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 알쓸신잡
라오스에서 찍힌 사진 속 내가 굉장히 살이 많이 찐데다(알고 있었는데 눈앞으로 들이민 기분) 머리가 진짜 ㅋㅋㅋㅋ 엉망이었다. 10월 이후 인생 대노잼 시기가 지속되는 터라 많은 것들에 소홀했는데 머리 조차도 손을 많이 놓았구나 싶어 한국 오자마자 미용실 예약하고 파마를 했다. 그러고 나서 카페에서 밀린 신문을 읽는데
한국일보
[생생과학] 염색약 과산화수소 농도 진할수록 발색 잘 되지만 모발 손상 심해져
이 상태에서 로드(머리카락을 감아두는 플라스틱 기구)로 말고 오랫동안 놓아두면 모든 황-황 결합이 끊어지고, 시스틴들은 황-황 결합이 깨지기 전 붙어 있던 시스틴과 다른 시스틴을 만나게 된다. 새로운 이웃이 생기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중화제인 산화제를 바르면 시스틴과 결합해 있던 수소가 떨어지면서 다시 시스틴 황-황 결합이 이뤄진다. 로드의 모양대로 구부러진 상태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황-황 결합은 로드를 풀어도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다양한 머리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산화ㆍ환원 반응을 이용해 단백질 결합을 깼다가 원하는 머리 모양으로 만든 뒤 재결합시키는 게 파마의 원리다. 파마할 때 열기계로 모발에 열을 쬐어 주는 건 온도가 높을수록 시스틴의 황-황 결합을 끊는 화학작용이 활발히 일어나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알칼리성인 샴푸가 중화제(산성)를 처리한 머리카락에 닿으면 파마가 풀리게 된다”며 “황-황 결합을 새로 잇는 중화작용이 2일 정도 지속하기 때문에 파마 시술을 받고 48시간 뒤에 머리를 감는 게 좋다”고 말했다.
맙소사, 너무 절묘하게 파마 원리를 설명한 기사가 있었다ㅋㅋㅋ미용사분은 24시간 뒤에 머리를 감거나 샴푸 대신 트리트먼트로 감으라고 조언했는데 그 원리를 바로 알게 된 셈.ㅎㅎㅎㅎ
그나저나 미용실 유목민은 좀처럼 한 미용실에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 미용실은 꽤나 만족스럽다. 적당한 결과물, 적당한 친절, 적당한 가격.. 제발 2번 이상 가는 미용실이 되어주....
밀린 시사인 읽다가 이종태 기자가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 관해 쓴 기사가 기억에 남았다.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지점이 "분명한 사실은 글로벌 패권국가의 의도에 따라 한국과 그 시민들의 운명이 삽시간에 바뀌었다는 점이다"라는 한 문장으로 명쾌히 설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