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중국어학연수] 봄이 드디어 오고 있다

onjung221 2015. 4. 16. 21:42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나가는 듯한 대련시내

안나가자니 몸이 근지럽고 나가자니 돈이 없어서

매번 고민하지만 역시 본능이 앞선다. 매번 나감..


대련 시내에 위치한 마이칼 백화점 지하 1층엔

정말 먹을 게 엄청엄청 많은데

저번에 갔을 때 눈독들여놨던 회전초밥집!

한 접시에 6위안인데 저렵한 값에 비해서

맛도 괜찮고 뭣보다 중국에선 보기 힘든 초밥을 먹는다는 것만으로

그냥 행복했다 :)


밑에 먹은 우육면! 지겨운 우육면!은

혼자 시내나갔을 때 먹었는데

그냥 쏘쏘했다. 그리고 또 샹차이를 뿌려줘서

모르고 삼키고선 그 향 때문에 또 힘들었다;;





언제까지고 겨울일 줄 알았더니

어느새 벚꽃나무엔 이렇게 꽃이 피고 있었다.


정말, 4월 중순에도 목도리를 하는 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바람도 많이 불고 기온도 쉽게 떨어지는 이곳에

언제쯤 봄이 오나, 했는데 그래도 조금씩

봄의 기운이 솟아나고 있다!!


바로 오늘 찍은 사진!

아직 추워서 그런지 봉우리를 틔우지 않은 나무도 많았지만

그래도 뭔가 반갑다, 벚꽃!


그리고 오늘은 바로 세월호 1주기..


매년 봄은 오고,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는데

누군가에겐 이 봄이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다

4월 16일이라는 숫자가 작년 이전에는

누군가의 생일도, 기념일도 아니여서

그냥 매년 지나가는, 그 무한한 날들 중 하루였을 뿐인데

이제는 이 날짜의 숫자들만 보아도 마음이 아리다.


그리고 아직도 그 차가운 바닷가에 남아있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 일로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말도 안되는 이유로 손가락질 받는다는 사실이 

말로 표현되지 않을 만큼 모순되고 답답하고 짜증난다


그리고 더 미안한 건,

그래도 난 살아있다는 것과

살아서 이렇게 하고 싶은 공부도 하러 중국에 오고

여행도 준비하고 중국에서의 봄도 느끼고 있다는

이 모든 사실... 


어제 밤에 씻고 컴퓨터 앞에 앉아

내일이 벌써 세월호 1주기구나.. 하고 

작년 이맘때가 생생하게 생각남과 동시에

그 아이들의 나이가 생각났다.


나도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배를 타고 갔었었지

배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있었을지 몰라도

'수학여행'이란 게 어디 그런가,

두려움보단 설렘, 집을 떠나와 여행을 간다는 것,

그것도 친한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것

그런 흥분과 설렘의 기분을 마구 느끼며 잔뜩 들떠있었을

아이들이 그 차가운 물 속에서 무엇을 느꼈을까...

하고 생각해보니 저절로 몸서리쳐졌다.


그리고 작년 이맘때,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밥을 먹으면서, 강의를 들으면서도

스마트폰의 인터넷 뉴스를 확인하며

빨리 배안의 생존자들을 구출해내기를

구출 소식이 어서 들리기를..

파도가 좀 얌전하다는 날에는 그 기대치가 더없이 높아져

드디어 오늘 구출될 수 있겠구나, 했는데


어처구니 없는 사건,,

'인재'가 분명한 사건..

작년, 눈물을 흘리며 유감을 표하던 대통령은

이렇게나 나몰라라하니 어디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런지;


아이들이 하늘에서는 조금이나마 편했으면 좋겠다

나는 아직 부모의 마음보다 자식의 마음이 더 큰 사람이라

만약, 우리 부모님이 나나 언니를 잃은데다

국가라고 하는 사회가 우리 부모님을 저렇게 대한다면

억장이 무너질 것만 같은데

어린 아이들이라고 오죽할까..

하늘에서만은 맘 편히 지낼 수 있기를...


뭔가 변해야 하지 않을까..