는데 결국 지금에서야 보게 되네.

앤 해서웨이가 엠마 몰리가 2006년 7월 15일,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를 향한다. 

이 영화의 첫 장면은 여러 가지 복선이 담겨 있다. '7월 15일'이라는 One Day와 2006년의 그 One Day는 영화 속 그 어떤 그날보다 큰 사건이 있는 날이기에. 





덱스터와 엠마는 1988년. 대학 졸업식에서 처음 만난다. 

사실 서로가 서로를 제대로 기억하는 게 이 날이었을 것이다. 덱스터를 좋아해 온 엠마는 덱스터를 기억하지만 덱스터는 전혀 그렇지 않다. 우연히 엠마의 집에 함께 간 둘은 야릇한(?) 시간을 보낼 뻔 하지만 좋은 친구가 되기로 한다. 






런던으로 이사온 엠마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지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멕시코 음식점에서 알바를 한다. 새로 알바를 온 '이안'이라는 남자는 아마 이 장면, 첫 만남부터 엠마가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을까. 












 

둘이 있는 투샷이 너무 훈훈해서 사진도 많이;;;ㅋㅋㅋ

절친이 된 엠마와 덱스터는 일주일 간 여행을 떠난다. 엠마는 덱스터에게 여행 중 금기사항을 일러준다. 이전부터 덱스터를 좋아해 온 엠마는 덱스터와의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한다. 

덱스터는 그런 엠마가 조금은 답답한지(엠마를 마음에 두면서도 이 남자는 여러 여자랑 사귄다;; 정서를 이해할 수 없다눙..) 여행의 금기사항을 깨고 알몸으로 물에 빠진다. 

엠마와 덱스터가 옷을 모두 벗고 바다에 빠진 저 순간이 '서로에게 솔직한' 첫 장면이 아닐까. 






사진으론 다정한 모자사이처럼 보이지만

저 철없는 아들내미는 엄마가 아픈데도 '쥬라기 공원' 시사회를 보러 간다고 집을 일찍 나선다. 나쁜.. 

덱스터는 한 TV프로그램의 유명한 사회자로 '잘 나가는데' 그 프로그램은 거의 헐거벗은 느낌의 여자들이 춤을 추고 요상한 말을 해대는 프로그램이다. 덱스터의 엄마는 그런 프로그램에 아들이 출연하는 것을 꺼려하고 아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이안과의 데이트 후 이안과 사귀게 된 엠마! 이안과 사귀는 동안 엠마는 덱스터와의 연락이 뜸해짐을 느낀다. 







오랜만에 재회하게 된 둘. 하지만 덱스터는 어린 나이의 성공으로 인해 약을 습관처럼 하고 여자와도 무분별하게 어울린다. 심지어, 엠마를 상처주는 말을 거리낌없이 하는데.. 엠마는 그런 덱스터에게 다신 보지 말자며 이별 아닌 이별을 고한다.







이제 안정되게 서로의 길을 걸어가는 둘.

덱스터는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고 (좀 안정적으로 좋아하는 여자닼ㅋ)

엠마도 이제 다시 작가의 꿈에 다가가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당. 

+ 앤 헤서웨이가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너무 예뻐져서 얼굴 쳐바보기 바빴당.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았지만 이혼하게 된 덱스터는 엠마를 찾아 온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대감?으로)

하지만 이미 엠마에겐 멋진 남자친구가 있는데.. 다시 돌아가려던 덱스터를 엠마가 붙잡는다....

이 부분에서 엠마의 감정선이 잘 이해가 되진 않았지만.. 이안도 그렇고 프랑스 남친도 그렇고 엠마에겐 모두 진심이 아니었다는 것에 도통;; 쨌든 멋지게 재회한다. 





둘이 그렇게 알콩달콩*.* 







하지만 엠마는 2006년 7월 15일 자전거를 타다 차에 치여 세상을 떠난다.

그 충격으로 덱스터는 다시 방황하고... 딸내미마저 아빠를 이상하게 쳐다본다.

덱스터의 아빠는 "왜 7월 15일마다 연례행사를 치르냐"는 식으로 덱스터를 꾸중한다.





다시 정신차리고 새 가게를 열심이 이끌어가는 덱스터.

이안도 새 가정을 꾸리고 귀여운 딸들을 낳아 가장이 됐다. 

이안은 "엠마가 덱스터, 너를 가장 멋있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또, 그녀는 너의 곁에 있을 때 가장 밝게 웃는다. 그래서 널 좋아할 수가 없었다"고 말한다. 














다시, 첨으로 돌아가서! 대학 졸업식 날, 엠마의 집에서 밤을 지샌 이후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서로에게 어떻게 호감을 느끼게 됐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제일 친한 친구'가 되었다. 물론, 당시의 덱스터에게 엠마같이 밤을 함께 지샐 여자는 많았겠지만 엠마처럼 자신을 빛내주고,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고, 자신의 얘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엠마라는 여자 한 명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될 것이다. 


원데이라는 영화가 어떤.. 음 교훈이나 감동을 주는 영화는 아니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다.

덱스터와 엠마는 20년이라는 세월을 돌고 돌아 서로의 곁에 왔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게 될까 서로의 연인이 되기를 겁냈던 둘은 여러 사람을 겪은 후에야 서로의 소중함을 느꼈다. 물론 엠마는 덱스터의 곁에 없지만 덱스터는 이제 더 이상 방황하지 않을 것이다. 엠마가 곁에 있을 때처럼 살아가는 것이 엠마가 가장 원한다는 것을 알 것이기 때문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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